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바람이 무척 부는 날, 황사까지 겹친 날이다. 거제도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해운대 미포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했다. 유람선을 타고 남포동에 도착해서 거제도로 가는 여객선을 탈 생각이었다. 불행하게도 미포유람선 선착장에는 배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일렁이는 파도를 피해 어딘가로 도망간 모양이다.


파도와 바람이 몰아치는 바다를 원망하다가 속이 시원하다는 대구탕을 먹으며 묶인 마음을 풀기로 했다. 시원한 대구탕을 먹고나서 밖을 나오니 황사가 더 심해졌다. 오늘 자전거로 부산을 벗어나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다. 


집으로 오는 길에 요트경기장 안에 있는 시네마테크에 들렀다.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이라는 주제로 3월19일부터 4월25일까지 세계 영화사의 걸작을 상영하고 있었다. 포스터에서 낯익은 얼굴이 들어온다. 면류관을 쓴 듯한 마리아 팔코네티(Maria Falconetti)의 모습이다. 
 

팔코네티는 칼 드레이어(Carl Theodor Dreyer)가 감독이 연출한 무성영화의 전설적인 작품 <잔 다르크의 수난, La passion de Jeanne d'arc> (1928)의 배우이다. 이외에도 아방가르드 영화의 고전이자 최고의 단편으로 꼽히는 루이스 브뉘엘의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 1929, 16min> 등 25편이 상영되고 있었다.


바람 부는 날, 고전영화와 커피 한잔이면 여행을 가지 못해 갑갑한 마음이 풀릴 것 같다. 자전거와 짐을 집에다 풀고, 고전영화를 보러 가야겠다.

해운대 미포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 주로 오륙도를 왕복하는 관광용 유람선이지만 남포동 근처 부두까지 운행을 한다. 요금은 14,500원이며 문의전화는 051-742-2525. 자전거를 실으면 요금을 더 받을까?

영화 해운대의 촬영 장소인 미포등대. 등대옆 포장마차는 할머니들이 저렴하게 회를 파는 곳이다. 물론 현금밖에 안되지만 해운대에서 몇 안되는 소박한 횟집이다. 이곳도 오늘 문을 닫았다.

부산의 맛집 중의 하나인 '속시원한 대구탕집'. 한국콘도 옆에 있다가 지금은 미포 선착장 앞으로 이전했다. 맛은 그대로다. 대구탕 한 그릇 8천원.

월드시네마 일곱번째 섹션 포스터. 헐리우드의 유성영화가 출연하기 전까지 전세계를 휩쓸던 주옥같은 영화들이다. 자세한 상영시간 및 프로그램은 시네마테크부산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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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