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배의 시학/지구를위한여행'에 해당되는 글 66건

  1. 2014.02.11 여행자에게 필요한 태양광 충전기와 보조배터리
  2. 2014.02.11 루디프로젝트 헬멧 테스터 모집!
  3. 2013.05.03 노동절기념 봉하막걸리배 라이딩대회
  4. 2013.05.02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주인공이 될 뻔한 라이딩
  5. 2013.04.05 자유와 고독, 통영국제음악제 1박2일 음악여행
  6. 2013.04.02 창원 백리 자전거 벚꽃길을 가다
  7. 2013.03.05 역사와 상상이 만나는 자전거길 - 3.1의열단 루트를 가다 (2)
  8. 2013.02.26 문화가 살아 숨쉬는 남강 자전거길을 가다.
  9. 2012.06.19 전라남도 남해안 자전거 여행 #1 - 바다를 벗삼아 고흥반도를 달리다.
  10. 2012.01.29 지구별에 새긴 'Free 봉주' (3)
  11. 2011.07.08 지리산 빨치산 루트(220km) 자전거 여행 (4)
  12. 2011.05.16 4대강 합천보에 대한 동화 - 인간과 고래의 약속
  13. 2011.05.15 해운대 장산, 초록의 언덕에서
  14. 2011.04.28 노공이산의 생태길, 자전거로 달리다 (2)
  15. 2011.04.25 대안에너지를 찾아서- 해운대에서 대룡마을 라이딩
  16. 2011.04.07 진해 벚꽃장 자전거 여행
  17. 2011.04.01 남해에서 로드무비 - 남해 자전거 여행
  18. 2011.03.28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 시간표
  19. 2011.03.13 3월, 부산동부권 자전거로 행진하다. (2)
  20. 2011.03.06 부산에서 경주 자전거 여행
  21. 2011.02.27 합천호 자전거 여행과 삼산골 아이들의 전시회
  22. 2011.02.13 180리 낯설게 자전거 여행 – 창원시 드림로드 (3)
  23. 2011.02.06 우리도 자전거로 안전하게 출퇴근 좀 해보자
  24. 2011.02.05 봄날, 부산 장산 둘레길을 걷다.
  25. 2010.08.02 밀양연극축제와 1박2일 캠핑 "밀양에서 똥을 대면하다"
  26. 2010.04.25 거제도 자전거 캠핑 #03 - 당나귀와 함께한 거제도 일주
  27. 2010.04.23 암벽등반, 자연주의자로 가는 길목에서
  28. 2010.04.15 거제도 자전거 캠핑 #02 - 외포 티티카카 해변에서
  29. 2010.04.14 거제도 자전거 캠핑 #01 - 김해에서 진해 (5)
  30. 2010.03.28 미포 길고양이 횟집


휴대용 태양광 발전기 : KM-7WF 


개인적으로 전기가 없는 야외로 여행을 자주 다닌다.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 티지털기기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GPS 앱을 작동시키거나 사진을 촬영하면 4시간 정도면 배터리가 방전된다. 그렇다고 돼지코를 찾아서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달 이상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면서 고심 끝에 구매한 기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태양광 충전기는 광명전기(https://www.kmec.co.kr)‘KM-7WF’ 모델을 샀다. 용산 전자상가를 다니다가 여러 모델을 고르던 중 주인 아저씨가 추천해주셨다. 비슷한 모양의 제품들이 많이 있지만 가격도 비싸고 성능이 이제품보다 못하다고 했다. 실제로 영국 제품의 경우 20만원이 훨씬 넘는다.

 


봉하마을 생태연못에서 태양에너지를 주워 담으며..

KM-7WF 사양

  • 출력 : DC 5.2V 1,500mA
  • 무게 : 250g
  • 길이 : 27*88cm (접었을 경우 27*90cm)
  • 사용온도 : -20~80oC
  • 출력방식 : USB


 

이 제품의 장점으로는 박막 태양광모듈이라 유연성이 있고 가볍다는 것이다. 접거나 펼칠 수 있어서 휴대가 간편하다. 단점으로는 다 펼쳤을 때 길이가 길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된다는 것.

 

충전기와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할 경우, 태양광이 좋지 못하거나 전압이 불안정하면 제대로 충전이 되지 않는다. 급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이동시에는 보조 배터리와 연결하여 충전하는 것이 좋다.

 

이 제품을 사면 충전기도 끼워주는데 솔직히 이 충전기는 스마트폰 1번 정도 충전할 수 있는 용량밖에 안 되고 무게와 부피도 별로라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하루에 4번 정도 스마트폰을 충전한다고 봤을 때 1Ah급 이상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보조배터리 : SW-10400S


스와컴사(http://www.swacom.co.kr/)SW-10400S 보조배터리(10400mAh)

5V 1A(스마트폰), 2A(스마트패드) 두 종류의 기기에 충전을 할 수 있다.

 

크기 : 8*9.7*2.2 cm

무게 : 250g

 

과충전, 과방전 기능이 내장되어 있고 제품의 용량이나 출력에 맞지 않거나 손상된 기기와 연결되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 USB를 통해 완충했을 경우 이틀 정도는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다. 



KM-7WF 접었을 때의 모습. 주머니에 넣기는 크고 배낭에 들어가는 크기다.



완전히 펼치면 80cm라서 트레일러에 달아서 충전을 했다.


배낭에 매달아서 충전도 가능하다. 물론 슈퍼맨이 된 기분이랄까.


대부분의 디지털기기들은 5V 입력을 받기 때문에 고프로 역시 충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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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 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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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스포츠 푸드 전문회사 아이엠프로틴(www.sportsfood.kr) 루디프로젝트 헬멧 테스터 모집 한다. 

루디프로젝트 입점을 기념하는 특별 이벤트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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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미션: 3월 16일까지 테스터 모집 포스팅을 제외한 체험 포스팅 2회 게재
(제품의 성능 및 디자인, 품질 등 장,단점을 자유롭게 작성해주세요)

-신청방법
1. 자신의 블로그에 테스터 모집 페이지 포스팅 혹은 스크랩을 한다.
2. 아이엠프로틴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회원가입을 한다. (www.sportsfood.kr)
3. 이벤트 게시물에 신청 댓글 남기기!

[회원가입 ID/선호모델 [1지망], [2지망] / 사이즈/ 색상/ 블로그 포스팅 또는 스크랩 URL/ 사용중인 헬멜/ 사용중인 자전거/ 페이스북 좋아요 완료/ 페이스북 공유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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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 경로 보기 (Runkeeper) :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174337307

▶ 구글지도 다운받기 : google earth가 설치되어 있으면 3D로 경로탐색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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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을 맞이하여 영감들과 라이딩을 다녀왔다원래는 창원에서 봉하마을낙동강자전거도로주남저수지오체향마을을 경유하는 루트를 계획했다하지만 영감들이 루트를 보고서 기겁했고 거리를 줄이겠다고 거짓말을 하고서야 선수를 모집할 수 있었다


대회 이름은 ‘노동절기념 봉하막걸리배 라이딩대회로 지었다노무현재단에 공식 허락을 받지 않았다공식후원사는 ‘Yellow Bull’이라는 듣보잡 유령회사를 영입했다이 회사의 캐릭터는 누렁이다누렁이는 봉하막걸리를 먹고 소싸움에 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오전 9시 창원운동장 만남의 광장에서 모이기로 했건만 초반부터 을씨년스러웠다올해 처음 라이딩에 나선 영감 분이 늦겠다는 연락이 왔고한 분은 과음으로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10시가 넘어서야 나를 포함해서 무려 세 명의 선수들이 라이딩을 시작했다.

 

창원에서 봉하마을로 가기 위해서 소답 교차로에서 신풍고개를 올랐다뒤를 돌아보니 영감 한 명이 보이질 않았다영감은 그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똥차를 붙들고 울고 있었다.

 

드레일러와 브레이크가 망가진 것이다가까운 정비소에 갔더니 부품이 없어 못 고친다는 진단을 받았다삼가 똥차의 명복을~


영감들의 엔진이야 거기서 거기지만 그동안 똥차를 몰고 따라 온다고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영감은 내무부장관의 허락을 받지 않고 50만원대 자전거를 입양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영감은 새 애마에 올라 신풍고개를 괴력으로 올랐다동읍119를 지나서부터 진영까지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차도가 아닌 농로를 따라 달렸다.


▲ 공식 라이딩 대회는 가야할 코스가 정해져 있지만 우리는 지 꼴리는 대로 달렸다나름 기준이라면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농로를 이용하자는 것이 전부였다.

 

▲ 진영제일고등학교에서 봉하마을로 가는 작은 길. 진영읍내는 자전거 타기에 불편하지만 진영제일고등학교를 찾아가면 거기서부터 봉하마을까지 폐철길 옆 작은 길이 이어져 있다.


봉하마을에 도착하자마자 테마식당에서 국밥과 에너지음료 봉하막걸리를 마셨다자전거를 새로 입양한 노인은 고사 대신에 작은비석에 참배를 했다.

 

▲ 따듯한 바람이 부엉이 바위에서 날아오자 바람개비가 춤을 추었다. 참배를 마친 영감은 작년 겨울 사고로 얼굴에 난 기스자국을 만지며 흐뭇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봉하막걸리는 정말 날개를 날아주는 것일까영감들이 보통 30km 때 접어들면 길에 퍼져서 움직이지 않는데 오늘은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작은 비석과 생태연못을 지나서 새롭게 단장된 화포천 자전거길(노무현 자전거길)에 들어섰다개인적으로 노공이산 자전거길이라 부른다노공이산은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지은 호이다.

 

▲ 봉하마을에서 낙동강자전거도로까지 약 5~7km에 이른다. 안동에서 내려오는 라이더는 유등리에서 본산공단을 통해 진입할 수 있고 부산에서 올 경우 한림면 배수장에서 봉하마을로 진입할 수 있다. 또한 창원에서는 동읍(주남저수지)에서 농로를 타고 입성이 가능하다. 


노공이산 자전거길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봉하마을과 화포천을 한바퀴 돌면 약 10km 정도다길이 짧고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초보자어린아이노약자들이 타기에 좋은 길이다. 조만간 봉하마을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고 한다.  


▲ 화포천은 노공이산이 사랑했던 장소다. 자운영애기똥풀유채 그리고 버드나무가 어울어져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오후 2 48분경 진영(창원)방면으로 가는 경전선 무궁화호(7469열차에서 짐승같은 두 남자에게 김태희와 같은 미소로 손을 흔들어준 여성분이 있었다. 


화포천 회춘한 뒤 한림면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를 달렸다봉화정이라는 국궁장에서 날아오는 활을 피해 한림면 중심가를 지나서 낙동강자전거 도로가 있는 한림배수장으로 달렸다.


에너지음료 봉하막걸리 때문에 중간에 거름을 주는 일이 잦았다주남저수지, 동판저수지를 지나서 동읍45번길(육군정비창 옆 도로)에서 자전거를 멈췄다.


▲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에서 판신마을-무점마을로 이어지는 마을길과 농로를 이용하면 좋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동읍119가 나오는 동읍45번과 연결된다.  


예전에 영감들이 소시적에 올랐다는 소목고개를 오르기 위해서였다소목고개는 덕산마을(소목마을)에서 창원사격장으로 넘어가는 산길(3km)이다. 소목고개에서 사격장으로 내려왔을 때 거리는 200리(80km)였다. 


영감들은 오랜만에 긴 거리를 타서 좋았고 나는 그들을 속여서 좋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두발이면 충분하다~. 끝. 



▲ 소목고개를 오르는 길은 감나무밭을 지나서 있는 좁은 길이다. 경사가 제법 있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놀면서 가더라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봄비내리는 동성로, 당나귀와 함께


대구에서 창원까지 12시간 200km를 미니벨로(당나귀=스테판)로 주파하기 위해 420일 창원중앙역에서 대구역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아침부터 봄비가 부슬부슬. 패니어 2개를 달고 새마을 열차에 올랐는데 당나귀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았다. 다행히 맨 앞 열에 빈 자리가 있어 스테판[각주:1]에게 창자 자리를 양보했다. 


대구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경. 비는 더 거칠어졌다. 패니어에 든 우산을 펼치고 당나귀를 끌고 대구의 골목을 어슬렁 어슬렁. 날이 갠다면 합천보까지 가서 두 세 시간 쪽잠을 잔 뒤  부산까지 야간비행을 할 생각이었다. 


빗줄기는 더 굵어졌다. 동성로 곡목을 당나귀와 함께 걷다가 허기가 몰려와서 예전에 아는 분과 같이 갔던 카페에 들었다. 나이가 들면 방향감각이 둔해지는 것일까, 한 시간을 돌고 나서야 그곳을 찾을 수 있었다. 


▲ 대구 동성로에 있는 리틀이탈리아(대구광역시 중구 공평동 45-1). 당나귀를 널찍한 비가림막 아래 세워 두고 해물파스타를 주문했다. 아담한 카페에서 노트북을 충전하고 몸을 말리는 사이에 먹음직스러운 파스타가 나왔다. 파스타가 내장으로 들어가자 엔진에서 달리자는 신호를 보냈다. 


파스타를 먹고 나서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 모처로 이동해서 커피를 마신 후 밤 늦게 지하철을 타고 후배가 살고 있는 대실역으로 갔다. 대실역은 대구지하철 2호선 서쪽 종점에 있다. 그곳은 낙동강과 가까운 곳이라 베이스캠프로 적당한 곳이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자전거여행과 4대강자전거도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후배는 박사논문을 마치면 외국에 자전거 일주를 계획하고 있던 터라 서로 죽이 잘 맞았다. 나는 작년에 4대강과 섬진강, 국토종주를 다녀온 이야기를 꺼냈다. 

 

"습지에 만든 2차선 고속도로, 마을과 문화를 소외시키는 루트... 4대강자전거도로는 문제점이 많다"고 논지를 이어가면서도 4대강에 설치된 보 때문에 자전거길이 불요불급한 애물단지로 취급받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도 이야기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논지는 이왕 만든 4대강 자전거도로를 제대로 활용하고 국가의 인프라로 개선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종주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척 혼란스러웠다. 습지를 보존하고 둑길을 활용한 지자체(담양군), 자동차가 잘 다니지 않는 국도나 농로를 활용한 사례(영산강), 폐철로에 명품 자전거길을 만든 지자체(남양주시), 이른바 라이더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길도 있었기 때문이다.  


후배와 두발족의 이야기는 12시가 넘어서야 마칠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 4시 반, 술이 덜 깬 상태로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고양이 세수를 마친 다음 차 안에 있던 당나귀를 깨워서 라이딩을 시작했다. 


작년 여름과 가을, 5대강과 국토종주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 라이딩은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했다. 도동서원과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다람재, 보 때문에 작은 하천이 강으로 변한 회강과 오광대의 발상지 밤마리마을, 길고 높은 고갯길에다 자전거에게 한쪽을 양보해서 박진감 넘치는 박진고개, 새로 난 산길 개비리길... 비록 12시간 200km를 달리겠다던 야심찬 계획은 실패했지만, 도전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즐거우면 그만인지 싶었다. 


이 이야기는 위대하신 가카 때문에 불혹에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주인공이 될 뻔한 한 라이더의 이야기이다. 

