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 순간 집나간 고양이가 그리워진다. 좀처럼 사람말은 듣지도 않고 제 맘대로 돌아다니며 온갖 악취를 안고 들어오곤 하던 녀석이다. 밥을 줄 때는 상냥한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지만 오래가진 않는다. 생겨 먹은 거랑 행동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막상 없으니까 허전하다.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들도 집 나간 고양이와 닮은 꼴이다. 우주선이 고장나서 지구에 잠시 정착했을 뿐인데 MNU(외계인관리국)에 의해 남아공 슬럼(Slum) 9 지역에 강제로 이주된다. 덩치고 크고 힘도 쎄고 우리보다 문명이 훨씬 발달된 녀석들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마치 밥을 동냥하려고 발톱을 숨기고 사는 고양이와 같이 처량하기 그지없다.  

에얼리언들은 깡패(나이지리아인)들이 던져주는 고양이밥에 노예가 되고, 인간들은 외계인의 무기 기술을 얻기 위해 살인, 사기, 폭력, 생체실험을 감행한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된 외계인이 인간에게 착취 당하는 부조리한 SF현실은 이 영화의 키워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아공 출신의 감독 닐브롬캠프(Neill Blomkamp)가 만든 디스트릭트9 (District 9)이 10월에 개봉한다. 제작자는 반지의 제왕, 킹콩의 피터젝슨이다.

<디스트릭트 9>은 SF 영화가 내용과 형식적으로 한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고 준다. 

최근 좀비영화들을 보면 좀비들이 인간보다 아름다운 품성을 갖고 있거나 채식까지 하는 등 우주친화적인 캐릭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좀비영화의 대부 '조지 로메로(George A. Romero)'의 <시체들의 일기 (diray of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외계인과 지구인은 공존할 수 있을까? 괴상하게 생긴 외계인과 그보다 더 악한 인간들이 공존하는 9 지구.

dead, 2007)>에서 좀비를 묶어놓고 재미로 총을 쏘아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주인공은  "인간은 과연 구원받을 수 있을까?" 라고 묻는다.

<디스트릭트 9>은 인간의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영화이면서, 유머와 스릴을 잘 버무린 종합선물세트이다.

전투장면이나 에얼리언 CG 장면은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보다는 떨어지지만 그 내용적 깊이와 전개는 SF 영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요한네스버그 상공에 떠 있는 우주선의 영상은 스티븐스필버그의 <우주전쟁, 2005>에서 보여줬던 암울한 분위기보다 한단계 더 비극적이고 우울하며, 인간 주인공이 탄 머신은 <아이언맨, 2008>과 <트랜스포머2, 2009>보다 더 현실적이다.

무엇보다 에얼리언과 인간과의 역전된 관계의 설정은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본다. 안드로메다의 위기 이후로 구성상 최고의 평점을 주고 싶은 SF영화다. 집나간 고양이가 다시 돌아오길 빌면서, 우주로 떠난 외계인 부자(父子)가 돌아와서 한 지구인과 맺었던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2탄이 기대되는 올해 최고의 영화! <디스트릭트 9>.  

<대략적인 줄거리>
프라운(Prown ; 외계인) 우주선이 요한네스버그에 멈춘다. 지구인들은 3개월동안 상공에 머문 우주선에 구멍을 내고 에얼리언(얼굴은 메뚜기와 비슷)을 9 구역(Distrct)에 이주시킨다. 외계인이 이주된 지역은 슬럼화되기 시작한다. 인간과 지구인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MNU(외계인 담당부서)는 외계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이주를 시작하는데...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