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가 생긴 이후로 비둘기호가 오래전에 철길에서 사라졌고 다음 구조조정 대상은 무궁화호가 거론되곤 합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새마을이나 KTX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양보를 하는 참 착한 기차입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원주로 가는 무궁화호에 올랐습니다. 밤 10시32분에 출발해서 새벽 4시26분, 무려 여섯 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버스로는 4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였지만 6시간 동안 지겹지 않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마운 마음에 글을 씁니다.

제가 탄 무궁화는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달라진 무궁화호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빠른 것 빼고는 비싸고 불편한 KTX에 밀리지 않도록 많이 이용해주세요.    

▲ 의자가 깨끗해지고 편안해졌습니다. 화장실도 깨끗해졌습니다. 무엇보다 KTX와 비교했을 때 좌석이 상당히 넓습니다. 전체 좌석이 돌아가기 때문에 역방향, 순방향 원하는 대로 앉아서 갈 수 있습니다. 4명이 이용하면 마주보며 담소도 나누고 다리를 뻗을 수 있습니다. 

▲ 노트북 좌석은 새마을호에만 있다? 아닙니다. 무궁화호에도 있습니다. 앞과 뒤쪽 좌석, 무려  4칸에 노트북을 놓을 수 있고 전기를 쓸 수 있습니다. 또한 객차 사이에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무궁화호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 인터넷으로 예매를 할 때 노트북 좌석이 있는 지 확인 하셔야 합니다.

▲ 무궁화호에는 라스베가스로 변신중입니다. 맥주와 음료를 파는 작은 까페, 자판기, 인터넷 PC, 노래방, 안마기, 게임기까지 있습니다. 밥만 먹는 까페와는 사뭇 다릅니다.    


▲ 마지막으로 무궁화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날에는 열차 전체가 안방입니다. 어떤 분은 통로에 머리를 내놓고 주무시더군요. 음료를 파는 수레가 다니지 않기 때문에 다칠 위험도 없습니다. 저는 큐션을 꺼내 창쪽으로 머리를 놓고 발을 쭉 뻗고 한 시간 넘게 단잠을 잤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KTX처럼 다음 정차역을 객차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전광판을 설치해줬으면 합니다. 기관사님이 뭐라고 하시는 데 잘 들리지가 않더라구요. 하긴, 무궁화호가 지나쳐봐야 얼마나 멀리 지나치겠습니까마는... 안 서는 데가 거의 없잖아요 ㅎㅎ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