 


☞ 요약 


◈ 총거리 : 166km

 시간 : 13시간26분 (Apr 21, 2013  ::  5:10 AM - 6:37 PM) 

 경로보기 (Runkeeper)

 구글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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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서쪽에 있는 성서에 있는 후배 집에서 하루 신세를 지고 아침 5시10분 경 라이딩을 시작했다. 낙동강은 어둠에서 막 헤어나오려던 찰라, 습지를 잘라낸 고속도로 위에서 라이더는 새벽을 맞이 한다. 



다람재에 올라 도동서원을 내려다 보다


경북 고령과 현풍을 잇는 박석진교에 도착하자 갈림길이 나왔다. 박석진교에서 우곡교로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다. 하나는 박진교를 건너 현풍 시내를 지나서 다람재, 도동서원을 지나가는 길(23km)이다. 두번째는 박석진교를 건너지 않고 개진면(고령군) 청룡산 산길(2013.5월중 개통 예정)을 가는 방법이다. 


개진면 산길은 아직 개통이 되지 않았다는 표시가 있어 다람재 방향으로 당나귀를 몰았다.  작년에 현풍 전통시장에서 수구레 국밥을 먹었던 기억이 났다.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그냥 지나갔다. 


도동서원 근처에 몇 군데 밥집이 있지만 합천군 율지면 밤마리마을까지 약국,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현풍에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는 것이 좋다. 


강정고령보에서 다람재까지는 약40km, 다람재는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와 '현풍면 자모리' 사이에 있는 고갯길이다. 경사가 높고 시멘트 포장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당나귀로 업힐 하는 건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끌바를 시작하니 당나귀가 쾌재를 불렀다. 


끌바로 오르는 산길이라 힘들지만 대구에서부터 처음 산길이라 기분이 좋아졌다. 얼굴을 때리던 강바람도 없고 파괴된 습지를 봐야 하는 눈과 정신의 피로감이 들했다. 예전에 만든 산길을 그대로 오를 수 있어 자연에게 덜 미안했다. 


다람재는 끌바로 쉬지않고 오르면 10여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앞으로 고령의 구곡리와 옥산리, 왼편 아래쪽으로 도동서원을 감싸고 도는 낙동강 물줄기가 보인다.   


▲ 다람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도동서원과 낙동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느티골과 정수골을 잇는 다람재 아래에는 사림파의 거두이자 김종직의 벗이었던 김굉필 선생을 모신 도동서원이 있다.   


▲ 도동서원 입구에는 400년을 훌쩍 뛰어넘은 은행나무가 있다. 수월루를 지나 2) 환주문을 들어서면 3) 강학을 하던 중정당이 나온다. 예전에 수월루에 오르면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의 은빛물줄기를 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보에 막혀 갑갑하다.   


하마터면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주인공이 될 뻔


강정고령보에서 약 50km지점에 우곡교에 도착했다. 창녕합천보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는 송곡고개 방향(계속 직진)이지만 산길(일부 비포장)이고 미니벨로를 타는 게 힘들어서 새로운 길을 찾아보기로 하고 우곡교를 건너가고 말았다. 


사단은 여기서부터였다. 


Daum 위성지도를 검색해보니 '회천'은 넓은 모래사장과 얕은 물줄기가 보여서 자전거를 매고 건널 수 있다고 판단했다. 회천은 고령군 연리마을과 합천군 율지리 사이에 있는 하천(강보다는 작은 규모)이다. 


강을 건널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회천 상류로 당나귀를 몰았다. 회천을 잇는 작은 다리나 배 한척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월오리(경북 고령군 우곡면)까지 갔지만 깊고 넓은 물줄기가 펼쳐졌다. 


하천 건너 포두둑방(합천군 덕곡면 포두마을)이 손에 잡힐 듯 했지만 하천의 모습은 위성지도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대로 갔다가 고령읍까지 가서 산길을 둘러서 율지교까지 내려와야 할 판이었다. 그렇다고 다시 우곡교로 돌아가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다.


객기마을에서 객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위성지도상에 도하할 수 있는 곳에 도착하니 마찬가지였다. 모래밭은 온데간데 없고 깊고 넓은 강으로 변해 있었다. 하류에 있는 보가 물길을 막고 있다보니 강물이 이곳까지 올라온 것이었다. 드문드문 짙고 푸른 웅덩이도 보였다. 


심호흡을 하고 물에 젖을만한 것들은 패니어에 넣고 당나귀를 들쳐맸다.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홀몸이 아니라서 한발 한발 도둑발로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모래가 발목을 잡았다. 시원한 물이 발을 감쌌다.   


행복함은 잠시였다. 강을 절반쯤 건넜을까, 물빛이 짙은 곳을 지나가려고 한 발을 딪는 순간 마치 모래지옥에 사는 벌레가 개미를 끌어당기듯 균형을 잃고 수렁으로 빨려 들어갔다. 물이 목전까지 차올랐다. 당나귀는 죽을 듯이 소리를 지르며 허우적 거렸다.  


모래지옥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무릎을 굽혀 정강이를 발처럼 사용했고 다른 한 발은 수영 발차기를 했다. 패니어가 물에 잠길 듯 했다. 당나귀는 나중에 구하고 몸이라도 빠져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패니어 속에서는 12개월 할부로 구입한 맥북에어가 들어 있었다. 


기적과도 같이 건너편 모래밭에 닿았다. 강을 건너자 마자 당나귀를 모래밭에 던졌다. 숨을 가다듬기 위해 모래밭에 털썩 누웠다. 패니어가 방수라서 노트북은 물에 젖지 않았다. 물에 젖은 몸을 뉘이자 모래밭은 이불과 같이 푸근하고 따뜻했다.  


위대하신 가카 덕택에 깡충깡충 건널 수 있었던 하천은 강이 되어 있었고, 나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주인공인 머리가 하얀 미치광이 노인이 될 뻔 했다.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公無渡河 / 公竟渡河 / 墮河而死 / 當奈公何

임이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 임은 기어코 물속으로 들어가셨네 / 원통해라, 물속에 빠져 죽은 임 / 아아, 저 임을 언제 다시 만날꼬.



▲ 고령군 우곡면 월오리 299 번지에서 월오리, 그리고 도하... 짧은 순간이지만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저 강을 건너지 마시길 당부 드린다.   



▲ 낙동강 자전거 종주를 하는 분들은 흰색으로 표시된 산길을 이용하길 권한다. 다만 밤마리 마을(오광대 발상지)에는 전통식당, 음식점, 구멍가게가 있다. 우산농장 앞에서 밤마리 마을까지는 1.7km


밤마리 마을에서 만난 풍류를 아는 견공

  

지금 생각해보면 강을 건너지 않았더라면 밤마리 마을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강을 건너서 포두마을(경남 합천군 덕곡면)을 따라서 내려오다가 벽화가 그려진 마을에 당나귀를 세웠다. 


11시30분, 긴장했던 몸에서 먹이를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마침 작은 마을에 도착했고 그곳에는 옛 주막 형태를 갖춘 음식점이 있었다. 마당에는 잘생긴 풍산개 한마리가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주인은 아직 식사때가 아니라서 반찬이 변변치 못하다면서 소박한 밥상을 내왔다. 부침개가 맛깔스러워서 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주인은 견공께서 술을 잘 잡수신다는 해서, 먹다가 남은 막걸리를 한잔 올렸다. 그랬더니 정말 막걸리를 맛있게 잡수신다. 더 기가찬건 막걸리 보다는 맥주와 소주를 좋아한다고 한다. 


알고보니 이 견공께서는 멀리 부산의 모 술집에서 나고 자랐는데, 견공을 어여삐 여긴 주인장 따님이 데리고 왔다고 한다. 손님들이 재미로 줬던 술에 빠져 폐가망신할 뻔 하다가 이곳에서 치유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뭐든지 한번에 끊으면 탈이 나는 법. 소주를 2잔 정도 드시더니 잠에 빠져 노래를 부르신다. 알고보니 이곳이 밤마리 마을, 오광대의 고장이니 개도 풍류를 안다. 그러고보니 밤마리마을은 오광대[각주:2]의 발상지이다. 


▲ 견공께서 탁배기를 잡수신다. 탁주는 술이 아니고 밥이니 주인에게 일러 소주를 대령하라 하신다. 소주로 나발을 불더니 이내 꽃잠을 주무신다. 


▲ 1) 밤마리 마을은 우산마을(경남 창녕군 이방면)에서 율지교를 지나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있다. 2) 율지교에서 내려다 본 밤마리 마을, 이 마을에는 합천군에서 지은 초가집이 있는데 지금은 술과 음식을 파는 주막이 있다. 또한 풍류를 아는 견공이 살고 계신다.  3) 오광대 한 과장이 그려진 벽화에서 기념촬영 4) 회천으로 가는 길 (길 없음, 다시 율지교에서 우산마을로 가서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야 함)

 

길을 나눠쓰는 박진고개와 개비리길

 

강정고령보에서 박진고개까지 96km 약 8시간이 걸렸다. 박진고개(경남 의령군 낙서면)는 임진왜란 때 밀양부사를 지내던 박진 장군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박진감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좋을 만큼 높고도 길었다. 


박진고개는 엔진이 튼튼한 사람이 자전거로 완주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들다. 들머리에서부터 업힐 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당나귀와 함께 유유히 사진도 찍고 끌바로 고개를 올랐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 박진고개 정상에서 박진교까지 다운힐의 기쁨도 만끽했다.  


▲ 박진고개는 도로 한켠을 자전거와 나눠쓰고 있다. 중간 분리턱이 없는 게 아쉽지만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이런 국도를 자전거 도로와 연계한다면 예산도 절감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박진고개에 올라서면 적포에서 내려오던 낙동강 물줄기가 유어면 산에 막혀 굽어져 낙서면으로 흘러 내리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은 흘러 내리는 게 아니라 고여있다고 봐야 한다. 올 가을이면 적포교에서 박진교로 이어지는 또다른 길이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구간은 박진고개에 비해 완만해서 초보자들이 이용하기에 좋아 보인다. 



박진교에서 5km 강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푸른색으로 그어진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줄곧 노란색과 흰색 선만 보다가 푸른빛을 보니 눈이 시원해진다. 작년에는 고곡마을(창녕군 남지읍)리로 해서 남지읍으로 달렸는데 올해 (산길)개비리길이 개통되었다. 


개비리길은 창녕군 남지읍 용산마을에서 영아지마을 창아지나루터까지 이어진 옛길이다. 물가(浦:개) 위 벼랑(비리)으로 난 길이라 해서 개비리라 불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비포장 길이었는데 올해부터 황토색의 시멘트길로 만들어졌다.  


▲ 개비리길은 박진고개보다는 고도가 높지 않지만 소나무 숲 사이를 지나가는 터라 마음이 가벼워 진다. 양아지마을에서 시작해서 남지읍까지 약 9km.  


▲ 주황색 길은 낙동강자전거도로이고 붉은색은 트래킹족을 위한 길로 보인다. 주황색 길은 자전거로 30분 정도면 지날 수 있다.  


월래 모래밭이었던 남지벌은 공원으로 바뀌어 유체축제가 한창이었다. 유채꽃에 날아든 벌과 나비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남지철교에 이르자 오후 3시, 약 10시간 100km를 달려서야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보통 100km 정도 달리면 몸에서 몇가지 고통스러운 신호를 보내는데, 아마도 지옥 문턱을 갔다온 경험 때문에 작은 고통 정도는 몸에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남지읍에서 창녕함안보, 노리 고개를 지나서 작은 카페에서 당나귀를 멈춰 세웠다. 토스트가 맛있는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카페에 앉아서 언덕을 내려오는 차들을 지켜보았다. 오후 4시40분, 목표를 위해 달릴 것인 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갈 것인 지 결정해야 할 시간이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200km 돌파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내일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종일 네발 달린 의자로 앉아 있어야 하는 사무원으로서 모험을 감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본포교를 지나 낙동강자전거도로에서 벗어나 주남저수지로 가는 대산북로로 당나귀를 몰았다. 주남저수리를 경유해서 창원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 했다. 13시간반 166km. 패니어를 달고 미니벨로로 세운 나의 기록이었다.  

 

에필로그 : 본포교에서 창원으로 가는 길

▲ 자전거도 차로 분류되지만 자동차 함께 달리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에 되도록 자동차기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본포교에서 주남저수지를 목적지로 잡고 농로나 일반 국도를 이용하면 재미나고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에서 동읍으로 가는 30번 도로는 갓길이 좁고 자전거 길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에서 왼쪽 도로를 따라 가다가 판신마을-무점마을-무신교를 기점으로 농로와 둑길을 이용하면 안전하고 재미있게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동읍 45번길을 따라서 가면 용강마을로 이어진다.  



▲ 예전에는 용강마을에서 의창대로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했는데, 용강마을에서 만난 한 분이 신풍고개를 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의창대로에서 용강마을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는 현재 공사중인 것으로 안다. 


  1. 내가 당나귀라 부르는 짐승의 이름은 스페판(Stepan)은 스웨덴의 작가인 헬레나 윌리스2(Helena Willis)의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말 이름에서 따왔다. 스테판은 다혼 벡터X271-2011 종이다. [본문으로]
  2. 오광대의 유래와 발전과정 (밤마리 마을 알림판 요약) 다섯 광대가 탈을 쓰고 춤을 추고 대개 다섯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어 오광대(五廣大)라고 한다. 밤마리 마을에서 1.7km 떨어진 곳에는 소학산(489m)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서낭제를 올리는 등 민간신앙이 성행했다고 한다. 서낭제는 오방신탈춤과 조화를 이루었으며 인조 12년 (1635년) 나례도감이 폐지되면서 그에 종사하던 예인(광대) 일부가 이곳 포구 도시인 율지리에서 산대탈춤을 시연하여 오광대로 더욱 발전되었다고 추정한다. 한편 전설에는 350여년전 대홍수때 큰 나무꿰짝 하나가 덕곡면 밤마리에 떠내려와서 마을 사람들이 건져서 열어 보니 그 속에 많은 가면과 영노전 초권이라는 책 한권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탈을 쓰고 그 책에 쓰여져 있는 그대로 놀음을 하여 보았더니 마을에 재앙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탈을 쓰고 연극을 해왔는데 이것이 전파되어 동래, 수영야류(들놀음), 고성오광대 등 오광대로 불려지고 있다. 오광대는 산대가면극에서 나왔다. 산대가면극이 점차 연극으로 발전되어 가던 조선 인조 이후, 낙동강은 물자교통의 요지로 포구가 있던 율지(밤마리)에 전국 각지에서 여러 흥행단이 흘러 들어온 가운데 초계(경남 합천군)를 근거지로 광대일파가 형성되어 인근 고을로 전파시켰다고 한다. 경남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통영오광대), 제7호(고성오광대), 제73호(가산오광대)가 있다. 또한 마산오광대, 창원오광대가 복원중에 있다. [본문으로]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자전거 여행은 아방가르드

 

자유와 고독(Free & Lonely)을 주제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를 다녀왔다. 개막작 세밀레 워크를 관람하기 위해 창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통영으로 달렸다창원에서 통영까지 국도와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약 200 (88km). 옛 조상들이 말을 타고 출장을 가던 것처럼 나역시 아전이 되어 당나귀 스테판을 끌고 나선 것이다.


스테판(Stepan)은 스웨덴의 작가인 헬레나 윌리스2(Helena Willis)의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말 이름에서 따왔다. 스테판은 다혼 벡터X271-2011 종이다.  

