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초등학교 통합교육 '마음여행 마을여행’

 

안 선 영 (지정초등학교 통합교육 강사)
an872040@nate.com

 

. 교육 배경 및 목적
 ○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정규과목인 ‘사회’교과와 접목하여 우리 마을 이야기를 영상 맵으로 형상화함
 ○ 마을지도 그리기를 제작함에 있어 사진과 영상, 이야기 등 미디어의 도구들을 이용하며 관련 지식을 익히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스스로 체화함
 ○ 미디어와 나의 삶, 가족, 친구 등 내 주변을 돌아보며 참여와 소통의 참 의미를 되새김

 

. 교육 개요
 ○ 일시 : 5 4일 ~ 6 17 2시간 14차시 (, 3,4교시 10:50 12:20)
 ○ 장소 : 의령 지정초등학교 교실 외
 ○ 교육인원 : 15
 ○ 수강생정보 : 장애학생 : 7, 비장애학생 : 3학년 8
 ○ 강사 : 안선영(강사) / 박재현(보조강사)

 

. 교육 내용 : 2시간 14차시

차시

주제

세부내용

교육사진

1

(5.4)

우리 모두 함께 해요

-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꼴라쥬

소통 프로그램 <생각하고 그리기>

1. 잡지책을 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2. 찾은 잡지를 오려서 도화지에 붙이고, 붙인 도화지에 간단하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설명을 붙이며 자기를 표현해 본다.

원하는 애칭을 함께 쓰도록 한다.

3. 다 만든 후 돌아가며 소개를 하도록 한다.

4. 글을 쓰지 하지 못하면 말로 하도록 한다.

2

(5.6)

미디어에 대해 알아보기

- 내 주변의 미디어

1. 우리 주변 미디어 알아보기

2. 내가 자주 사용하는 미디어 알아보기

3. 미디어 그림일기 쓰기

4. 그림일기에 표현된 사건을 구체적 시간과 장소로 표현해보기

3

(5.11)

나는 누구일까?

1. 나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고 내면의 감정 상태와 나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 장소를 그려본다.

2. 나는 어떤 사람일까?

3. 거울 보며 자기 얼굴 그리기/ 친구 얼굴 그리기

4

(5.13)

디지털카메라 촬영

1. 디지털 카메라로 친구 특징 살려 찍어주기

2.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 찍어보기

5

(5.18)

내가 사는 동네의 특징과 장점

1. 우리 마을에 특징 적인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2. 기획안 작성

3. 스토리 보드 작성

6

(5.20)

대상파악, 인터뷰 -1

1. 기획안대로 촬영 현장 찾아가기

2. 사전 대상자를 파악하여 핵심적인 질문 준비하기

3. 인물카드 만들기

- 그림과 사진, 말풍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7

(5.25)

대상파악, 인터뷰 -2

1. 기획안대로 촬영 현장 찾아가기

2. 사전 대상자를 파악하여 핵심적인 질문 준비하기

3. 인물카드 만들기

8

(5.27)

대상파악, 인터뷰 -3

1. 기획안대로 촬영 현장 찾아가기

2. 사전 대상자를 파악하여 핵심적인 질문 준비하기

3. 인물카드 만들기

9

(6.1)

사진 편집하기 -1

알씨를 이용하여 포토에세이 만들기

10

(6.3)

사진 편집하기 -2

알씨를 이용하여 포토에세이 만들기

내레이션 녹음하여 완성하기

11

(6.8)

개성 있는 티셔츠 만들기

1. 포토스테이프를 이용하여 사진을 편집한다.

2. 티셔츠에 전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찾은 후 전사용지를 넣고 잉크젯 프린터기로 출력합니다.

3. 전사용지 위에 다림질을 하여 완성한다.

4. 핸드프린팅 직물전용 물감으로 글을 쓴다.

