30대 아나키스트를 위한 부산국제영화제 숙박 및 음식점 소개

부산국제영화제가 코 앞임을 실감합니다. 서울 사시는 어떤 분은 오후 시간대 KTX가 매진이라서 밤기차를 타야 하는데 해운대쪽으로 가는 버스(밤12시20분까지 운행)가 있느냐는 둥, 오늘만 해도 세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부산은 바닷가 도시라서 한 발만 나가면 바다가 보이고 어촌이라고 생각하시는 서울 촌놈(^^)들, 평소에도 무정부적인 색체의 영화를 즐겨보시면서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부산을 찾는 30대의 아나키스트를 위해서 부산의 먹거리와 숙소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서민적인 먹거리이며 - 맛은 보장합니다 - 철저하게 대자본의 손을 타지 않은 곳입니다. 물론 영화관은 어쩔 수 없지만서도... 어쨌든 아나키스트의 화려한 휴가를 축하드리며, 해운대를 중심으로 소개를 할까 합니다.

부산에 도착하면 먼저 숙소를 먼저 잡아야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역 근처에 있는 남포동과 택시로 40분 가야 하는 해운대에서 열립니다.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는 당신의 석달치 월세를 뛰어넘는 화려한 호텔들이 많습니다. 한번도 잠을 자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밤이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아나키스트 정신을 발휘해보세요. 

자세한 위치는 첨부된 구글 지도를 참고하세요.


큰 지도에서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 Map 보기


#01 진정한 프롤레타리아 아나키스트를 위한 숙소
지하철 광안역에 내려서 광안리 해수욕장 근처에 찜질방이나, 중동역에 내려서 달맞이에 있는 찜질방을 이용하세요. 식사는 스펀지 근처에 시내버스 정류장 맞은편 원조할매쇠고기국밥집(3500원)에서 해결하세요. 대자본의 페스트푸드점보다는 쌉니다. 돗자리와 침낭을 가져오셨다면 짐은 지하철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노숙하세요. 돗자리를 가져오는 게 쪽팔려서 못 가져왔다면 해변가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들을 주울 수도 있습니다. 혹은 1천원을 주고 할머니에게 살 수도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당신을 서울 촌놈으로 보고 2천을 달라고 한다면, "아이고 할매 깍아 주이소. 저번에는 천원 하더만" 하고 말씀해보세요. 그럼 협상 가능합니다. 물론 억양은 신경을 좀 써 주시고요. 


#02 가난한 아나키스트를 위한 숙소 1

해운대구 재송동 해운대경찰 주위의 모텔을 이용하세요. 부산역에서 지하철이나 직행버스(1001번)을 타고 센텀시티(벡스코)에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면 5분정도 걸립니다. 내부시설은 모르겠지만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모텔보다는 쌉니다. 그리고 모텔 언덕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보면 작은 시장이며,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식점들이 있습니다. 특히 정식으로 유명한 기사식당(4000원)은 강추입니다. 

#03 가난한 아나키스트를 위한 숙소 2 
첫날 잠자리가 영 아니었다. 그럼 당신은 영화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도 있었겠군요. 원래 미디나이트 섹션까지 보고나면 잠에 골아 떨어져야 하는데, 외로움에 몸부림쳤겠군요. 그럼 다른 곳을 소개하지요. 지하철 수영역에서 내려서 근처에 있는 모텔을 잡으세요. 이른바 팔도시장이라는 곳인데요. 한때는 밤이 낮보다 화려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혹은 광안리 쪽으로 나가서 모텔을 잡아도 됩니다. 또한 해운대역 앞 골목길에 즐비한 모텔을 잡으셔도 됩니다. 당신은 통닭 한마리에 12000원과 생맥주를 즐길 여유가 있다면 마일드치킨(특히 마늘닭 강추)을 시켜드세요. 그리고 네루다의 시를 읽으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일드 치킨은 마늘닭으로 유명하다. 레몬즙을 곁들인 마늘소스 역시 새콤달콤하다.



#04 폼으로 사는 아나키스트를 위한 숙소 
영화보고 나서 해운대 바닷가를 좀 거닐면서 헌팅도 좀 하고 그러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소개합니다. 미포 선착장 근처에 가면 모텔이 있습니다. 영화 <해운대>에서 하지원님이 술장사를 하던 곳이 있는데 실제로 할머니들이 포장마차(잡어를 중심으로 회를 팝니다)를 운영합니다. 그 주위에 보면 높은 모텔들이 몇개 있습니다. 물론 앞서 소개한 곳보다는 다소 비쌀겁니다. 바닷가 근처에 모텔을 지은 주인이면 좀 사는 사람이니 강추하지는 않겠습니다. 주위에 횟집들이 많지만, 부산 서민들은 거기서 회를 거의 안 먹습니다. 최근 회센터가 생겨서 좀 싸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이 있다면 즐처드삼.

