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막을 내렸다
. 무더위를 피해 연극도 볼 겸 강에서 물장구도 칠 겸 후배와 함께 12일 캠핑을 다녀왔다. 밀양이 고향이지만 10년째 이어져 오는 축제를 보기위해 찾기는 처음이다. 셰익스피어 원작  <한여름 밤의 꿈>을 보기 행진을 시작했다. 

밀양 암새들 '금시당 유원지'에 텐트를 치고, 밤9시경 밀양연극촌이 있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밀양연극촌(밀양시 부북면)은 밀양시청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다. 밤10시에는 시내버스도 다니지 않기 때문에 자가용이 아니면 찾아가기 힘들다.

연극촌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은 이미 꽉 찼고 그나마 2차선 갓길에 주차를 했다. 멀게는 서울에서까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 보니 위상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연꽃이 심어진 가로등을 따라 걸어가면 연극촌이 있다.
성벽극장이라고 해서 그리스의 원형극장을 기대했는데, 사극 세트장 같다.

밀양연극촌 성벽극장 입구

성벽극장 무대 전경



한반도에서 가장 덥다는 밀양까지 더위를 피해 찾아온 사람들로 연극촌은 이미 만원이었다. <한여름 밤의 꿈> 표는 매진되었고 임시좌석표를 배정받아 줄을 섰다. 막이 오르기 전에 이번 뮤지컬의 연출가인 남미정님이 마이크를 잡고 환영인사와 자리배치를 했다. 

막이 올랐다. 아니 조명이 켜지고 영사기가 돌아갔다. 성벽에 투영된 영상과 조명으로 막과 장이 알려주었다. 영화처럼 크래딧과 배우들의 대사가 성벽에 새겨졌다. 
극의 구성은 원작을 따라 흘렀지만 인물은 창작되었다. 일부 배우들의 연기는 대중을 휘어 잡을만큼 딴따라 기질이 다분했다. 노래는 대부분은 랩(Rap)이었다. 

대사도 어렵지 않았고 익살스런 난장에 사람들은 박수도 곧잘 쳤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외국의 뮤지컬과 비교했을 때 가창력과 춤 실력이 엉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오구>에 나오는 창, 굿과 비교했을 때는 완성도가 떨어졌다.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고 난 기분이랄까?

커튼콜을 받고 있는 배우들

한여름밤의꿈 엔딩 자막



인간이 욕망하는 도시 뉴욕을 똥으로 표현한 부분은 인상적이었지만 전체적인 주제의식과는 동떨어져 있다. 하긴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똥이 등장한 것만해도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겠다. 차라리 김원봉의 삶을 가극으로 표현한 <약산 아리랑>을 볼걸 그랬다. 밀양에서 무엇인가 느끼고 가려고 했던 나로서는 상당히 곤욕스러운 시간이었다. 정말 내가 보았던 난장이 꿈의 그림자일 뿐인가? 

연극은 막을 내리고 달이 성벽극장 위에 떠올랐다. 연꽃길을 따라 연극촌을 빠져 나왔을 때 재미있는 공연 하나 봤구나, 배우들이 고생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의 암흑천지에 이만한 성과를 이뤄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변기를 쓰고 있는 배우.

깜한 시골에서 빠져나와서 다시 텐트로 돌아와 술을 마시며 후배와 '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똥을 보았고 똥같은 데 와 있다.

텐트를 친 이곳 금시당유원지는 화가들이 좋아했던 유천강과 표충사와 얼음골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만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은 이제 똥이다. 인간들의 쓰레기와 오물로 똥물이 된 곳이다.  

각종 조경공사로 강의 모양은 그럴싸하지만 계곡은 부유물로 덮혀 있다. 그 똥물 위에 인간들은 파리처럼 몰려들어서 똥을 뒤집어쓰고 좋아한다.  

후배가 묻는다.
"똥밭에 텐트를 치고 원두커피를 갈아마시는 우리는 어떤 종족인가?" 

"당연 똥족중에 가장 쓸모없는 설사족이지"

설사가 굳기 전 새벽에 야영장을 떠나면서 강가에서 설겆이를 하는 똥족을 만났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는 곳이면 화장실과 식수대를 만들어 두면 오염이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슨 공사다 하면서 강바닥은 매일 뒤집으면서 정화시설은 왜 짓지 않는가? 

강은 말한다. 너흰 shit 같은 존재니까. 



달맞이 꽃에 텐트를 친 야영객. 달맞이 꽃 가까이에 가면 인간의 똥이 지천에 널려 있다.



똥밭에 텐트를 치고

똥폼을 잡으며 마신 똥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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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 | 밀양 금시당 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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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