12

(6.10)

우리 동네 지도 만들기-1

모두가 함께 모여 동네 지도 완성하기

13

(6.15)

우리 동네 지도 만들기-2

모두가 함께 모여 동네 지도 완성하기

14

(6.17)

시사회

전시회 준비

함께하는 문화 축제

 

. 안선영 쌤의 교육 이야기  

 ○ 1차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시골의 작은 별장 지정초등학교. 장애와 비장애라는 구분이 무색할 만큼 그냥 친구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아이들.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갔다. 여름 한때, 아이들의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나의 고향은 언제나 맑은 공기, 아름다운 들판, 푸른 숲이 있었다. 그 축복 같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너무나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림처럼 예쁜 학교가 눈에 들어왔다.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의 눈은 새로운 선생님을 만난다는 기대에 초롱초롱 빛이 났다. 그렇게 아이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1일째, 사전 만남을 통해 사진도 찍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디어라는 낯선 용어에 두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영상으로 수업을 안내했다. 먼저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잡지를 보며 이미지를 선택하게 했다. 선택한 것을 도화지에 오려붙이고, 자신의 삶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자유롭게 글을 쓰도록 유도했다. 

준비해간 샘플을 보여주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 작업이 끝난 후 발표 시간을 가졌다.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경험했다. 나를 알리는 데 필요한 메시지 전달 과정이 미디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첫 수업에서 발생한 몇 가지를 나열해 보고자 한다. 첫째,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 아직은 어린 친구들에게는 어려워 보였다. 앞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첫 수업인 만큼 공통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에 좋은 점수를 줬다. 

둘째,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아이들을 위하여 최대한 수업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재미있는 영상을 중간 중간 보여 줌으로써 기분전환을 유도했다. 

셋째, 학습장애로 인하여 특수학급에서 소수정예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한글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도와줄 좋은 파트너를 선정하여 함께 작업 하도록 했다. 마지막까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넷째, 학습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좌석은 밖이 보이는 창가 쪽은 피하고 교사와 가까운 거리에서 수업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장애비장애를 떠나 차별 없이 배려하고 도와주며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 2차시

2일째, 낯선 미디어란 용어와 익숙해 질 수 있도록 내 주변의 미디어를 찾아보고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를 통해 미디어가 무엇인지를 퀴즈 형식으로 풀어갔다.

만약 학교에 구준표가 온다면 어떻게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포스트잇에 자유롭게 생각을 메모하여 발표했다. 

미디어가 전달의 수단이 되는 매개체라는 것을 말, 손짓, 몸짓, 방송, 신문, 사진, 인터넷, 휴대폰 등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을 이용했다. 대중문화 속 미디어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퀴즈 형식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해도 쉽게 해 교육과정을 진행하는데 수월하였다 

이번 시간에 주안점을 둔 몇 가지를 정리하고자 한다첫째, 장애학생들이 수업에서 소외받지 않았고, 참여의 폭이 오히려 넓었다. 시골의 작은 학교라서 그런지 아이들 간의 관계가 원활했다

둘째, 작업을 하고 나면 친구들 앞에서 발표 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과 자신감, 실천의지 등을 갖도록 했다

셋째, 수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반복학습을 함으로써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사실, 커리큘럼에 많은 이야기를 담다보면 아이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겉핥기만 하는 수업이 되기도 한다. 작은 주제와 작은 이야기를 통해 관심을 가지는 것에 초점을 두어 집중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네째, 수업의 말미에는 내용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했는지 질의응답을 통해 확인했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섯째, 특수교사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집중이 어려운 아이들의 학습 수행을 끝까지 완수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수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특수학급 교사와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경험 많은 보조강사의 첫날 첫 수업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 3차시

3일째,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뇌구조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자기 머릿속 이야기를 그렸다. 마인드맵의 일종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도화지에 머리모양을 그려줬다. 그려놓은 곳을 머릿속이라고 생각 했다. 다양한 감정상태의 스티커를 나눠줬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오려 붙인 후, 그때의 감정, 장소, 경험 등을 적었다. 