 

스테판과 88km를 달려서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통영문화회관에 도착 인증샷. 개막작 '세밀레워크' 현장예매에 성공을 자축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남들이 보기엔 유별나다고 할 수 있지만,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한 나름 아방가르드(Avant-garde) 정신의 실천이라고나 할까.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것의 융합,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윤이상의 음악정신을 찾고자 했다. 어쩌면 윤이상이 말한대로 '거지 발싸개'일수도... 

 

제13회 통영국제음악제의 주제는 ‘자유와 고독’이다. 라이더는 길 위에서 고독하기도 하고 또한 자유롭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데올로기의 굴레에 갖힌 윤이상이 아닌 예술가 이상(ISANG YUN, 일식 이름)을 만나러 갔다. 


정치의 세계와 예술의 세계 사이에는, 통일운동가와 음악작곡가 사이에는 쉽게 건너뛰기 어려운 경계가 있다는 얘기다. 훌륭한 예술가가 반드시 훌륭한 정치가가 될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것은 훌륭한 정치가가 반드시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도 없고 또 될 필요도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 최정호(울산대학교 석좌교수), '()신화, ()정치화로 본 이응로와 윤이상', 신동아, 2008.11.1(통권590호)



스테판에 가방을 달다.

 

1) 오르트립 패니어, 2)~3) 프론트 랙 장착후 모습, 4) 훅과 프론트 랙 결합, 5) 캠핑을 위한 준비물 : 텐트, 매트, 우비, 여벌 옷(개막작 관람용 정장), 커피머신, 노트북, 충전기 등


당나귀 앞발에 짐꾸러미를 달기 위해 애를 먹었다. 프론트랙은 다혼 동호회에서 주문해서 구입했다. 프론트렉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브레이크(fore brake)를 분리, 헤드튜브(haad tube)와 포크(pork blade) 사이의 나사를 풀어서 프론트랙(front rack)을 결합하면 된다.

 

문제는 허브(hub) 위치의 큐알(quick release) 부분에 랙을 결합하는 데 애를 먹었다. 큐알 레버 위치를 조정한 후 겨우 나사를 조일 수 있었는데, 동봉된 나사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랙은 장착했고 이제 어떤 패니어(가방)를 달 것인가를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인터넷에서 살까 고민하다가 자전거 매장에 들렀다가 눈도장을 찍은 노란색 패니어를 골랐다. 이상처럼 독일에서 물 건너온 오르트림(Ortieb) 프론트 패니어 룰러 클래식(front roller classic).

 

오르트립 가방은 상단부 가방의 입구를 감은 후 버클 방식으로 닫는 데 사용버클을 연결하면 어깨끈으로 사용 가능하다. 뒷면은 가방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QL1 훅이 달려 있다원단은 전면 및 후면은  PD620 재질로 매끄러우면서 단단했다. 주행하다가 시멘트 벽에 긁힌 적이 있는데 광택처리가 되어 있어 표시가 잘 나지 않았다.


오르트립은 손잡이를 당기면 조임쇠가 자연적으로 벌어지면서 랙에 장착되고 손잡이를 놓으면 고정되는 방식이다. 상단과 중간 훅이 랙을 잡아주기 때문에 큰 충격 없이는 비포장길 주행을 하는데도 튼튼하게 붙어 있었다. 자세한 사항은 자전거 블로그 참고


공명판의 울림을 듣기 위하여 


12일 캠핑을 계획한 지라 가져가야 할 짐이 많았다. 최대한 줄인다고 생각했지만 통영 해변에서 캠핑을 할 생각이라 텐트 때문에 부피와 무게가 늘어났다. 또 개막식에 쫄바지를 입고 참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정장을 따로 챙겼다. 


패니어에 짐을 구겨넣고 난 후 진이 다 빠졌다. 바닷가에서 하루를 보내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던 이유는 이상의 음악적 모태가 되었던 공면판, 밤바다를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아버지는 종종 밤낚시를 하려 나를 데리고 가셨습니다그럴 때면 우리는 아무말 없이 잠자코 배 위에 앉아 물고기가 헤엄치는 소리나 다른 어부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소위 말하는 남도창이라 불리는 침울한 노래인데수면이 그 울림을 멀리까지 전해주었습니다바다는 공명판 같았고 하늘에는 별이 가득했습니다. - 윤이상 회고록 중에서


패니어에 최대한 짐을 맡기니까 가방이 가벼워졌다. 대신 당나귀가 제대로 구동할 지 걱정되었다. 랙만 잘 버텨준다면 편자(튜브)를 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 김홍도의 그림 편자 박기’. 랙을 달면서 제일 걱정이 펑크가 났을 때 편자를 때우는 일이다. 랙과 허브를 결합하는 나사가 고장나서 편자를 교환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김홍도의 그림 편자박기의 그림처럼 고통이 엄습해 온다. 


■ 주요경로

창원 – 삼동로 – 창곡삼거리 – 봉암다리 – 무역로 자전거길 – 수출 – 해안대로 – 마산어시장 – 마산여객선터미널 – 월영교차로(경남대학교 앞– 밤밭고개길 – 남해안 대로 갓길 – 동전고개길 – 태봉휴게소남해안대로 옆길 – 입곡지하차도 – 삼진의거대로 – 진동면 – 삼진의거대로 – 암아교차로(좌회전– 회진로(77) – 창포마을 – 당항포오토캠핑장 – 배화교(공룡조형물– 화산2(좌회전– 갯벌 매립현장 – 동해로(1010) – 거류면(고성군– 안정로(77) – 황리사거리 – 적덕삼거리(좌측– 덕포로 – 덕포교 (좌측 해안길– 죽림해안로(자전거도로– 세종어린이집 – 지하차도 – 기호로(갓길 좁고 위험구간– 남해안대로(14, 갓길– 미늘삼거리 – 통영해안로 – 통영시청 – 통영문화회관(통영국제음악제– 강구안(프렌지 무대– 도천테마공원(윤이상 기념관– 해저터널 – 도남로(1021) – 윤이상국제음악당(금호마리나리조트)

■ 거리 : 88km / 시간 : 7시간 (평균 4:50min/km

■ 경로 :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159605251

■ GPS/구글맵 다운받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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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의 말고삐를 당겨야 했던 이유


경치가 좋으면 말고삐를 당기고 말에서 내리는 게 상춘객의 자세랄까. 봄이 무르익은 나무와 바다를 주마간산 격으로 볼 순 없었다. 이상의 음악정신에서 자주 언급되는 '정중동'의 자세랄까. 


이상에게 영감을 준 미국의 전위예술가였던 존 케이지처럼 라이더도 때론 길에서 페달을 멈추고 침묵이 필요한 법이다. 이상의 음악을 처음으로 접한 20대초에 현을 긁어대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연주가 소음으로 들렸던 건 고정관념에 사로잡혔던 까닭이 어쩌면 침묵의 미학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악보에 난무하는 수많은 음표들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단아함즉 ‘정동중(靜中動)의 인상에 대한 신비감이다이점이야말로 윤이상의 한국인나아가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고 우리가 공유해야할 문화적 가치이다. - 홍은미(윤이상평화재단 상임연구위원)


▲ 3월22일, 창원은 벚꽃이 한창 물이 오르고 있었다. 1) 봉암다리로 가는 길에 핀 벚꽃, 2) 마산 해안로에 단장된 자전거 도로, 3) 밤밭고개(경남대 근처)에 만들어진 꽃벽


좋은 경치에서는 페달의 멈춤, 정중동이지만 나쁜 길에서는 활주(Glissees)의 용기가 필요하다. 이상의 음악으로 표현하자면 현의 실험이다. 활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된다. 


밤밭고개(경남대학교에서 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진동으로 넘어가는 길은 갓길을 이용해야 하고 우회전 차량을 피해서 1km 달려야 한다. 내리막이라 자동차들도 활주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1) 밤밭고개 언덕에서 신호를 잘 보고 건넌 후(횡단보도 없음) 통영방면 도로 갓길을 이용한다. 2) 1km 내려오면 우측으로 빠져서 고가차도(현동교차로) 아래 오른쪽 언덕길을 오른다. 3) 동전고개를 올라 박차를 가하면 태봉병원까지 신나게 다릴 수 있다. 4) 태봉병원에서 내려와서 굴다리를 지나가면 진동으로 가는 옛날 도로가 나온다.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새로 만들어진 길로 가기 때문에 이 길은 한산하지만 갓길이 없기 때문에 역시 정신줄은 놓지 말아야 한다. 


자전거가 가기에는 위험한 길, 그렇다고 둘러 갈 수도 없는 공간은 라이더에게 암흑과 같다. 예술가 이상에게 동백림사건이 사선을 넘은 경험과 같은 잔혹한 환경은 라이더를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예술과 이데올로기의 경계를 활(도구)로 활주하기 위해서는 라이더의 직관과 튼튼한 엔진이 필요하다.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Luise Rinser)와 대담 《상처받은 용 Der verwundete Drache(1977)에서 이상은 자신의 삶을 잘 표현한 작품이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1975, 1976)'이라고 밝힌다.  


첼로는 A음에 도달하지 못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G#음의 한계를 넘어 A음을 추구하는 예술가의 열정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이로 인해 '상처받은 용'처럼 고통 속에 신음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 표현한 것이다.  - 김윤태(고려대 교수), '상처입은 용 - 윤이상의 삶과 예술', 프레시안, 2009.10.31



길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유와 고독 


진동면을 지나면 첫번째 교차로에서 왼쪽 길을 따라서 해변길(회진로 1002)에 접어들자 스테판이 스스로 날뛰기 시작했다. 도로에서 정신줄을 꽉 당겼다가 바다를 보자 시위를 놓자 튕겨나가는 화살과 같다.  


진동에서 당항포 고성공룡엑스포 전시관을 지나 배둔면(고성군)까지 약 20km 아름다운 길이 펼쳐진다교차로가 나오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바다쪽으로 가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한국의 남해안다운 길, 이상이 추구한 자유와 오브랩 된다.  



 1) 당항만으로 빨려들어가는 바닷길에서의 자유, 2) 손에잡힐 듯 가까이 있지만 바다로 인해 건너지 못하는 자유, 3) 통영으로 바로 갈 있지만 덕포리를 둘러서 갈 자유, 4) 그리고 죽림 해안로에서 쉬어갈 자유


라이더는 길 위에서 자유로울 때도 있지만 고독할 때가 있다. 혼자여서가 아니라 자연의 파괴를 담보로 만들어진 길 위에서 달려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4대강 자전거도로를 달릴 때 고독의 고통은 극한에 이른다. 고독 자체를 마신다면 '독배'가 되지만  사회적 현실과 개인적 자유와 섞어 마시면 마음의 '약'이 된다.  


윤이상이 유럽에서 작곡한 100여 곡이 넘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동양의 사상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동양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의 만남, 국제적 성격을 띤 현대적인 것과 고전성의 융합을 추구하고 있다. 부분 속에 이미 전체가 반영되어 있고, 변형에서의 고유성을 추구하는 정중동(靜中動)은 그의 음악적 이상을 보여주는 핵심내용이다. - 김승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통영국제음악제 운영위원)



 1) 고성 공룡엑스포 행사장(당항포 오토캠핑장)을 지나서 해안도로를 달리면 용 조형물이 있는 다리가 보인다. 2) 다리를 건너서 왼쪽 해안도로를 달리면 마암면과 거류면 사이의 바다를 메우는 공사현장이 나온다. 3) 당항만(바다)이 메워지면서 통영으로 가는 거리가 가까워지는 이점도 있지만 썩어가는 갯벌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4) 멀리 보이는 산 아래가 고성읍, 간척지가 만들어지고 있어 둘러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줄어들었지만 굽이 굽은 바닷길을 둘러가는 재미가 사라졌다.


이상 음악의 공명판, 통영 


경남 통영은 문화예술의 고향이다. 한려수도 품 안에서 많은 문화예술인이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삶을 보낸 통영은 이상에게 각별한 도시이다. 물론 태어난 곳은 산청이고 현재 그의 공식 국적은 독일이다. 

“나의 음악은 조국의 예술적, 철학적, 미학적 전통에서 태어났고, 고향은 나의 창작에 다시없이 귀중한, 정서적인 원천이 되었으며 조국의 불행한 운명과 질서의 파괴, 국가권력의 횡포에 자극을 받아 음악이 가져야 할 격조와 순도 한계 내에서 가능한 최대의 표현 언어를 구사하려고 했다 -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 <상처받은 용>


▲ 통영국제음악제의 주요 연주는 남망산조각공원이 있는 통영문화회관에서 이루어진다. 하반기(11.2~10)에 열리는 윤이상음악콩크르는 완공을 앞두고 있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작 '세밀레 워크' 무대인사.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초연된 이번 공연은 바로크 악기로 들려주는 실험적인 음악과 패션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쿠튀르 의상과 연출을 맡은 루드게르 엔겔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레치타티보 부분 중간에 솔리스트들이 외마디 말이나 비명을 내지르고, 아콤파냐토 부분에서 앙상블은 고(음악 고유의 소리를 전자 기계음으로 뒤틀어 놓는 식의 다양한 변주는 지루하기 마련인 바로크 음악에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덕분에 극에 대한 몰입도 또한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김두천(경남도민일보 기자) 기사보기 


<세밀레 워크>는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커튼콜을 일곱 번 이상 받았다. 기존의 클래식 장르를 해체하고 실험하는 것, 무엇보다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것 이외에는 윤상 음악세계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클래식 공연장에 일반 관객의 비율이 크지 않는 현실에서, 이번 개막작은 페스티벌로서의 가치는 있다고 평가한다. 대중의 요구와 현대음악의 실험이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상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을 '직접성(Unmittelbarkeit)'이라 했다. 


현대음악에 관해서 윤 선생한테 자주 듣던 말로 두고두고 생각나는 대목은 모든 지역의 음악이 현대음악에 대해선 직접성(Unmittelbarkeit)을 갖는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은 명언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윤 선생의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음악의 세계가 유럽인에게 이해되고 소통되는 통로를 열 수 있었음을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현대음악의 세계를 나 같은 문외한도 어림짐작으로나마 가까이 해볼 수 있게 한 말이기도 했다. - 최정호


▲ 통영국제음악제의 또다른 실험무대 프린지페스티벌. 젊은 음악인들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연주가 통영의 봄바다에 울린다. 올해는 윤이상기념관, 동피랑 등 거리 곳곳에서 열렸다. 


상처받은 용(Der verwundete Drache)을 찾아서



오후 5, 창원을 출발해서 통영까지 약 7만에 처음으로 용(ISANG YUN)과 대면했다. 지도상에는 도천테마공원이고 거기엔 윤이상메모리홀 또는 윤이상기념관이라 불리는 그곳에 용이 서 있었다. 개막작 공연 시간인 두 시간 넘게 남아 있는 시간, 초등학생들이 쏜 비비탄 총알이 하늘을 윙윙 날고 있었다.