#05 혼자가 아니고 둘이서 왔다면
#01~#04에서 소개한 곳은 가지 마세요. #4급 정도면 괜찮을 수도 있습니다만, 불을 끄고 누우면 화려한 해운대의 모텔들이 보입니다. 당신은 상당히 우울해 질 겁니다. 당신의 여인이 창가에 붙어서 한숨을 쉬면서 밤을 지새울지도 모르니까요. 저렴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곳을 추천해드리자면, 광안리 수변공원에 있는 캐슬비치호텔(7만원~8만원)청사포에 있는 모텔(12만원?)을 추천합니다. 거기서는 화려한 호텔이 아닌 광안대교와 망망대해가 보입니다. 문제는 거리가 있어서 당신이 레드카펫을 밟는 주인공처럼 콜택시를 불러서 영화관을 가야한다는 겁니다. 어쨌든 당신은 돈이 좀 있으니,캐슬비치에 주무신 분들은 민락회센터에서 회를 드시고 청사포에 주무신분들은 조개구이를 드세요. 날씨가 춥지 않다면 민락회센터 1층에서 회감을 산 다음 수변공원에서 드세요. 2명이서 3만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캐슬비치에서 광안리는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되니까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혹은 택시를 타고 대남교차로 대남포차에 가서 문어와 소주를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넘어가면 청사포가 있다. 바닷가 근처에 모텔이 몇개 있고 파도소리가 들릴 정도로 바다와 가깝다.



지금까지는 숙소와 관련된 사항이었고, 이제부터는 점심과 저녁을 어떻게 해결할 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점심은 부산의 서민맛집을 꼭 방문하셔서 챙겨드세요. 저한테 인센티브 떨어지는 거 없습니다. 

#06 롯데시네마, 신세계CGV에서 영화를 본다면
한 영화가 끝나면 바로 다음 영화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점심과 저녁을 드실 시간이 많이 없을 겁니다. 보통 해운대 일대 영화관은 대중교통을 15분 내외에 있습니다. 만약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면 롯데백화점 맞은편에 식당(5000원 내외)이 있습니다. 혹은 김밥천국(대기업 아니죠?)에서 김밥을 사서 벡스코 주위 의자에서 드셔도 됩니다. 점심은 간단히 드시고 저녁에 돼지국밥이나 삼겹살을 드시고 싶다면 구글 지도에 첨부된 삼겹살집을 클릭해보세요. 부산시립미술관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 골목길로 30미터 올라가다보면 굴다리(철도)가 나온다. 그 바로 밑에 간판도 없는 삼겹살집이 있습니다. 1인분 6000원이며 된장(먹는 된장, 명사)이 맛있습니다.

#07 메가박스, 프리머스에서 영화를 본다면 
메가박스(스펀지 건물)에서 영화를 보셨다면 중동 지하철역 10번출구에서 500미터 걸어올라가다보면 신도초등학교 맞은편에
다가 고향(굴국밥)이라는 곳에 가보세요. 물론 굴이 제철일 경우에만 강추합니다. 프리머스시네마에서 영화를 보신 분들은 주위에 있는 음식점들도 많지만 시간이 좀 된다면 장산역 10출구로 나와서 해운대 문화회관 4거리에서 우회전해서 100여미터 가다가 맞은편 작은 골목길(좌동재래시장)에 들어가보세요. 시장에서 칼국수 등으로 끼니를 해결해도 좋고 여유가 있으면 하가원(수제비, 콩국수)이나 도시마을(순두부, 멸치쌈밥)도 괜찮습니다.

대변항. 부산은 어촌과는 거리가 멀다. 어촌 풍경이 보고 싶다면 해운대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대변'이라는 곳이 나온다. 멸치와 미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너스~ 해운대로 저렴하게 오기

#08 부산역에서 택시를 타야할 경우
부산역 앞 도로(길을 건너지 말고)에서 택시를 타면 됩니다. 하지만 퇴근시간에 택시를 타진 마시길(보통 30분정도 소요되는데 러시아워 시간에는 1시간이상 걸릴 때도 있음). 잠시 해운대 고층빌딩과 요트경기장을 구경하고 싶다면 광안대교(1000원 추가)를 타자고 말하세요.

#09 부산역에서 직행버스를 이용할 경우 (지하철은 생략)
부산역에서 큰길로 나와 오른쪽 삼성생명 건물 앞 버스정류장에서 해운대행 좌석버스 1001번을 타세요. 광안리(10분 이상 걸어야 광안리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음), 벡스코(센텀시티역 롯데시네마, 신세계CGV), 해운대역(스펀지 메가박스), 중동역(프리머스영화관)까지 빠른 시간에 당신을 모셔다 드립니다.

#10 고속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오는 방법
동서울터미널(강변?)에서 해운대로 오는 고속버스(6시간 소요, 요금은 3만원 내외)를 이용하면 됩니다.

#11 공짜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곳
센텀시티 4번출구에서 400미터 직진하면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라고 있습니다. 1층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노트북을 켠 다음 즐거운 블로깅을 하시길 바랍니다. 전기도 공짜입니다. 하지만 커피(200원)는 자판기를 애용해주세요.

이상으로 아나키스트를 위한 부산국제영화제 즐기기를 마칩니다. 자세한 위치는 구글 지도를 참고하시고 그래도 모르겠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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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원래 이 글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55년째 살아온 부산토박이 신용헌(전 방송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장)의 글을 각색하였습니다. 좋은 영화 많이 보시고 즐거운추억 되세요.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