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9,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 밤이었다. 동료와 술을 먹고 집으로 가는 밤, 골목에서고양이 울음 소리를 들었다. 박스 안에 버려진 작은 고양이, 그날 술만 먹지 않았다면 모른 했을 것이다. 술에 취해서 그런 것일까 녀석은 박스에서 나와서 나의 구두끈을 물며 울부짖었다. 녀석과의 인연의 이렇게 시작되었다.

녀석과 첫 대면

집에 데려온 욕조에 녀석을 씻기고 온풍기에 녀석을 말렸다. 때가 빠지니까 노랗고 하얀 털이 나름 인물 한다. 대략 태어난 달이 못된 같다. 어쨌든 녀석은 따뜻한 이불을 파고들기를 좋아했고 그렇게 겨울을 녀석과 보냈다.

 

시간이 흐르자 녀석의 장난기는 감당을 못할 정도였다. 말라뮤트 배변 훈련도 일주일만에 끝낸 경력이 있는 나도 녀석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내가 없는 사이 방을 초토화시켰고 드디어 제일 아끼는 첼로를 갉아 놓았다.

 

나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녀석과 별거하기로 했다. 마트에서 애견 집을 구하고 박스로 보수해서녀석을 마당에서 생활하게 했다. 방으로 들여보내달라는 녀석의 울음소리가 커졌지만 나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녀석과 별거

솔직히, 여기서 건강을 되찾고 독립할 정도의 나이가 되면 삶을 찾아 가줬으면 했다. 하지만 퇴근 집에 도착하면 대문 여는 소리를 듣자 마자 계단으로 마중 나오는 녀석을 보고 마음을 돌렸다. 고양이는 독립심이 강하다고 알고 있는데, 자기가 무슨 개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 녀석에게 근사한 이름을 지어 주었다. “똥냐” 그대로 먹고 싸는데 최고의 경지에 오른 고양이다. 이틀 정도 지나면 모래밭에 까만 벌레들이 가득하다. 녀석의 분비물로 에너지를 만들어볼까 고민도 했지만 자연으로 돌려주기로 했다.

 

한달 분비물

드디어
따뜻한 봄이 왔다. 방안에 있던 소파도 녀석에게 줘버렸다. 그리고 화분을 사왔다. 똥냐의 똥으로 식물을 키우고 난폭한 녀석의 심성을 순화시켜 생각이다. 이른바 ‘원예치료’. 그리고 아명이었던 똥냐 떼고 ‘강재씨’로 명명했다.

 

삼류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길고양이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다. 강재씨 사랑해도 될까요?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