윤이상기념관 앞 뜰에 있는 용 앞에 스테판을 세웠다. 윤이상이 그랬던 것처럼 이상에 대한 우상숭배가 아닌 그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또한 세계적인 브랜드인 그의 이름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다.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에서 '동백림사건'이 조작임을 밝혀졌지만 윤이상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뜨거운 감자다. 세계적인 브랜드 윤이상의 이름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흔적을 통영에서도 만날 수 있다


▲ 윤이상기념관 전경. 야외공연장과 전시실 그리고 통영바다를 건너지 못한 그의 꿈을 이어주는 다리가 놓여져 있다. 전시실에는 유럽에서 초기 작품인<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1959) 친필 악보와 그가 사용하던 첼로,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활주하는 첼로와 그의 흉상. 첼로 옆에 흉상이 전시된 이유가 궁금했다. 윤이상은 오사카 음악대학에서 첼로를 배웠고 젊은 시절 첼로 연주가로 활동했다는 사실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안내문에는 이상에게 첼로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되어 있다. 1층에서 그의 첼로곡 활주(Glissees)가 담긴 음반을 사서 동기화 시키는 데 몇 시간이 걸렸고 그리고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를 꿈꾸다 감옥에 갇힌 예술가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곡이죠. 2003년 통영에서 열렸던 경남국제음악콩쿠르에 출전했을 때 본선곡으로 준비했었는데요참가자들 중에 이 곡을 준비한 사람은 저 혼자뿐이더라고요지독한 난곡(難曲)이에요윤이상 선생의 역경과 정치적 고난이 생생하게 담겨 있죠그런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자기 삶을 음악에 온통 쏟아붓는….” - 고봉인 (첼로리스트)


▲ 이상 음악의 모태가 되었고 평생 그리워했던 공명판(바다)을 보기 위해 해저터널을 통과했다. 이상이 1963년 북한을 방문할 때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보기 위해 들어가는 갔던 때와 느낌이랄까.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해저터널은 일제가 만든 토목공사에 불가하다. 습하고 어둡고 침침했다.  동백림사건으로 투옥된 이상의 사신도의 주작, 현무, 청룡, 백호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마주(영상)>와는 달랐다. 통영국제음악제와는 상관없는 대중가요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 근처에서 내려다 본 통영바다. 일본 방문시에 통영의 앞바다를 먼 발치에서나마 보기 위해서 배를 타고 남해안 근처까지 오기도 했다고 한다. 죽기 전에 고향땅을 밟고 싶어하던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명판 곁에서 잠을 자겠다던 나의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통영에서 공식적으로 바닷가에서 텐트를 칠 수 있는 통영공영해변(통영국제음악당 아래)이었지만, 바람이 세고 파도가 모래사장을 넘어올 것 같았다. 


개막작을 보고 난 후 통영시장에서 술을 마신 후 지인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주인은 멀리 가고 없고 '군자'라 녀석과 고독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이상이 봤더라면 분명 '거지발싸개'라 했을 옷을 입고 있는 녀석과 한 이불에서 동침을 한 것이다. 꿈에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파이가 나왔다. 


오늘날 한국에서 윤이상 상()은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때로는 신비화하기도 하는 왜곡을 보게 된다. 사람이 죽으면 신이 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죽은 사람의 얘기는 곧잘 ‘신화’가 되는 것을 우리는 흔히 경험한다. 그건 그것대로 나쁠 것이 없다. 신화는 국가공동체의 유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공동체, 아니 무릇 인간공동체의 유지에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언제나 단순한 인간 ‘현실’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존재이기에 말이다. - 최정호


▲ 나의 품을 파고든 '군자'


음악여행을 마치며 다시 첼로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각자가 다를 수 있고 그것 또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번 여행에서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를 묻고 언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올해 시월에 열리는 윤이상음악콩크르에 다시 오겠다는 개인적 약속을 하면서 글을 마친다. 두발이면 충분하다!!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주요경로 : 창원(시외버스터미널, 창원중앙역)-운동장사거리-창곡삼거리-신촌광장사거리(현대자동차서비스)-장복산교차로-장복산길-마진터널-장복산조각공원-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여좌천-북원로터리-남원로터리-속천항-진해루-경화시장-경화역-세화여자고등학교-안민고개-창원대로

거리 : 40km(백리) ※ 경로보기(Runkeeper)

시간 : 5시간 40분

구글/GPX 로그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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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이모티콘은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가 있는 대략적인 위치임. 군항제 기간에는 누비자도 경쟁이 치열해서 이용하기가 힘듬. 이용료는 하루 천원(2시간)이며, 만약 더 오래 타고 싶다면 진해 중앙시장 근처에 있는 자전거 대리점에서 대여하는 방법도 있음. 


난리 벚꽃장으로 유명한진해군항제’(4.1~10)가 막이 올랐다. 진해는 26만여 그루의 벚나무가 도시를 수놓고 있어 이맘 때면 진해 시내로 몰려드는 상춘객으로 몸살을 앓는다벚꽃을 보러 왔다가 사람에게 치였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


기차나 버스 사정도 마찬가지다. 기차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고, 버스는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다. 다행히 올해는 마산역에서 창원역(창원중앙역 아님)을 경유해서 진해역으로 가는 관광열차가 다닌다고 한다. 



기차에 자전거를 가지고 오는 방법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가까이서 벚꽃을 구경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교통수단은 단연자전거'. 창원은 자전거수도라 불릴 정도로 자전거도로 조성이 잘 되어 있다. 창원대로에 있는 벚꽃은 진해 벚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창원시에서 진해로 자전거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산을 넘어야 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코스는 장복산길을 경유해서 안민고개로 넘어오는 백리(40km) 벚꽃길이다. 안민고개를 넘기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안민터널(터널 안 자전거 전용도로 있음)을 이용하면 된다.  

 

문제는 어떻게 창원으로 자전거를 가져올 것인가?  접이식자전거(로드바이크, MTB 등 접어지지 않는 자전거는 열차에 합법적으로 실을 수 없음)는 기차에 실을 수 있기 때문에 기차를 이용해서 창원중앙역으로 와서 여행을 시작하면 된다. 창원중앙역에서 진해로 가는 방법은 창원시내를 지나서 장복고개, 안민고개 또는 안민터널로 가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만약 자전거 초보자인 경우 마산역, 창원역(창원중앙역 아님)에 내려서 군항제 기간에 운행하는 관광열차를 갈아타거나 서울에서 운행하는 임시관광열차(무궁화, 하루 26회 운행)를 이용해서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면 된다. 


만약 관광열차표를 못 구했다면 KTX로 창원역(창원중앙역 아님)이나 마산역으로 와서 벚꽃관광 순환열차로 갈아 타면 된다. 마산역을 출발해서 진해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하루 7차례 운행한다


☞ 실비단안개 블로그 : http://blog.daum.net/mylovemay/15534015



▲ 경화역을 지나가는 기차(3.16일). 진해는 창원에 사는 라이더의 성지로 불린다. 진정한 라이더라면 군항제 기간 전후로 오는 게 더 좋다. 꽃비가 그치고 나면 사람들과 차들이 빠져나간 그 길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다.


버스에 자전거를 가지고 오는 방법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중에서 자전거와 가장 친한 건 버스다. 버스의 짐칸에는 접이식자전거, 미니벨로, MTB,  로드바이크 등 대부분의 자전거를 무료로 실어 준다. 간혹 짐이 많거나 여러 라이더가 함께 이동할 경우에는 버스 기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게 예의다. 


버스를 타고 올 경우 창원시외버스터미널이나 진해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휴일의 경우 진해 진입로 정체가 심하므로 창원시외버스터미널, 마산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라이딩을 시작하는 게 좋다.  


부산에서 오는 분들은 하단에서 용원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와서 용원에서 진해 시내로 이어지는 해안도로(25km)를 라이딩 하면 좋다. 최근 해안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STX-오리엔탈정공 구간을 제외)가 만들어져서 가족과 함께 자전거 타기에 좋다. 



무슨 벚꽃길이 100리나 되는가? 


마산 창원 진해가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창원에서 진해 다시 창원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잡으면 100리(40km)에 이른다. 여좌천, 경화역 등 진해의 명소는 보행하는 사람들과 보조를 맞춰 끌바로 이동하는 게 좋다.   자세한 내용은 이윤기, 바람흔적님의 의 블로그의 글을 참고.

☞ 이윤기 블로그 : http://www.ymca.pe.kr/1672

☞ 바람흔적 블로그(진해 골목길 투어) : 

http://neowind.tistory.com/trackback/1041


 

※ 정신줄 놓으면 큰일나는 코스(Warning) - 장복고개 진입 코스 

장복고개(마진터널)로 넘어가는 코스 중에서 주의해야 할 구간이 있다. 약 1km 구간동안 갓길을 이용해야 하고 자전거 신호등 구간도 감시카메라가 없어서 차들이 신호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위를 잘 살핀 후 건너야 한다. 초보자, 어린이와 노약자는 이 코스를 가지 않는 것이 좋다. 

1. 창원(양곡동) 현대자동차 서비스 신호등을 지난다. 2. 양곡교회를 지나 자전거 전용차로를 타고 가다가 육교를 건넌다. 3. 육교를 내려와서 오른편으로 갓길을 이용해서 4번의 자전거 신호등이 나올 때까지 진해 방향으로 직진한다. 4. 교차로에서 자전거신호등을 누르고 녹색불이 들어오면 회단보도를 건너 장복고개로 진입.


▲ 장복산길(장복고개)은 마진터널까지 대략 2km. 사진에서 왼쪽 도로(진해대로)는 자전거로 가면 안 된다. 오른쪽 길은 옛날 진해와 창원을 오고가던 장복산길이다. 길이 구불구불해서 평소에는 자동차가 잘 다니지 않지만 군항제 기간에는 벚꽃을 보려는 차량들이 다니기 때문에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     


▲ 진행하던 방향에서 반대편에서 바라본 장복산 - 진해 내수면생태공원에서 장복산 방향의 사진(출처 : 김은영 교수). 마진터널을 지나면 하얗게 물이 오른 진해가 보인다. 장복산 길을 따라서 내려오면 장복산조각공원-내수면생태공원-여좌천 순으로 냇물이 바다로 가듯 라이딩을 하면 된다. 


▲ 진해 장복산 공원. 장복산 공원은 조각공원과 편백, 소나무 산림 휴양을 할 수 있는 쉼터다. 마진터널을 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임도(하늘마루길)가 있는데 MTB 코스로 유명하다. 장복산공원 도로를 따라서 교차로에서 직진하면 내수면 생태공원과 여좌천이 나온다. 


▲ 자전거로 진해 벚꽃장을 구경해야 할 이유는 가보면 금방 알게 된다. 군항제가 시작되기 전인 3.30일에 이미 진해로 들어가는 입구는 주차장으로 변해서 차 안에서 보내야할 시간이 많아지고 짜증도 그만큼 늘어난다. 자전거로 장복산 고개를 넘어오는 수고에 비하면 라이딩의 기쁨은 배가 넘는다.


▲ 여좌천 벚꽃은 이미 만개했다. 군항제 기간에는 꽃비가 내릴 것 같다. 부산에서 오는 부부 라이더를 맞이하기 위해 집에서 커피와 빵을 실어 왔더니 패니어가 빵빵해졌다. 


▲ 진해 속천항. 알 수 없는 이유로 멈춘 도선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거제(칠천도)를 오고가던 배가 운항을 중단했다고 한다. 거제로 낚시와 라이딩을 하던 사람들의 유용한 교통수단이 없어져서 안타깝다. 


▲ 경화시장 40년 할매국밥에서 점심. 용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잉꼬 부부와 함께 경화시장을 찾았다. 경화시장에는 김밥, 국수, 수육을 파는 맛집들이 몰려 있다. 개인적으로 국적불명의 노점에서 식사를 하는 것 보다는 경화시장이나 중앙시장에서 제대로 된 흡입을 추천한다. 


▲ 개인적으로 가장 진해답다고 여겨지는 풍경이 있는 장소. 경화역에 몰린 사람들을 피해서 골목길로 접어들면 진해를 낮은 곳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이름 모를 무덤이지만 이곳은 볕이 좋은 조명 아래 나비들이 진해만을 배경으로 춤을 춘다. 일주일이 지나면 진해 벚꽃은 모두 바다로 간다. 


▲ 경화역에서 철길 따라서 세화여자고등학교를 지나면 막다른 골목이 나온다. 창원에서 출발한 기차가 진해로 들어오는 터널이 있는 곳이다. 기찻길 옆으로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두 노인에게 '동행'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 진해항 제2부두(풍호동)에서 조망한 진해 시내와 산세. 진해는 군사도시이기 때문에 고도제한으로 산 아래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낮고 아담한 건물이 대부분이다. 바다와 산이 어울어져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있어 진해를 한 번 찾게 되면 그 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장복산을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안민고개 길은 보통 라이더들도 30분, 초보자는 40분이면 충분히 안민고개를 오를 수 있다. 자전거는 끌바라는 매력적인 기술이 있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마시길~  


▲ 안민고개를 오르는 잉꼬부부 라이더. 미벨의 귀족이라 불리는 브롬톤을 타고 안민고개를 오르고 있다. 군항제 기간에는 차량이 통제되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에 좋다.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이 빵빵 거리며 사납게 운전하는데, 전문 라이더라면 절대로 쫄지 말고 당당히 타고 가길 바란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는 차도에서는 자전거도 당당히 차도를 이용할 수 있다. 법 상으로는 오른쪽으로 최대한 붙어서 가야 한다. 라이더의 엔진에 무리가 왔거나 힘이 든다면 보행자를 위한 데크로 끌바를 하면 된다. 



▲ 안민고개 2/3 지점에 카페가 있는데 카페 옆으로 드림로드(안민고개-소사-용원)는 용원까지 이어진다. 미니벨로나 로드바이크는 도전하지 않는 게 좋다. 


  창원대로를 달리며 환호하는 잉꼬 라이더. 안민고개를 내려오서 창원대로까지 3.4km. 창원대로는 전국에서 유명한 넓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벚꽃이 어울어져 자전거 수도에 왔다는 느낌을 만끽하게 된다. 부산에 사는 두 부부는 창원이 너무 좋다며 부럽다고 했다. 


▲ 창원대로 오른쪽(창원시외버스터미널 방향) 길을 달리다 보면 큰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창원폴리텍대학 벚꽃길은 유명하다. 하지만 그곳은 복잡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공원이 있으면 쉬었다 가면 된다.  

 ▲ 창원시청에 도착하자 정확하게 40km, 백리 벚꽃길을 달린 셈이다. 잉꼬 라이더는 하루 더 창원에서 묵은 후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날아갔다. 


▲ 자전거 타고 창원에 오면 추천하는 곳이 있다. 카페 하우(왼쪽, 창원 용호동)와 재즈클럽 몽크(오른쪽, 창원 상남동)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하우에서는 커피 한 잔당 500원 할인해 준다. 뭉크는 재즈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토요일에는 지역의 실력있는 인디밴드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 라이더를 위한 노래 '그냥 랄라라 - 바나나코





안전하고 즐겁게 타기 위해서 고쳐야 할 곳


▲ 앞에서 말한대로 창원 양곡동에서 장복산길을 가기 위해서는 오른쪽 갓길로 가야 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산 허리에 좁은 수로가 만들어져 있다. 수로에 덮개를 덮은 후 자전거와 보행자가 지나다닐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새롭게 길을 내는 것보다 있는 시설을 활용하면 비용과 환경피해를 줄일 수 있다. 


ps. 부산에서 진해 오는 방법

 

부산 부전역에서 진해로 바로 가는 기차가 없기 때문에 중간에 환승을 해야 한다. 부산에서 진해 시내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새벽에 일찍 출발해도 12시 가까이 되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1) 하단에서 녹산이나 용원까지 마을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2) 용원에서 해안도로(자전거 전용도로 있음)를 타고 진해로 들어온다. 

3) 엔진이 강한 사람은 안민고개를 넘어서 창원대로 벚꽃을 구경한 후 창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가는 버스를 이용한다. 단, 체력이 약한 사람은 진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탄다. 


