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군함이 침몰하던 날, 모 회장님 탄생 100주년이라고 공영방송에서 열린음악회는 열린다. 온갖 비리로 실형을 받은 그의 아들이 약속을 깨고 컴백한 것을 축하라도 하는 것 같다. 예전의 열린음악회는 이렇지 않았는데, 국가 브랜드로 불리는 S사의 사내방송으로 전락한 것인가. 

 

기분 더러운 날, 미역비가 몰아치는 미포(부산 해운대구)로 간다. 거기서 메이커 없는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을 해야겠다. '미포 길고양이 횟집'(공식 명칭 아님)에는 다섯 할머니와 길고양이 모자가 있다. 가난한 나그네가 싼 값에 회 한접시 하기에는 좋은 곳이다.   


회 한 접시(4만원, 카드 불가) 시켰더니 고향을 알 수 없는 광어가 껍질을 벗고 상 위로 뛰어 오른다. 손님은 바람과 나. 술도 못 마시는 어린 것들은 설경구를 봤냐며 호들갑을 떨고, 난로가에 앉은 할머니는 서해에서 난 사고에 혀를 차며 담배를 문다. 
 오늘은 회 맛이 별로다.
  

날이 저물자 반짝이 등을 켜려고 하자 할머니가 큰 소리로 야단을 친다. “뭔 좋은 일 있다고 불을 켜노. 크리스마스가!” 미포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음악회에서 들리는 성악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왠지 돼지 목 따는 소리처럼 들린다.  

 

길고양이 아들

미포 포장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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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제1동 | 미포 길고양이 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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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