내 안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내가 어떨 때 기뻤고, 무엇을 하면 화가 났는지, 어떤 일을 좋아하는 지 등 현재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앞으로 바램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림이 완성 된 후 한 사람씩 친구들 앞에서 드러내기 어려운 자신의 속 얘기를 했다. 이혼 후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아이가 엄마와의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을 때 잠깐 숙연해 지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물론 아이들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 스티커를 오려 붙이는 것, 친구들 이야기를 듣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수업 마지막에는 미디어의 종류와 활용 범위에 대해 몸동작 힌트를 주며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아맞히는 게임을 했다. 사탕을 선물로 주며 흥미를 느끼도록 도왔다 

이 수업에서 중점을 둔 점 몇 가지를 나열하고자 한다. 

첫째, 자기표현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시켰다. 생각과 의견을 크게 소리치는 것은 중요한 권리임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해시키고자 했다 

둘째, 계속적인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이해와 참여의 폭을 넓혔다. 평소 발표하기 좋아하는 친구들은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으나 장애아동들은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한두 번 해보면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면을 발견한 듯 좋아했다. 

셋째, 잘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함께 한 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넷째, 한번 수업하여 경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높은 교육성과를 준다고 판단하였다. 매시간 이러한 반복 재학습을 하며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수업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 4, 5 차시

4, 5일째, 드디어 본격적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을 찍으면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찍는다는 행위가 단순히 셔터를 누른 다는 것만으로 손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 시켜주었다.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진이라는 매체가 이야기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혹은 비유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임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촬영 전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기본 촬영 자세, 기법 등을 설명했다. 다양한 쇼트의 크기와 앵글에 대한 전문적 용어는 쓰지 않고 아이들을 직접 찍어 보여주며 알 수 있도록 하였다. 관심이 높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아이도 있었다. 적극적이지 못한 경우 계속적인 질문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왔다. 사진을 통해 표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며,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 컷씩 촬영했다. 사진이란 매체가 가진 장점 탓이겠지만, 모두가 하나 되어 재미있게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업이 끝날 즈음 직접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촬영한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수만 가지 이론교육 보다 큰 성과가 있다.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복습도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사진에 대해 애정도 가지게 되고 이는 이후 촬영에 자신감을 불어 넣게 된다. 무엇이 부족하고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 것인지 고민하는 알찬 시간이 되었다. 


 ○ 6차시

6일째, 아이들은 역시 보는 것보다 직접 실습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모둠별로 나눠서 담당 교사의 인솔 하에 야외 촬영 시간을 가졌다 

한 모둠은 우리 동네에서 자랑하고 싶은 곳을 찾아다니며 사진 속에 담았다. 다른 모둠은 학교 내에서 친구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보았다. 다양한 앵글과 샷을 구사하며 차이점을 직접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야외 수업의 문제인지 전반적인 분위기인지 40분 수업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산만하게 떠들었다. 통제하는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차츰 아이들의 장비 사용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면서 수업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 눈에 보였다. 자신감이 늘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친구들도 많아졌다 


 ○ 7차시

7일째, 아이들이 사진을 찍는 행위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나 우려되어 사진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 표현을 상기시키는 시간을 다시 한 번 가졌다. 사진을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점을 강조했다.

직접 준비해간 자료를 보여주며 이해의 폭을 넓힌 후 야외 촬영을 나갔다. 카메라 조작법은 익힌 터라 교사의 지도 없이도 다양한 이야기를 담기에 바빴다.