▲ 1. 진해 행암 해변 자전거 전용도로 2. 수도 자전거 도로 3. STX 뒷길 자전거 도로. 원래 이곳은 STX 노동자들이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곳인데, 자전거 도로가 새로 생겼다. 물론 STX와 오리엔탈정공 도로에 자전거도로가 있지만 폭이 좁아서 주의해야 한다. 4. 부산에서 용원을 지나서 웅1동 용마현대주유소에서 내륙방향으로 직진하면 웅동 시내가 나온다. 거기서 소사마을(김달진 문학관), 김씨공작소 등을 보고 나오면 좋다.


  "두 발이면 충분하다" 모두들 안전한 라이딩 하시길~ 끝.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역사와 상상이 만나는 길에 서다


31() 공휴일, 3일간의 연휴는 직장인에게 흔한 기회가 아니다. 제주도로 자전거 캠핑 가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배와 비행기 모두 자리가 없어서 경남 창녕과 밀양 산길을 타는 루트를 잡게 되었다.

 

길 이름은3.1 의열단[각주:1] 루트 정했다. 일제시대 경남지역에서 제일 먼저 3.1운동이 일어난 지역이 창녕군 영산면이고 창녕과 산 하나를 사이에 둔 밀양은 항일무장투쟁의 선봉이었던 의열단 전사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3.1의열단 루트의 백미는 영취산(739m) 화악산(926m) 산길이다각각 이십 리(8km) 거리에 표고차는 250~310m다. 영취산 심명고개, 화악산 봉천재는 옛날에 밀양과 창녕을 오고가는 지름길이었다. 


창녕에서 소를 팔고 넘어 오다가 고개에서 도둑 만났던 이야기, 나물을 캐러 갔다가 호랑이를 만났다는 등 숱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거기에 더해서 의열단의 대장이었던 약산 김원봉이 창녕에서 고향인 밀양으로 돌아왔던 1945년을 떠올리며 역사를 자전거로 그 길을 달려본다.


평범한 임도지만 역사적 현실과 개인적 상상이 더해지면 무척 재미있고 의미있는 길이 된다. 물론 하루에  고개를 넘으려면 의열단처럼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다.    


김원봉은 1945 123 2진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그는 창녕을 지나 고향인 밀양을 방문하는데, 당시 밀양에는 10여명의 인파가 운집하여 그를 열렬히 환호했다. 1946 226 창녕을 거쳐 밀양으로 돌아온 박차정 열사의 골을 밀양 부북면 제대리 송악 공동묘지에 안장한다. - 약산 김원봉 평전』중에서 

의열단원들은 마치 특별한 신도(信徒)처럼 생활하였고, 수영·테니스 밖의 다른 운동을 함으로써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자기네들의 특별한 임무에 알맞은 심리 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오락도 하였다. 그들의 생활은 명랑함과 심각함이 기묘하게 혼합된 것이었다. 언제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으므로, 생명이 지속되는 마음껏 생활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멋진 친구들이었다. 의열단원들은 언제나 멋진 스포츠형의 양복을 입었고, 머리를 손질하였으며, 어떤 경우에도 결벽할 정도로 아주 깨끗이 차려 입었다. - 님웨일즈아리랑중에서


베이스캠프로는 미르피아오토캠핑장(밀양시 하남읍 백산면)이 좋다


최근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 대규모 캠핑장 만들어졌다. 여름에는 그늘이 없기 때문에 , 가을에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면 좋다. 캠핑장에서 출발해서 돌아오면 100km, 새벽 일찍 출발하면 저녁에는 도착할 있다.

 

3.1의열단 루트 장장 100km 주요 지점은 다음과 같다.

 

GPS 궤적보기(Runkeeper)

GPS 궤적보기(Wikiroc)

오토캠핑장-낙동강 자전거도로-창녕함안보-남지-영산면(영산만년교)-옥천면(노단이저수지)-영취산 산길(심명고개)-청도면 조천리-고법리-요고리-화악산산길(평밭마을)-부북면 위양리(위양저수지, 밀양연극촌, 박차정열사)-밀양시(밀양독립기념관, 김원봉-윤세주 생가터, 영남루)-밀양강-낙동강 자전거도로-오토캠핑장

구글어스파일 :  uiyeoldan-organization-for-the-independence-of-joseon-route.kml 


영취산 루트는 창녕군 옥천면에서 밀양시 무안면 고라리(사명대사 생가터) 청도면 조천리로 넘어가는 산길로 나뉜다. 화악산 산길을 타려면 청도면 조천리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 노단이저수지에서 조천저수지까지 8km, 표고차 250m 이른다. 시간이 없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고라리로 내려와서 무안면에서 30 국도를 타고 본포교까지 와서 캠핑장으로 돌아가면 된다.

** 화악산 루트는 청도면 요고리 안곡마을회에서 부북면 위양리까지 8km(표고차 307m) 이른다


미리 알고 가면 힘나고 유익한 지식창고 

-아리랑, 웨일즈, 조우화 옮김동녘, 1984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문학과지성사, 1995

-약산 김원봉 평전, 김상웅, 시대의창, 2008

-약산 김원봉, 이원규, 실천문학사, 2005

-영화 아나키스트, 유영식감독,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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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연재기사 :

 1) 석정.약산, 중국에서 독립운동 덩치, 힘 키우다

 2) 밀양 내이동 같은 동네에서 태어난 두 열사  




낙동강 바람을 맞으며 영취산 심명고개에 오르다



▲ 봉하마을에서 날개를 달다. 창원에서 베이스캠프로 가기 전에 진영을 지나 봉하마을에 들렀다. 친환경 봉하쌀로 만든 국밥과 에너지의 원천인 봉하막걸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많아서 테마식당도 만원이었다. 대기표를 받고 먹어보긴 처음이다


▲ 영산으로 가는 국도. 베이스캠프에서 안동댐 방향으로 낙동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올라오면 창녕함안보가 나온다. 보를 건너지 말고 낙동로 방향으로 직진하면 영산으로 가는 국도를 이용할 수 있다. 출출하다면 도천면에서 유명한 순대국밥을 먹어도 좋다.


영산 만년교(靈山 萬年橋). 영산면 중심가에 하천(동천)에 놓여진 만년교는 1780년 정조시대 백진기에 의해 축조되었다. 총길이 13.6, 3미터에 이른다. 물 흐르듯이 화강석을 다듬고 쌓은 이 석교는 보물 564호로 지정되어 있다.


3.1민속문화제가 열리는 놀이마당. 1919 3.12일 구중회를 비롯한 24인의 결사대가 영산 남산봉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킨 것을 기념하여 매년 민속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제 제25호 영산쇠머리대기, 26호 영산줄다리기가 이곳 놀이마당에서 펼쳐진다.


▲ 짬뽕으로 유명한 옥산반점(경상남도 창녕군 계성면 362-2 055-521-3078). 화왕산과 영취산 가운데 있는 옥천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작은 중국집이 있다. 잘게 썰은 돼지고기와 진한 짬뽕국물이 일품이다.


▲ 달과 별이 있는 노단이 저수지. 옥천저수지, 화왕산 매표소를 지나서 노단이 마을방향으로 가다 보면 저수지가 나온다. 날이 어두워져 비박장소를 찾지 못해 저수지 위에 있는 산불감시초소에 하루를 묵었다. 한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산에서 내리치는 바람을 막아주고 밤하늘 별을 볼 수 있는 4성급 호텔에 버금갔다. 고라니가 우는 밤 10시경 고개를 돌리자 영취산 자락에서 둥근 달이 떠올랐다. 숙소로 허락해준 할아버지께 보답하고자 막걸리 2병을 남겨놓았다.


▲ 심명고개 아래에서 뒤돌아본 영취산 산길. 멀리 보이는 산은 화왕산이다. 노단이 저수지에서 심명고개까지는 천천히 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는 길에 계곡(사방댐)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다.


▲ 심명고개는 영취산 자락에 있으며 창녕군과 밀양의 경계지점이다. 심명고개는 세 방향으로 나뉜다. 오른쪽 길은 영취산(1km 이후 자전거길 없음, 등산로 밀양시 무안면 가례리 서가정마을)이고 왼쪽으로는 가다가 오른쪽으로 p턴하면 밀양시 무안면 고나리마을(사명대사 생가), 직진하면 밀양시 청도면 조천리로 이어지는 산길이다조천리를 내려오면 청도면이다. 급경사 내리막이라 내려오면서 펑크가 2번이나 났다. 청도면에는 자전거 수리점이 없기 때문에 예비 튜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꼬불꼬불 까마득한 화악산 길을 넘다


▲ 청도면에서 화악산 산길 찾아가는 방법. 1) 청도면에서 밀양방면으로 3km 가다보면 다리가 나오는데, 좌측으로 고법리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2) 작은 하천길을 따라서 다시 4km 가다보면 요고리(안국마을회관) 3) 요고저수지, 요고길(하천 옆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4) 작은 마을회관 옆으로 임도가 있다. 이곳이 화왕산 산길이다. 운주암 표지판을 쫓아서 가도 된다.

 

▲ 봉천재까지 2.4km 경사가 급해서 끌바를 해야 할 구간이 많다. 임도를 오르다보면 왼쪽 산허리에 박힌 송전탑이 보이는데, 저곳으로 765kv 전류가 흐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 봉천재를 몇백미터 앞두고 뒤를 돌아보면 영취산과 이어지는 관룡산(740m), 열왕산(663m)이 보인다. 봉천재에서 좌측으로는 운주암(자전거길 끝남), 직선방향으로 재를 넘어서면 대항리(좌측), 평밭마을(직진방향) 갈림길이 나온다.

 

▲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작은 계곡을 지나면 화악산 아래 평밭마을이 나온다. 평밭이라는 이름답게 400미터 고지에 넓고 평평한 들이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마을 위로 송전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투쟁중이다.


항일무장투쟁 전사의 고향 밀양을 가다


▲ 밀양 의열단루트(25km)

위양지-밀양연극촌-밀양방향24번 국도-(좌측)청운마을-덕곡마을-제대사거리-송악마을(아가페어린이집)-박차정열사 묘소(독립투사이자 김원봉의 아내, 송악공동묘지)-제대사거리-밀양고등학교-내이동우체국-(좌측)해천길(현재 공사중)-김원봉.윤세주생가터-밀성고등학교-교동사거리-(우측)밀양독립운동기념관(밀양시립박물관)-밀양관아-영남루

 

▲ 평밭마을을 넘어서면 위양리까지 내리막길이고 밀양이 한눈에 잡힌다. 산길을 내려와서 좌측에 보이는 작은 연못은 위양못(위양지)이다

 

▲ 경칩을 앞둔 위양지. 신라시대에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5월에는 이팝나무가 어울어져 찾는 사람이 많다. 위양지를 한바퀴 돌아서 둑 아래 농로를 따라서 1~2시 방향으로 가다보면 밀양연극촌이다.

 

▲ 밀양연극촌(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78). 폐교(구 월산초등학교)된 자리에 1999년 밀양연극촌이 개관했다. 문화게릴라로 불리는 이윤택 예술감독의 연희단거리패가 중심이 되어 가마골소극장, 우리극연구소 등 한국의 연극패가 이곳에 모여들었다. 매년 여름에 밀양연극공연축제가 열린다


  • 작품명 : 약산 아리랑
  • 연   출 : 이윤택
  • 출   연 : 연희단거리패 및 우리극연구소 배우 
  • 시   간 : 100분  
  • 작품설명 : 2009년에 초연된 약산 아리랑은 밀양이 낳은 항일투자 김원봉, 그의 아내 박차정, 윤세주, 한봉근, 최수봉, 김익상 등 일제시대 젊은 아나키스트들의 질풍 같은 삶과 여정을 한국적 뮤지지컬로 재창조한 작품
  • 올해 5월에 공연이 열린다고 함


▲ 밀양시 내이동에 있는 김원봉 생가터를 알리는 작은 비석. 약산과 석정의 생가터는 찾기가 어렵다. 내이동우체국에서 밀양시청 방향으로 샛길(하천복원 공사중)을 따라서 50여미터 가다보면 차들이 주차된 공간이 나오는데 그 한 켠이 생가터이다.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던 나 역시도 몰랐으니 지도 앱으로 주소를 입력해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도착해보니 주차장 구석에 작은 비석이 방치되어 있었다그리고 바로 옆은 윤세주 열사의 생가터이다. 역시 작은 간판 하나가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하천이 복원되면 기념관은 아니더라도 골목을 사이에 두고 태어난 위대한 혁명가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조선의용대 기념사진(1938. 10. 10)

석정 윤세주 열사(1901~1942). 3.1독립운동에 참가를 시작으로 조선의열단, 조선민족혁명단, 남경조선혁명간부학교를 창립하고 조선의용대를 조직하여 중국항일전쟁에 참가했다. 1920 경찰에 체포되어 8년간 투옥되어었으며, 1945 528 태항산에서 적탄에 맞아  순직했다.

 

▲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독립운동가 약산(若山) 김원봉 (金元鳳, 1898 ~ 1958?). 경남 밀양출생의열단 단장, 혁명간부학교 교장, 민족혁명당 당수, 조선의용대 총대장, 한국광복군부사령관 겸 제1지대장, 임시정부 군무부장 역임했다.


▲ 우리나라 3대 누각(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 중 하나인 영남루. 1365년 고려 공민왕 때 세운 이 건물은 조선시대 밀양 객사의 부속건물로 사용되었다. 밀양강을 끼고서 체육공원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 길을 따라서 가면 낙동강을 만나게 된다. 

 

▲ 미르피아오토캠핑장 찾아가는 방법( 24km, 1시간30분). 밀양교(영남루 앞)-강변자전거도로(체육공원)-용두교-강변자전거길-예림교-예림교사거리에서 좌측 둑 아래 길 국립종지원-낙동강자전거길(안동댐 방향)-미르피아오토캠핑장


▲ 밀양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에 있는 쉼터(밀양시 상남면 외산리).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 강이 넓은 만큼 바람도 세고 차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미르피아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자동차를 주차해둔 진영에 도착한 시간은 7시가 넘어서였다. GPS 앱은 125km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시 역사를 묻다


해방 이후 조국에 돌아온 약산은 조선인민공화국(1945.9.8) 내각 군사부장에 선임된다. 신탁통치에 대해 유보적이었던 그가 찬탁운동에 가담하면서 임시정부와 결별한다. 이후 우익과 친일파로부터 정치테러를 당하게 된다. 1947년 3월,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체포되어 뺨을 맞는 등 공개적인 모욕을 당하자 김원봉은 충격에 빠진다. 


그의 정신적 동지였던 여운형이 암살되자 장례를 주관하고, 1948년 4월19일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연석회의에 남한측 대표로 김구, 김규식, 박헌영과 함게 북한으로 넘어간다. 회의 이후 김원봉은 북한에 잔류하면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국가검열상에 오른다. 


