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다 3개월 남짓 키우고 있다. 어미에게 버림 받았는 지, 먹을 것을 주면 남기지 않고 다 먹고 똥도 열심히 싸는 건강한 수컷 고양이다.

그런데 이틀 전 맥주안주(멸치, 땅콩, 아몬드)를 훔쳐먹더니 아침에 죄다 토해 놓았다. 그 이후 녀석은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고 잠만 잔다.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늦은 밤이라 걱정이 된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목젖 아래 부분에 땅콩만한 게 만져지는 데 혹시 땅콩이 목에 걸려서 그런 건 아닌지 걱정된다. 낼이 명절 연휴인데 걱정되네요. 병원에 데려가면 괜찮아질까요?



설 연휴라 문을 여는 병원이 없어서 이틀 뒤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았다. 병세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캔을 줘도 냄새만 맡고 손을 대지 않는다. 물은 몇 모금 마시더니 다시 누워서 잠을 자기 시작한다.

연휴가 끝나자 마자 동물병원을 찾았다. 목젖 부위가 부어 오른 것 같고 땅콩이 만져지는 것 같아서 소화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의사의 처방은 이랬다. 우선 피검사를 한 뒤에 엑스레이를 찍고 기생충예방 주사를 한 방 먹였다. 그리고 결정적인 처방은 소화제를 먹였다. 
즉, 소.화.불.량.이었다. 


녀석은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소금 덩어리를 삼친 것이다. 땅콩이나 멸치에 버무려진 소금양념이 녀석의 위를 탈 나게 한 것이다. 

싱거운 치료였지만 반나절이 지난 뒤 녀석이 다시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지금은 사료는 물론, 꽃과 오이싹까지 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다.

사료 이외에는 고기는 일체 주지 않았더니 요즘은 꽃잎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격이 온순해진 것 같다.

믿거나 말거나.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