아이들은 각양각색 다양한 목적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결국 사진작업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그 즐거움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그런 시간이 되었다 

이제 드디어 교육의 목표로 삼았던 마을 지도 그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사실 생활에서 지도를 그리는 일은 아주 쉽다. 인터넷 클릭만으로 어떤 정보든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직접 취재를 통해 사진과 정보만으로 지도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정보의 소비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생산자가 되어보고자 목표를 정한 것이다 

두 모둠으로 나눠 학교지도와 마을지도를 완성하기로 했다. 모둠이 결성된 후에는 연출자, 촬영감독, 기자, 작가 등 세부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정했다 

일단 종이에 대강의 지도를 스케치 했다. 학교 지도를 그리기로 한 모둠은 미리 작성된 질문지를 들고 취재를 떠났다. 지도를 보며 빠진 곳을 보완하고 불필요한 곳은 삭제해 나갔다. 잘 표현하기 위해 신중하게 한 컷을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학습장애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제와는 동떨어진 것을 찍기에 바빴다. 하지만 너무 제약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최소한의 자유는 허용했다 

아이들은 감성이 풍부해 창의적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카메라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일은 재미있는 놀이이자 상상을 현실로 실현해주는 통로이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이 한없이 예쁘기만 했다. 

 ○ 8차시

8일째, 마을지도를 그리는 모둠은 지도에 그려져 있는 장소를 찾아 갔다. 원하는 장소에 도착하여 정중히 인사를 하고 찾아온 취지를 이야기 했다. 기자가 질문하고 작가는 취재노트에 열심히 메모를 했다. 연출가와 관계 스텝은 현장을 통제했다.

맨 처음 보건소에 들러 의사선생님을 만났다. 보건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은 무엇인지, 어릴 적 꿈과 지금의 꿈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최종적으로 물어봤다. 조금은 당황해 하셨지만 귀여운 아이들의 질문에 친절히 응해주셨다. 이후 학교 앞 슈퍼에서 마을 지킴이를 하고 계신 할머니, 농협 등 인근에 있는 곳부터 취재하며 정보를 습득해 나갔다. 학교지도를 만드는 팀 또한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영양사, 유치원 교사, 학교에서 일을 도와주시는 분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분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다.

 ○ 9, 10, 11 차시

9, 10일째, 사전 러프스케치를 바탕으로 좀 더 완성도 있는 지도를 그렸다. 몇 차례 사전답사를 통해 윤곽을 잡았으므로 어렵지 않게 그려나갔다. 교사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필요한 부분은 조언을 해주는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소극적인 면을 보였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적응하고 과제를 성실히 수행했다. 

이렇게 제작된 지도를 들고 다시 마을로 나가 당초 계획한 대로 사람을 만나고 취재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모둠 작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신뢰와 협동이다. 이들은 자기주장을 내세우며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힘든 순간이 올 때면 아이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수업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다시 떠올리도록 하여 다시 용기 내어 일어서도록 했다 

사실 수업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려다 보니 의욕만 앞서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천천히 느린 말투와 반복학습으로 즐거운 수업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찍고, 그 뜻이 잘 이뤄졌는지 한번쯤 생각하고 그것을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과다. 

조금씩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걸어 다니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니었다. 사실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은 학교 밖으로 나갔을 때 혹시 모를 아이들의 안전 문제 때문이다. 잠깐 사이에 눈앞에 있던 아이가 어디론가 가버리는 일이 생기곤 했다. 고민 끝에 생각한 방식이 돌아가면서 모둠의 리더를 뽑는 것이었다. 리더로서의 역할을 잘 하면 포상을 주었다. 책임감을 가질 수도 있었고 스스로 살펴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일단 보물 같은 지도를 들고, 탐정 수사 하듯이 마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동네 노인정을 찾았다. 인심 좋은 시골 어른들은 아이들이 마냥 사랑스럽기만 한지 사전 약속 없이 무턱대로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취재에도 흔쾌히 응해 주시며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마을 회관을 찾아 이장님도 만나고 면사무소에서 면장님도 만났다. 경찰서에 가서는 직접 무전 치는 일도 경험하고 우체국에서는 소포 보내는 법도 배웠다. 기관만 방문 하지는 않았다.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가까운 이웃을 만나보기도 했다.