1958년, 옌안파와 함께 숙청되면서 남한과 북한의 역사에서 약산은 금기시 된다. 약산이 북한에서 숙청된 계기는 김일성의 정책, 특히 한국전쟁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위스처럼 중립국 형태의 평화통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가 북한에 남게 된 계기는 "북한은 그리 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남한의 정세가 너무 나쁘고 심지어 나를 위협하여 살 수가 없다"(사마로에게 보낸 편지)고 하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약산의 형제 4명과 사촌동생 5명이 보도연맹으로 몰려 살해당했다. 그 과정에서 약산의 동생 김봉철, 김학봉이 살아남았고 그의 아버지는 외딴 곳에 유폐되었다가 굶어 죽었다. 1980년대 이후 남한에서 재평가 여론이 일면서 훈장 서훈이 추진되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김약산은 고전적인 유형의 테러리스트로, 냉정하고 두려움을 모르며, 개인주의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상해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는 아주 달랐다. 김약산은 언제나 조용하였고체운동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그는 거의 말이 없었고 웃는 법이 없었으며, 도서관에서 독서로 시간을 보냈다. 그는 투르게네프의 소설아버지와 아들 좋아했으며, 톨스토이의 글을 모조리 읽었다. 그는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가씨들은 모두 그를 멀리서 동경하였다. 그가 대단한 미남이었고, 로맨틱한 용모를 갖고 있기 문이었다. 한국의 톨스토이주의자 다수가 테러리스트로 되었다. 이것은 톨스토이 학이 결코 해결될 없는 모순들로 가득 있고, 그러므로 해결책을 구하려는 맹목적 노력 속에서 직접적인 행동과 투쟁으로 나아갈 필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아리랑



  1. 의열단 (義烈團) 의열단은 공약 제1조에 ‘천하의 정의의 사를 맹렬히 실행하기로 함’에서 ‘정의’의 ‘의’와 ‘맹렬’의 ‘열’을 따왔다. 1919년 11월 10일 중국 길림에서 김원봉•윤세주•한봉근•한봉인•김상윤 등 13명과 결의, 의백으로 김원봉이 추대되었다. 의열단은 폭탄 국내 반입의거, 부산경찰서장 폭사의거, 밀양경찰서 폭사의거, 종로경
찰서 폭파의거, 일본 육군대장 저격의거, 일제 밀정 처단의거, 경북 의열단 사건, 동양척식
주식회사와 조선식산 은행 습격 의거 등 항일운동에 큰 행적을 남겼다. 의열단이 정한 암살대상, 이른바 칠가살(七可殺)로 다음과 같다. ①조선총독 이하 고관 ②군부 수뇌 ③대만 총독 ④매국적 ⑤친일파 거두 ⑥적의 밀정 ⑦반민족적 토호열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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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 봉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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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라이더는 길과 도로가 전부다. 길은 벗이지만 도로는 적이 될 때가 많다. 길은 울퉁불퉁하고 불편하지만 자연과 더 가깝고 그만큼 즐거움을 준다. 도로는 라이더의 질주본능을 자극하지만 자동차 매연과 자연을 희생 위에 세워진 길이어서 불편한 존재다.  


작년 여름 4대강, 국토, 섬진강 자전거도로 종주를 끝내고 나서 블로깅을 하려던 마음을 먹었다가 접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을 기대하고 나섰지만 보로 강물을 막고 강은 예전의 그 강이 아니었다. 둑방과 마을길을 두고 습지 위에 만들어진 아스팔트 도로를 달릴 때 라이더로서 원죄의식이 어깨를 짓눌렀다. 4대강자전거도로는 길이 아니라 도로였기 때문이다.

 

남강자전거길 역시 국토해양부의 4대강사업 중 47공구에 해당된다. 경남 의령군 지정면에서 시작해서 진주시 남강댐까지 약 90km에 이른다. 남강 자전거길이 4대강 자전거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습지나 농지를 건드리지 않고 둑방(제방)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점은 지금 한창 공사중인 섬진강 자전거길과 비슷했다. 그래서 길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섬진강 자전거길(구례 인근) 우리나라 자전거길 중에서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곳은 섬진강이다. 생태와 문화를 잘 살려냈고 자동차들로부터 외면당한 도로를 활용해서 자전거 타기에 재미있고 좋은 길이었다.


부산, 창원, 김해, 양산에서 남강 자전거길을 가기 위해서는 낙동강(남지읍)으로 가야 한다. 남지는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남강댐에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버스나 KTX를 이용해서 진주로 가서 역으로 라이딩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로요약

▲ 일자 : 2013. 2.21()~2.22()

 거리 : 163km

 시간 : 15h9m(12:09 PM ~ 2.22 7.41 PM)

 경로보기 :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150977403

 주요경로 : (주의해야 할 구간 붉은색) 

  • 경남도청(경남 창원시)-창이대로-원이대로(25)-도계교차로(의창대로)-의창검문소(갓길없음, 공사중)-용강마을회관-동읍소방서-동읍로(30, 주남저수지 방향 좌회)-주남로-주남저수지생태학습관-가술산남로(좌회전)-주남환경스쿨-죽송로(동면교회에서 우회전)-대산북로(60, 좌회전)-낙동강 자전거길-본포교(본포교 아래 자전거길 없음, 본포교 건너야 함)-낙동강자전거길-창녕함안보(건너감)-낙동강자전거길-계내삼거리-공장지대(칠서산업단지)-공단사거리(우회전)-장암보건소-구혜마을-구룡정사거리(지정방향)-남강자전거길 시작(사거리에서 100미터 왼쪽 둑길)-하기둑길(길 중단됨, 평기동마을회관으로 들어가야함)-평기언덕길-처녀뱃사공노래비-악양교-함안둑방(흙길이라 MTB가 아니면 끌고 가야 함, 경치좋음)-삼태삼거리-이목골로(S오일주유소에서 좌측방향)-백산둑길-사정동복지회관(길없음, 마을로 들어와 좌측 장백로 방향)-장백로(1040)-정주삼거리(우측 법수방향 1040)- 의령둑길-의령철교-휴카페(좌측)-남강로(1040)-둑길(골프장 옆)-남강로-화양둑길(벚꽃가로수)-화정로-화정둑길-화정로-금동교-좌측 산방산길-마한둑길-마호둑길-마한로(1040)-덕곡교-덕곡둑길-강변옆 비포장도로(확신할 수 없음. 길을 찾지 못해 진의로를 이용했음. 이 방향 길 인도 좁고 차량이 많아서 추천하지 않음)-송곡마을회관-집현둑길-남강로(1013)-덕오교-진주남강자전거도로-남강교(아래)-상평교(아래)-진양교-(아래)-진주교(아래)-진주성-남강댐(개인일정으로 상평교까지만 갔음)


창원에서 주남저수지 방향으로 가는 고개는 현재 공사중이다. 도로가 좁고 갓길이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창원 지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사격장 뒤 '소목고개(비포장 임도)'를 넘어 주남저수지로 가는 길을 이용한다. 


대한민국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최근 찾아오는 철새 개체수가 줄고 있어 라이더로서 안타깝다. 주남저수지에는 습지체험관과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주남저수지에서 '본포교' 방향으로 가다보면 낙동강자전거도로를 만나게 된다. 멀리 보이는 곳이 본포교, 낙동강 종주나 남강종주를 하기 위해서는 본표교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 아래 길은 외산리, 이령리로 이어지는 산길이고 경사가 심하다. 


남한강 자전거도로처럼 낙동강에도 작은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이 많이 다닌다고 한다. * 버섯이 많이 들어간 토스트와 원두커피를 합쳐 5천원. 



창녕 길곡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서면 넓은 낙동강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이 고개는 외산리를 돌아나온 물줄기가 본포리에 닿기전에 생겨난 삼각지가 있었다. 


칠서산업단지(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계내리)남강자전거길을 시작하려면 박진교(남지교에서 약 1시간, 16km)까지 가야하지만 칠서산업단지를 지나서 장암보건진료소(함안군 대산면 장암리 1200)로 가는 것이 좋다. 


장암보건진료소를 지나자 마자 오른쪽 언덕을 오르면 남강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다. 비포장 둑길을 따라 2km 가다보면 남강자전거길이 시작된다. 남강은 남지(경남 창녕군 남지읍) 상류에서 낙동강 물줄기가 한층 넓어진다. 


구룡정사거리에서 지정면(의령군) 방향으로 가다보면 자전거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왼쪽 둑방길에서부터 남강까지 약 90km. 


자전거와 농기계가 함께 다니는 하기둑방길. 4대강과 달리 남강은 강변에 농지가 많다. 친환경 농업을 한다면 공원보다는 농지를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은 방안으로 생각된다. 


무등고개. 하기둑방길은 약 2.5km에서 끝나고 하평마을로 내려와 무등고개를 넘어야 한다. 



처녀뱃사공 노래비. 1953년 9월 유랑극단 단장인 고 윤부길(가수 윤향기, 윤복희의 부친)씨가 한국전쟁 피난시절을 끝내고 서울로 가면서 함안군 가야장에서 공연을 마치고 대산장으로 가던 중 여기 대산면 악양에서 머무르게 되었다. 당시 이곳 나루터에는 군에 입대한 후 소식이 끊긴 박기준(한국전쟁중 전사)씨를 대신하여 여동생 등 두 처녀가 교대로 노룻배의 노를 저어 길손을 건내주며 오빠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애절한 사연을 들은 윤부길씨가 “낙동강 강바람…”라는 노랫말을 작사, 한복남 작곡, 황정자의 노래로 1959년에 ‘처녀뱃사공’이 발표되어 국민 애창곡으로 널리 불려지게 되었다. 출처 : 노래비(함안군)


자전거도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함안 둑방길. 함안 둑방길에는 부드러운 흙이 깔려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는 불편하지만 옛날 둑방길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굳이 자전거를 탈 필요없이 내려서 끌고가는 매력도 있다. 함안 둑방길은 마라톤대회, 가을에는 코스모스 축제로 유명하다. 


모래톱이 살아 있는 남강 그리고 등이 굽은 사평재(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과 길이 만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붉은악마의 원조라 불리는 홍의장군(곽제우) 동상과 정암루, 솥바위가 있는 의령. 이곳에서부터 강 건너 자전거도로를 타게 된다. *홍의장군 동상옆 힐링카페는 아늑하고 커피가 구수하다.


10년을 내다보고 심은 벚꽃길 화양제(경남 의령군 화정면 상이리). 화양제는 6월1일 의병의 날을 기념하여 '의병마라톤대회'의 중요한 코스다. 몇년 뒤 봄이면 남강과 어우러져 흩날리는 벚꽃을 볼 수 있다.


진주와 의령을 잇는 지름길인 자릿대재와 산방길. 의령군 화정면 금동리에서 진주시 대곡면으로 넘어가는 절벽 위 꼬부랑 고개가 있다. 이 고갯길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고 거리는 약 5km.  


산방길은 남강자전거길 코스중에서 가장 경사가 심하다. 고도차가 150미터, 일부 구간은 비포장이기 때문에 준프로급 라이더가 아니면 여러번 끌바를 해야 한다.  


산방길을 내려와 대곡리, 마진리 둑방길을 지나면 월강교(경남 진주시 대곡면 덕곡리)가 나온다. 표지판은 덕곡리둑방길을 따라가라고 나오지만 둑방길 끝 지점에 정확한 표시가 없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길은 확인하지 못했고, 녹색선(덕곡리 농로, 노인요양원이 있는 고갯길)으로 가는 것이 좋다. 파란색 길은 갓길이 없고 차량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진주(상평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남강댐까지는 11km 남았지만,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경상대학교 후문 'Evans'로 자전거를 몰았다. 숙박을 하려는 라이더는 상평교 근처에서 모텔을 구하는 것이 좋다. 


경상대학교 후문 'Evans'에서 열창중인 인디밴드 바나나코(https://www.facebook.com/ralalamusic)

바나나코에서 작년 9월에 발매한 싱글앨범 <그냥, 랄라라>를 부르고 있다. 


<그냥, 랄랄라>는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아이튠즈에서 바나나코 노래를 들으며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 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은 진양호를 따라서 하동 옥종면 자전거길을 탐사하고 캠핑장을 이용하면 좋다. 진주에서 일정을 마칠 사람들은 진주성과 진주의 맛집을 탐사하고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그냥, 랄랄라>

흔들리다 문득 꿈이란걸 알고는 
방구석 깊숙한 곳 절묘한 각도의 눈빛에 눈뜬다.

여신의 손을 잡고
날 비웃는 사람들에게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요란하게 다가오는 우울한 것들의 소리에
달콤하게 흘러가던 일상이 밟힌다. 슬프다.

여신의 손을 잡고
날 비웃는 사람들에게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http://youtu.be/0vw7NYx5U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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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시 판문동 | 남강댐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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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전라남도 남해안 자전거 여행 

 

23일 일정으로 고흥반도와 완도, 해남, 강진을 거치는 전라남도 남해안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전라남도 5개 군을 자전거로 달렸고 때로는 배를 타고 다도해 섬을 지났다. 이번 여행은 스테판(Stepan ; 다혼 벡터X27[각주:1]-2011의 애칭)과 함께 했다. 자전거의 이름을 스테판이라 명명한 것은 스웨덴의 작가인 헬레나 윌리스[각주:2](Helena Willis)의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말 이름에서 따왔다.

 

일정 : 2012.5.26 ~ 5.27

거리 : 280km (배로 이동한 거리 제외)

경로 : 보성군, 고흥군, 완도군, 해남군, 강진군

   - 1일차 : May 26, 2012  ::  7:26 AM - 8:35 PM / 경로 자세히 보기

               낙안읍성-벌교-여호항-남열해돋이해수욕장-해창만-외나로도

- 2일차 : May 27, 2012  ::  9:11 AM - 6:36 PM / 경로 자세히 보기

               내나로도-발포리-녹동-도선(금일항)-금일도(일정항)-도선(당목항)-조약도-고금도

               고금도(상정항)-도선(당목항)-신지도(송곡선착장)-신지대교-완도(해변공원)

- 3일차 : May 28, 2012  ::  9:21 AM - 1:34 PM / 경로 자세히 보기

                 완도-장보고기념관-청해진로-완도대교-신남교-해안관광로-강진베이스볼파크-강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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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낙안읍성에서 벌교

 

25일 오후 네 시, 여수엑스포를 관람하고 타고 온 자가용을 직원에게 맡기고 스테판과 나, 이렇게 둘은 순천시내에 덩그러니 남았다. 작년 이맘때 쯤 순천만에서 벌교까지 라이딩 한 기억이 떠오른다. 만약 한 시 경이라면 그렇게 가도 나쁘지 않겠지만 지금은 무리다. 하는 수 없이 순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벌교로 가기로 했다.


스테판은 허리가 접어지는 녀석이라 기차, 버스, 택시 어디든 쉽게 무임승차 가능하다.  벌교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450. 태백산맥문학관을 둘러 보고 벌교 꼬막과 희정할매곱창구이(857-1387)의 유혹을 뿌리치고 낙안읍성으로 향했다. 벌교에는 터미널 옆 모텔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묵을만한 숙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낙안읍성에 가서 초가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이 미뤄왔던 계획이기 때문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스테판낙안으로 가는 보리밭에서


      벌교에서 낙안읍성까지는 넉넉잡아서 40분이면 충분하다. 자전거 전용 도로는 없지만 조정래길로 명명된 도로와 낙안벌판은 다리 근육을 푸는데 제격이다. 낙안읍성 매표소에서 입장료(2천)을 지불하고읍성 가운데 있는 잔디민박(016-9609-6664)’을 숙소로 정했다캠핑을 해도 좋을 만큼 넓은 잔디밭이 매혹적이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더니 화장실이 딸린 큰방에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해서 4만원인데 5천원 깎아서 3만5천원을 지불했다. 민박집에서
휴대폰을 충전시켜두고 저녁 끼니를 때울 겸 주막을 어슬렁거렸다. 민속마을 안에는 주막집이 두 곳인데, 음식이 예전만 못했다. 을씨년스러운 장터에서 국밥에 소주 한 병을 비우고서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읍성을 둘러봤다. 

