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James

The Children of Men

최근 전세계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가 7,000여명에 이르렀고 우리나라에서도 64명이 사망했다는 슬프고 우울한 기사가 슈베르트의 세레나데(Serenade)처럼 내리는 날이다.

개인 위생만 잘 지키고 타민플루만 처방받으면 괜찮다는 정부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선뜻 아이들의 연약한 팔을 걷고 올리는 부모들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아예 무시하기에는 찝찝하다. 

1994년 영국의 제임스(P. D. James) 작가는 <The Children of Man>이라는 책에서 신종플루를 예견했다. 2006년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각주:1]감독이 똑같은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책 제목은 성경의 시편에 나오는  한 구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국의 광우병을 경험한 제임스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바이러스와 폭력에 대한 따가운 비판을 한다. 소설속 주인공들도 독감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국가에서 권장하는 주사를 맞는다. 그후 18년이 지난 2027년, 영국을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2027년 영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이들이 죽어갔다. 성인 남성들은 더 이상 정자를 생산할 수 없다. 아이가 없는 세계, 종말을 앞둔 전 세계는 폭력으로 얼룩지면서 대부분의 국가체제는 붕괴된다. 

그나마 영국은 이민자들을 배제하고 탄압하면서 국가 시스템을 유지한다. 하지만 지구에서 마지막 아이(18세)가 영국 본토에서 테러로 사망하면서 영국 시민들은 슬픔에 잠긴다. 국가는 반정부단체 피쉬를 지목한다.

줄리안 (줄리안 무어 Julianne Moore)은 아들 딜런이 사망한 후 테오(클라이브 오웬 Clive Owen)와 결별하고 반정부단체 피쉬를 이끈다. 테오 역시 한때 미래의 나은 가치를 위해 반정부 운동에 가담하지만 아들을 잃은 후 정부기관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희망이 없는 거리를 방황하는 테오에게 줄리안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 '키'를 데리고 찾아온다.  
------->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an, 2006) 고화질 트레일러를 보고 싶다면 클릭 

작가는 희망이 사라진 시대, 정부기관과 반정부단체의 음모와 테러가 난무하는 영국 런던의 풍경을 뒤로하고 숲 속에서 히피적인 삶을 사는 제스퍼(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라는 인물을 이상형으로 심어 놓았다. 식물인간 아내와 함께 죽음을 기다리는 그의 모습은 성자와 같다. 

제스퍼가 즐겨 듣는 음악은 록(Rock)이다. 특히 존레논의 <Tommorrow Never KNOWS, 1966), <Bring on the Lucie, 1973> 2곡은 신종플루의 대 재앙 앞에서 초연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제스퍼의 삶과 닮았다. 오늘날 언론과 국가권력이 조장하는 신종플루의 공포에 떨며 삶을 포기한 듯 살기보다는 제스퍼의 초연함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베트남전에 반대하며 레논이 불렀던 <Bring on the Lucie, 1973> 곡을 들어보자.

Mind Games


We don't care what flag you're waving. We don't even want to know your name. . ...(중략)  On the blood of the people you killed. Stop the killing (Free the people now). Do it, do it, do it, do it, do it now. Bring on the lucie   - John Lennon, <Bring on the Lucie>, Mind Games, 1973

레논이 살아 있다면 신종플루를 약으로 다스리려는 국가체제에 대해서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아마도 이런 식이 아닐까? 네가 멀쩡한 나에게 타민플루를 먹으라 하든 난 알고 싶지도 않아. 그 약이 미래를 보장해준다는 희망 따위는 믿지도 않아. 너희들이 만든 이 죽음의 행렬을 멈춰줘~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총격전을 뚫고 테오와 키(18만년에 아이를 임신한 여자)가 희망의 배를 타기 위해 가고 있다.

 

테오와 키를 탈출시키기 위해 피쉬의 포로가 된 제스퍼는 외친다. Do it, do it. 자신의 피로 인류의 희망을 구해낸다.



  1. 아이러니 하게도 그의 고향은 신종플루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남미지역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