 늘 지나치던 자장면 집에 작업복을 허름하게 입고 있던 아저씨도 만났다. 어릴 적 꿈을 묻자 잠시 멈칫 하시고는 ‘마도로스’ 라고 말씀 하셨다. 꿈을 키우던 그 시절이 떠오르셨는지 환하게 웃어주셨다. 교사로서 참 묘한 감정이 든 순간이다. 학교를 조사하는 팀들은 평소 선생님에게 들어 본 적이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담임선생님은 선생이라는 어릴 적 꿈을 이뤄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갈 용기를 얻었다. 소소하지만 귀한 경험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다. 


 ○ 12, 13 차시

12, 13일째, 조사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전지에 그림을 그렸다. 사진을 오려 붙이고 취재한 내용을 옮겨 적었다. 점점 지도가 완성되어 가면서 목표에 대한 성취감에 의젓한 모습이 보였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뒷전에 머물러 있던 아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최종 전시를 앞두고 두 모둠이 치열한 경쟁을 하며 지도를 그리는 일에 여념 없었다. 시각적 완성도가 높아져 가면서 만족감이 들었다. 

 ○ 14차시

14일째,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 단체사진을 찍어 티셔츠에 프린터를 해서 입기로 했다. 다리미를 이용한 열전사로 단체 티셔츠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직접 자기 옷에 프린터를 했고 특수 팬으로 미래의 꿈을 적었다.

함께 만든 티셔츠를 입어보니 정신없이 흐른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혀 지기도 했다. 수업시간에 만든 모든 작품을 교실 전체에 전시 했다. 완벽한 준비를 끝내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학교 관계자 분들을 초대했다. 다들 관심 있게 관람 했다. 자신의 모습이 지도 속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몇 번이고 둘러봤다. 아이들은 완성된 작품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지난 시간들을 기념하기 위해 전시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는다.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은 사진을 통한 미디어 수업의 좋은 성과이다.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그리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번 수업이 단순히 촬영에만 머무른다면 일회성 경험으로의 가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촬영을 하며 함께 모니터를 하고 자신이 작가로서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지 이야기를 했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제 토론식 수업에 익숙해졌다. 자기 사진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고 미디어 생산자로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또한 이번 수업의 중요한 부분은 자아 발견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성격과 취향이 나타났다. 피사체를 통해 관심 분야가 드러나는가 하면 자신의 내면을 발견한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특히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예술적 행위를 통해 당당해졌다. 자신의 사진은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효과를 가져 온 것이다. 사진 기호를 익히고 반복된 촬영을 통해 감각이 상승되고 친구들의 공감대를 얻어 내는 것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더라도 혼자서는 즐길 수 없는 것이다. 친구들은 기꺼이 좋은 감상자가 되어 주었다. 

바쁜 요즘 아이들은 직접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는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미디어 수업을 통해 직접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며 마을 지도를 완성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미디어 수업은 이처럼 기본적으로는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만, 직접 미디어를 통해 제작하고 참여하여 스스로 진행하는 방법을 방법이 효율적이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새로운 가능성에는 모든 것을 열어두고 있다.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는 교육 열풍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곳, 흙을 밟으며 풀벌레 소리에 잠이 드는 아이들, 최근 시골의 풍경이 전 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회색빛 도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시골학교의 특성일 수도 있다. 장애 비장애라는 구분이 무색 할 정도로 모든 아이들은 그냥 친구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렸다 

얼굴은 마음을 흡수한다. 시골 아이들은 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환경에서 행복한 얼굴로 살아가는 지 지금은 모를 것이다. 

얼마지 않아 나만큼 나이를 먹고 나면 문득 지금 이 순간이 떠올라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되어 가끔 아이들 곁을 스치고 지나간다면 그것으로 행복할 것 같다. 

사랑해 우리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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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