  

낙안읍성의 백미, 돌담길과 초가 스테판과 묵었던 잔디민박 전경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3~4만원대 민박집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민박집이 문이 모두 닫혀 있어서 방이 없는 걸로 착각할 수 있다. 제주도의 전통 대문인 '정낭'을 활용하거나 낙안읍성의 전통을 살린 안내표지판이 있었으면 좋겠다. 

안읍성은 벌교와 순천이 가까워서 가족단위로 관광을 오는 외국 친구들에게 소개하기에 좋은 곳이다. 하지만 홈페이지 콘텐츠가 부실하고 온라인 예약시스템은 없다. 또한 주막의 음식이 맛깔스럽지 못하며 초가집 컨셉을 제외하고는 집집마다의 특색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     낙안읍성 저녁풍경  


    성곽에서 내려다보는 초가집은 참 평화롭다.

    저녁 안개에 질세라 밥짓는 연기도 달콤하다. 

    고즈늑하다, 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낙안읍성.


  


 

바다를 벗삼아 고흥반도를 달리다 


 

5월26일 오전 726, 첫 라이딩을 시작했다. 민박집 대나무 문을 열고 나와서 읍성의 남쪽 문을 빠져 나왔다. 어제 왔던 조정래길(857) 대신 보리가 익어가는 들판과 마을길로 갔다. 보리밭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서 원동마을, 연동마을, 중흥마을을 지나서 벌교를 앞두고 어제 왔던 조정래길(857)에 합류했다


  •  벌교 꼬막정식 
    오전 8시, 벌교에서 꼬막정식으로 아침 
    아침 치고는 값이 비싸지만(1만5천원), 
    장거리 여행을 위해서 칼로리 보충 필요 








벌교에서 아침을 먹고 고흥으로 들어가는 나들길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위치와 경로를 확인했다. 삼광중학교 정문(장좌육교 교차로)에서  벌교장례식장 방향의 남하로(843)를 나들길로 선택한다. 2차선 도로지만 자전거 두 대 정도는 지날 수 있는 길이 있어 라이딩 하기에 좋다

 

삼광중학교에서 대포리 마을회관까지는 약 10km. 대포리부터는 갯벌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물만난 짱뚱어처럼 즐겁다. 해안 가까이서 달리고 싶은 욕망이 핸들바를 비틀지만 초행길이라 되도록 모험을 하지 않았다. 새로운 길을 달릴 때의 스릴도 있지만 돌아 나와야 하는 고통도 따르기 때문이다.  



  •  죽암마을 갯벌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가 지천이다. 
    짱뚱어는 게으르면서도 친절하다
    할머니들이 몸이 불편한 걸 생각해서 마을 앞까지 와서 '날 잡수시오하며 어슬렁댄다. 
    죽암마을 할머니들은 잡을 생각을 않는다.

  








죽암마을에서 800미터 지나면 작은 방조제가 있다. 고흥에서 처음 만난 방조제다. 방조제를 지나면 삼거리(남양면왕주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 망월로를 따라 갔다. 망월로부터는 왼쪽 바다가 깊어진다. 삼거리에서 4.5km 가다보면 마을숲(방풍림)이 보인다. 신정은하수꼬막마을 아랫쪽에 있는 마을숲의 이름은 '고흥월정리 해안방풍림(전라남도 기념물 제116)[각주: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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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정리방풍림
    길이만도 400미터에 이르고 100여년 이상된
    이팝나무와 팽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름 3m가 넘는 사철나무가 유명하다. 









월정리 마을숲에서 땀을 식히고 시계를 보았다. 10시30분, 해가 다리에 붙었던 해가 엉덩이에 붙기 시작한 시간이다. 월정리 팽나무의 짙은 그늘에서 보란듯이 나태해진 고양이가 되고 싶었지만, 벌써 한 시간 째 이곳에 머물러 있었다. 

 

월정리 마을숲을 뒤로 하고 다시 페달을 밟았다. 망주초등학교에서 남양로(과역면 방향)를 따라서 과역면까지 약 14km. 15번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가 뚫리면서 남양로는 자전거 천국이다. 차가 없는 평지에서 미니스프린터답게 스테판이 미친듯이 질주한다. 클립신발을 신고 왔다면 더 빨리 달렸을 것 같다.

 

과역면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물과 간단한 과자를 샀다. 석봉리 호덕마을, 신곡리 인학마을, 신기, 신전마을을 경유하는 과역로(843)로 스테판을 몰았다. 점암초등학교에서 다시 지도를 확인한 후 여호항으로 향했다. 

 

여호마을 끝자락에 붙은 하얀 등대 갈대밭 너머 여호항 등대와 여수만이 보인다.

 

여호마을은 외딴 곳이라 두 발로 갔다가 다시 두 발로 돌아 나와야 한다. 여호 앞바다는 물이 깊고 옥빛이다. 이곳에는 여수엑스포 아쿠아리움에 갇혀 있는 흰고래 Beluga가 살 것 같다. 벨루가는 툭 튀어나온 이마에 하얗고 매끈한 몸에다가 항상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의 고래다. 새소리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가지고 있어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불린다.

 

흰 고래 벨루가에게 바친 스테판 벨루가 맞은편 붉은수염고래

 

여호마을을 빠져 나와서 방내마을로 업힐을 시작한다. 팔영산을 왼쪽에 끼고 나팔꽃이 무성하게 핀 방조제를 지나면 점안면 오산리에서 고개가 나타난다. 초반 라이딩이었다면 저속으로 올랐겠지만 중간쯤 가다가 끌바로 오른다. 

 

고개를 넘으면 산성삼거리까지 시원한 내리막길이다. 용암, 간천마을 방향(좌측)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해맞이로(남열해수욕장방면 Namyeol Beach) 가는 길은 고흥반도에서 표고차가 심한 곳 중 하나다. 하지만 노란 꽃들이 몸을 흔들며 라이더를 반겨 준다. 


우전리에 심어진 꽃길은 라이더 힘이 된다.고흥반도의 다랭이 논과 사자바위


우천마을에서 난이도 높은 업힐이 시작된다. 클립형 신발이었다면 불편했을텐데, 아무래도 장거리 여행에서는 평페달이 편할 때가 많다. 페달에서 발을 떼고 고개를 조아리며 길을 걷는다. 왼쪽에 넓은 푸른 바다와 다랭이논이 펼쳐져 있다. 


오후 3시10분(산성삼거리에서 8km)  거의 40분이 걸려서야 고개(전망대 : 발사체 모양)에 오를 수 있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고개 너머에는 상상 그 이상의 풍경이 펼쳐졌다그동안 끌바로 고생한 투덜거림은 한순간이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 하얀 포말이 손짓에 고생했던 기억들은 사라진다.  


  •   남열해돋이해수욕장

    하얗게 포말이 이는 곳이 해수욕장

    해수욕장과 마을 사이에 짙은 소나무 숲이 있다.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나로도다.



갈대로 만든 파라솔과 깨끗하고 넓은 모래해변 울창한 소나무 숲은 캠핑족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닷가 파라솔 한 켠에 자리를 잡고 바닷물에 발을 담궜다. 태양열휴대폰충전기를 꺼내 충전을 하고 의자에 누워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한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개인적으로 제주도 표선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해수욕장이 아닐까 싶다. 


음식점과 편의시설이 없는 게 흠이지만, 오히려 이 흠이 다른 해수욕장과 확연히 구분된다. 필리핀 팔라완에 있는 모 휴양지처럼, 말 그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수욕장으로 그대로 남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캠핑족들이 무단으로 소나무 숲에 차를 몰고 들어와서 야영을 하고 있었다. 300여대 규모의 넓은 주차장이 가까이 있지만 저마다 차를 몰고 숲으로 들어왔다. 우리나라 캠핑 문화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안타깝다. 


남열마을과 바다 풍경. 두고 온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눈에 아른거린다. 

 

해돋이해수욕장 고개 너머에는 남열마을이 있다. 남열마을에서부터 지붕없는 미술관(전망대)까지 1km 업힐이 시작된다. 해돋이해수욕장에서 눈요기를 했으니, 이제부터 고생길 시작이다. 다행히 지붕없는 미술관을 지나면 영남면까지 시원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바다를 곁에 두고 라이딩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기분은 사뭇 다르다. 바다가 곁에 있으면 든든하고 힘든 구간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래서 푸른 바다는 혼자 여행하는 자전거족의 든든한 벗이다. 


영남면을 1km 앞두고 바다와 다시 멀어진다는 게 아쉬웠다. 지도상에서 볼 때는 임도가 아닌 포장길로 표시되어 있었다.  뱀처럼 휘워진 구불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시원하게 뚫린 아스팔트로 갈 것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핸들을 꺾었다.  


좌측으로 농로를 타고 가다보면 작은 방조제가 나온다. 방조제 끝 지점에 민가(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계심) 옆으로 임도가 시작된다. 오후 5시. 햇살은 길어지고 산은 짙어지고 있었다. 다행히 산에서 나오는 샘물에서 목을 축이고 끌바로 산길을 오른다. 


금사리마을까지 약 9km. 일부 구간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멘트길이지만, 잔돌이 많아서 차마 스테판을 타고 지날 수 없었다. 타이어가 얇아서 펑크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스테판은 처음으로 상전 대접을 받았고, 나는 푸른당나귀(MTB)가 그리웠다. 

  

MTB가 아니라면 영남면으로 영남면 임도로 들어가는 입구(좌측)

비포장 길이 대부분인 임도 황토길에서 한 컷

 

길은 힘들지만 호젓한 바다가 있어 상쾌하다. 다도해의 이름모를 섬들과 아름다운 갯벌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고흥 바다와 갯벌은 경남 지역의 섬들과는 다른 원시적인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잘 보존된 환경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산으로 여기고 잘 가꾸고 보존해줬으면 좋겠다. 

 

임도 중간에서 본 갯벌과 무인도 금사리 항구와 소나무 숲 황금빛으로 물든 금사리 갯벌

 

금사리에 도착한 시간은 6. 지금까지 90km를 달렸고 8시간 가까이 스테판과 함께 했다. 체력이 고갈되고 있음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무릎에서 오고 있었다. 30km를 더 달려야 외나로도까지 갈 수 있다. 보통 페이스라면 2시간 뒤면 외나로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동안 고장없이 달려 온 스테판을 격려하며 해창만(팔영로 77)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옥강삼거리에서부터 좌측 우주로(15)를 따라 2km 업힐이 시작된다. 특히 봉암삼거리에서부터 옥강리 고개까지 업힐이 심하고 갓길이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외나로도까지 17km. 

 

공사가 한창인 해창만 자전거 도로 해창만과 병풍처럼 선 팔영산

봉암삼거리에서 옥강리 고갯길 옥강리 고개에서 99.99km 돌파


옥강리 고개에 오른 시간은 오후 7시(100km 지점). 10km 이동하는 데 1시간이 걸린 셈이다. 우산리 고개에서 내나로도까지는 내리막이라 금방이다. 우산마을을 지나 동래도삼거리에 이르면 내나로도가 손에 잡힌다. 


우산마을에서 나로대교까지 시속 40km/h 이상 속도로 질주한다.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나로대교에 도착했다. 나로대교는 자전거와 사람이 지날 수 있는 길이 따로 있지만, 다리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자전거 도로가 없고 대형차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내나로도로 들어가는 첫번째 관문외나로도로 가는 길


내나로도(7시22분)에서 나로2대교, 최종 목적지인 외나로도 여객선터미널(봉래면)까지 약 한 시간이 걸린 8시30분에 도착했다. 외나로도 여객선터미널에는 원양어선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횟집과 식당에서 배를 채운 관광객이 드문드문 쏟아져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인공위성이 발사된 나로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자전거족이 다니기엔 위험한 도로였다. 관광지라서 인심도 그렇고 음식도 별로였다. 특히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 호텔에서 묵었는데 무려 10만원을 지불했다.


외나로도에서 녹동이나 완도로 이동해서 자전거 여행을 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말이 여객터미널이지 녹동이나 완도로 가는 배편이 없었다. 도로가 좋아지면서 섬과 섬을 이어주던 다리 역할을 하던 도선이 사라진 것이다.  


비싸지만 모텔급의 숙소에 누워서 텐트를 가져오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내일은 완도까지 가야하는데, 나로도의 끔찍한 도로에서 스테판을 타는 것이 두려워 진다. 배로도 갈 수 없으니 새벽에 나로우주센터까지 갔다가 택시로 나로도를 빠져나올 계획을 세웠다. 그래도 미니벨로로 117km를 달렸으니 후회는 없다. 다리가 놓여졌지만 나로도는 참 외롭고 고독했다. 

 

먼 바다에서 돌아와 불밝히며 작업하고 있는 원양어선.

 

PS로도 여행을 계획하는 라이더가 있다면 내나로도 동일면에 있는 동포갯벌생태체험장(011-604-4903, 061-834-4903)을 권한다. 소나무 숲에 섬처럼 아늑하게 자리잡은 펜션인데, 가족단위로 묵어도 좋을 것 같다. 또는 나로2대교 건너기 전에 하얀노을호텔도 좋다. 지은 지 얼마되지 않아 시설이 깨끗하다. 



나로도공용터미널 버스시간표




  1. 다혼 벡터X27 2010년 단종된 ‘스피드 프로 TT’ 후속 모델로 폴딩형 미니스프린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벡터 시리즈는 내장기어와 휠셋, 티아크라 STI 레버가 장착되었다. 7005번 알루미늄 프레임에 스램 내장 기어와 시마노 변속계가 특징이다. 뮤시리즈처럼 프레임이 곡선형을 유지하고 있고 이전 모델보다 강성을 유지한 탓에 무게는 10.2kg으로 증가했다. 불혼바는 장거리 라이딩시 편안함과 속도감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업힐시 상당한 힘이 요구된다. 자세한 내용은 : http://bikem.co.kr/content/read.php?num=2287 참조 [본문으로]
  2. From "Olga and Stefan and dig gold," children's book, Raben & Sjogren, fine art on www.hoppahage.se [본문으로]
  3. 월정리 방풍림(Windbreak Forest in Woljeong-ri, Goheung) This forest is an artificial forest which the people of the community planted to protect against the wind. Every yeor they hold a special memorial service called “Byeolsinje” on the first Full Moon day of the year after choosing a big zelkova tree from the forest to serve as the Holy Spirit, Where an altar is embanked around it. [본문으로]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정봉주 전 의원 석방을 위한 가칭 <Free 봉주 라이딩 대회>를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서 개최했다왜 하필 진해냐고 따지는 참가자가 있었지만, 김총수가 잠시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주최자가 꼴리는 대로 정했다.
 

첫회라 홍보가 미진하여 5명의 라이더가 모였다. GP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정봉주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지구에 궤적을 남기고 전 세계인들과 루트를 공유하자는 취지다.

 

이러한 사례는 요셉(Joseph Tame)이라는 분이 지진피해를 입은 일본의 이시노마키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달리는 것은 예술이자 치유라는 것을 보여준 그의 행위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경화장이라 자전거를 끌어야 하는 코스도 있었다. 시민들에게 이슈를 알리기 위해 깃발을 만들자는 제의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번 행사에서는 추진하지 못했다.


특히
부분의 곡선을 아름답게 구현하기 위해 기차길(폐선)을 달리기도 했고 길이 없어 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르기도 했다.


건강도 찾고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남길 수 있는 재미난 기획이었다고 자찬하며, 다른 도시에서도 이러한 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
. 


지구별에 궤적을 남기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

 

①   인터넷 런키퍼 접속하여 루트를 그린다. www.runkeeper.com


   Runkeeper 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에서 루트를 찾고 앱을 구동시킨다.

   임무 완료후 종료하고 저장한 뒤 인터넷 런키퍼 접속하여 GPX 파일을 저장한다.  인터넷 위키록에 접속하여 저장된 파일을 업로드 하고 공유한다.  www.wikiloc.com


간혹 경로를 의심하거나 글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봉'자를 만드는 길에 장이 섰다. 자전거를 끌고 봉자를 만들고 있는 라이더들.

'주'의 'ㅜ'를 만들기 위해 기차길을 달리고 있는 라이더.

한글은 아름다우면서 어렵다. 특히 '주'의 'ㅈ'을 만들기 위해 학교 담을 넘어 운동장을 가로질러야 했다.

임무를 무사히 완수한 참가자들. 다음은 어떤 도시에서 어떤 메시지를 남길 지 기대된다.

위키록은 gps 궤적을 깔끔하게 보여준다. 우리들이 새긴 'free 봉주'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프롤로그

 

이번 자전거 여행은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의 무대가 되었던 지리산과 백운산을 넘어 순천과 벌교, 다시 순천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다녀왔다. 태백산맥은 20대 초반에 읽었으니 거의 15년이 지난 지금에서 책 속의 문장을 떠올리기란 긴 여행만큼이나 고된 일이다. 하지만 모진 역사를 살아갔던 인물들의 삶은 나에게 픽션이 아닌 논픽션으로 다가온다. 자전거 여행은 논픽션! 그래서 이번 여행 타이틀은 지리산 빨치산 루트’다.

지리산은 여신령이 폭넓은 치마를 펼치고 앉은 형상이 되었고, 그 수없이 많은 골짜기들은 그 치마의 주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옛날부터 세상을 바로 잡아려던 사람들은 형편이 여의치 못하면 그때마다 이 산으로 밀려들어 그 최후를 마쳤던 것인가.  남도땅에서는 제일 큰 산인 까닭이고, 더는 갈 데가 없는 마지막 산인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 지리산 골짜기들은 피신처였으며 또한 무덤이었다. – 조정래 『태백산맥』




지리산 빨치산 루트 (220km)

 2011.6.6.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에서 

★ 시간 : 2011.6.4 08:21 ~ 2011.6.6 10:25 (23)

★ 거리 : 220km

★ 루트

0일차 (부산에서 합천, 합천자연학교에서 황매산터널까지 차량 이동)
합천자연학교 - 대병면 - 차황대병로(1026) - 황매산터널

1일차(112km) Jun 04, 2011 :: 8:21 AM - 8:14 PM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38069354


장박리 - 실매리 금포림(산청군 차황면 실매리) - 장사익찔레꽃길 - 차황면 - 동의보감로(69) - 산청읍 - 경호1 - 매촌마을 - 한방휴양로(60) - 특리재(산청한의학박물관) - 금서면 - 임천교 - 유림면 - 함양남부로(60) - 임천교 - 둘레길 - 한남교 - 함양남부로(60) - 송문교 - 둘레길 - 모전교 - 함양남부로(60) - 의탄마을 - 마천읍(함양군) - 실상사 - 둑방길 - 입석마을 - 삼화교 - 지리산길(861) - 뱀사골 - 달궁 - 성삼재휴게소 - 천은사 - 매천로(861) - 화엄사로 - 구례IC - 서시교 (둘레길) - 둑방길 - 문척교 - 수달생태로(861) - 문척면 - 간전면 - 섬진강어류생태관 - 간전교 - 석주관로(19, 화계방향) - 섬진강래프팅투어 숙박

2일차(84km) Jun 05, 2011 :: 9:21 AM - 8:12 PM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38181106


피아골 - 화개장터 - 남도대교 - 하천리 - 묘동마을 - 중한치마을 - 백운산 - 신재로 - 삼정교 - 옥룡면 - 광양시 - 광양역 - 순광로(2) - 순천시 - 백송 (냉면, 조례동 061-727-4001) - 순천역 - 한신아파트 - 강변로 - 순천만 - 학산리 - 마산리(변량면) - 마산교 - 기찻길옆 도로 - 구룡리 - 명신대학교 - 궁전모텔 - 벌교 - 조정래태백산맥문학관

3일차(24km) un 06, 2011 :: 6:08 AM - 10:25 AM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38275543


벌교읍 - 벌교천주교회 - 봉림교 - 857번도로 - 이곡리 - 낙안읍성 - 58번도로 - 상사사거리 - 연동삼거리 - 2번국도 - 순천종합버스터미널


둘레길을 따라 성삼재 넘어가기


합천자연학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바우쌤 차에 자전거를 실어 합천호를 지나 황매산터널을 올랐다. 12km 언덕길을 차로 왔으니 오늘 목표인 성삼재를 넘어 구례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황매산터널에서 차황면(산청군)까지 약 9km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황매산터널을 빠져나와 차황대병로(1026)를 따라 실매리(산청군)까지 10리를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왕버드나무 군락이 보이는 곳에 자전거를 세웠다. 이곳은 금포림이라 불리는 곳으로 오래된 신라말 심어진 왕버드나무가 있다. 신라말 ‘김주’라는 사람이 경주에서 왕버드나무를 가져와 숲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금포림 옆으로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짧은 둑에는 찔레꽃이 폈다. 이 길의 이름은 ‘장사익의 찔레꽃길’이라고 한다. 몇일 뒤 가수 장사익씨가 이곳에 와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하지만 이곳 금포림에도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놓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하얀 버들개지가 뿌려진 금포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의 애마 '푸른 당나귀'

 

▲ 하얀 찔레꽃은 한국 현대사의 어머니의 모습과 닮아 있다. 태백산맥의 ‘소화’가 떠오른다. 갯벌에서 노동을 하는 ‘외서댁’도 떠오른다.
 

찔레꽃이 있는 둑방길을 1km 내려온 다음 도착한 곳은 차황면이다. 차황면에서 오른쪽 동의보감로(59번 국도)를 따라서 산청으로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차황면에서 산청으로 가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4km)이다.

고개에 오르자 산청시내가 보인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태백산맥의 무대에 등장하는 빨치산 루트가 시작된다. 또한 지리산 둘레길의 주요 루트가 있다. 산청읍에 입성하는 길은 내리막이라 젖은 땀을 말릴 수 있다.

 

산청군 오부면에는 일명 팔로군부대라고도 부르는 삼일오부대가 낙동강전선에서 후퇴한 이후 잠시 해방구로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1951 210, 오부면에서 가까운 신원면 와룡마을 사람들은 빨치산과 내통했다는 혐의를 받고 아군에 의해 100여명이 학살되었다. 같은 날 청연마을에서 70명이 학살당했다.  

 

산청읍내를 통과해서 지리산으로 품으로 파고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지리산 둘레길 ‘수철에서 어천’ 구간 중 금서면에서 오부, 생초, 금서면으로 강을 따라 여행하는 코스다. 두번째는 금서면사무소에서 한방휴양로(60)를 따라서 특집재를 넘는 방법이다. 특집재는 왕산(923m) 허리에 걸린 고개로, 오부에 주둔하던 빨치산이 지리산으로 대피하는 데 이용되었던 루트 중 하나였다.  

특리재를 넘는 길로 접어 들었다. 경치가 좋은 강길을 두고 특리재 고개를 선택한 것은 산청까지 오면서 체력을 거의 소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집재는 금서면에서 고갯마루까지 고도차는 약 200m, 거리는 6km. 무엇보다 그늘이 없고 굽은 길 때문에 라이딩 하기에 힘들다. 하지만 고갯마루를 앞 두고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있다.

 

 특집재로 가는 길. 왼쪽 높은 산이 왕산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낮은 고개지만 그늘이 없고 고도차가 200m에 이른다.

특집재 고갯마루 아래에 있는 굴참나무. 조금 더 오르면 동의보감휴게소이고 그 아래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정자도 있다.

 

재를 넘어서면 금서면(산청군)이 나온다. 임천교를 건너면 함양군 유림면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길(지리산남부로, 60)과 왼쪽길(화계오봉로)로 지리산으로 들어갈 수 있다. 왼쪽은 둘레길이 구간으로 동강다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또 한번의 실수! 그 좋은 둘레길을 두고 지리산남부로를 탔다.

강 건너 둘레길이 손에 잡히는데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손곡리를 지나면 낮은 언덕이 기다린다. 아스팔트 길이라 도로는 좋지만 햇살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강 건너 둘레길로 갈 걸, 하고선 후회하게 된다.

▲ 산청군 금서면. 금서면 삼거리에서 함양방면으로 가다 보면 임천교가 있다. 임천교를 건너지 말고 좌측으로 강을 따라 가면 동강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둘레길이 있다.

함양남부로에서 언덕에서 본 임천강. 강 건너 강둑길을 따라 아름다운 둘레길이 보인다.


엄천교에서 5km 달리면 왼쪽으로 다리가 있는데 비로소 둘레길 코스가 있는 동강마을과 만나게 된다. 동강마을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가 강 옆 길을 따라 그늘에서 잠시 쉬다가 한남마을(2km), 한남마을에서 함양남부로를 따라 송문교까지 2km.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 마을을 맛보며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둘레길은 둘레꾼들의 길이기 때문에 자전거족이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포장 내리막길에서는 걷는 사람들과 만나면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둘레길 구간 중에서는 일반 도로가 많기 때문에 그곳을 잘만 이용하면 서로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송문교에서 송전마을, 모전마을까지 이어지는 둘레길(4km) 구간은 길이 넓고 아스팔트로 이어져 있어 둘레꾼들에게는 고행의 길이지만 자전거족에게는 시원한 길이다.

둘레길도 모전마을이 있는 용유교에서 끝난다. 60번 도로를 따라서 원정을 지나 금계로 간다. 금계는 매동으로 이어지는 둘레길과, 의평마을에서 벽송사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곳이다. 마천면(함양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30. 합천에서 마천까지 다섯 시간이 걸렸다. 마천에서 자주 들리는 곳에서 자장면을 먹었다 

 

 마천 옛날짜장(055-963-3544)집 자장면은 면이 쫄깃하다. 더운 날에는 콩국수도 괜찮다.

 

마천면에서 백무동으로 가는 길목에 다리가 있는데 이곳은 빨치산과 국군의 전투가 잦은 곳이었다. 국군과 경찰은 지리산의 중요한 길목에 해당하는 이 다리에 보루대를 쌓고 진을 쳤다. 또한 어제는 친구였던 이들이 오늘은 적이되어 총을 겨눠야 했던 가슴아픈 시대가 겨우 60년 전이었다

마천에서 산내면(남원시)에 실상사까지는 4km. 착시현상으로 평지처럼 보이지만 바퀴가 잘 구르지 않는 오르막이다. 그래도 실상사 해세교를 건너는 순간 더위는 날아간다.

 

실상사 대웅전 부처께 인사를 드리고 칠성당도 둘러 본 뒤 나의 참새방앗간 절간 안 찻집에 들렀다. 종무소와 붙어 있는 찻집은 작지만 언제나 정겹다. 시원한 오미차를 먹고 종을 하나 샀다. 어쩌면 종은 성삼재를 오르는 나에게 소 같은 힘과 용기를 줄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실상사 오미자차는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재주가 있다

 

 찻집에 앉아서 창밖을 보면 버드나무는 연못에 머리를 감고 감나무, 살구나무는 한 잎 줄까 유혹한다.  

 

실상사 앞 연밭에 연꽃은 피지 않았다. 해세교 앞 나무 그늘에 앉았다. 지리산에서 성삼재를 넘는 방법은 또 두 갈래로 나뉜다. 인원을 지나 운봉으로 가서 정령치를 넘은 다음 성삼재로 가는 코스가 있고, 다른 하나는 뱀사골과 달궁을 거쳐 성삼재로 오를 수 있다.

 

돌장생에게 어디로 가면 좋겠냐고 묻지만 답이 없고 나물 파는 할머니들만 말벗이 되어준다. 겨울이었더라면 할머니들의 홍시를 샀을텐데 지금 내가 필요한 건 물 한병과 단호한 판단력 뿐이다.

 

오후 3. 정령치 코스로 간다면 운봉에서 하루를 보내야 할 판이다. 예전에 운봉까지는 자전거로 갔던 지라 뱀사골 코스로 가기로 결정한다. 해세교 옆 둑길을 따라 신흥, 입석, 삼화마을 길을 간다. 토비스콘도가 보이는 곳에서 다리를 건너 뱀사골로 접어 든다. 야영하는 차량들이 밀려오고 있어서 도로가 제법 복잡하다.

지리산 삼도봉을 중심으로 행정구역에 따라 빨치산들은 전북도당(뱀사골, 달궁), 경남도당(대원사골, 칠선골, 중산리골), 전남도당(화엄사골, 문수골, 피아골)  세 도당으로 나눠 책임분담을 맡고 있었다. 나는 전북도당 사령부가 장악하고 있던 뱀사골, 달궁을 거쳐 전남도당이 맹위를 떨치던 구례로 넘어갈 생각이다.
 

  원천마을을 지나면 지리산 국립공원 중에서 북부지역에 해당된다. 여름 지리산의 치맛자락이 계곡까지 내려오셨다.
 

 바퀴에서 뭔가 톡톡 터지는 소리가 나서 뭔가 싶었더니 오니열매가 길에 널부러져 있다. 나무를 잡고 오디를 따다가 손과 입이 온통 오디색이다.

뱀사골에서 잠시 휴식을 한 뒤 다시 달궁으로 이어긴 길을 간다. 뱀사골 야영장은 물론 달궁에도 오토캠핑을 하는 사람들로 자리다툼이 심하다. 옛날에는 텐트 크기가 작아서 많은 사람들이 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지금은 오토캠핑족이 늘면서 소형텐트 6개를 치고도 남을 자리를 한 동이 차지한다

달궁야영장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작은 텐트를 소유한 사람들이 캠핑을 할만한 장소가 있다. 소형 캠핑장을 지나면 장작불로 고기를 굽고 있는 식당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심원마을을 제외하고는 민가는 없다
 

달궁은 빨치산들이 씨름대회를 열었던 곳이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퇴로가 막힌 인민군이 이현상 부대와 규합하면서 남부군이 창설되면서 그 규모가 2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달궁은 반야봉과 서북능선 사이에 있는 요새로 토벌대와 전투를 벌인 지역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달궁은 하대치의 눈으로 묘사된다. 이해룡과 피아골에서 헤어진 하대치는 임걸령을 단숨에 올라 심원계곡을 타고 내려온다. 심원골 용소에서 주먹밥을 먹은 하대치가 달궁에 도착한 것은 오후 세시였다.

달을 처음 본 하대치와 그의 대원들은 모두 놀라고  말았다. 골짜기가 갑자기 확 트여 넓어지면서 눈앞에는 평평한 풀밭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지리산에 들어와 사흘 동안 줄기차게 골짜기들만 넘나들고 오르내리면서 그런 곳을 본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 운동장처럼 넓은 풀밭에는 천막 대여섯 개가 나란히 쳐져 있었다. 맑게 흘러가는 물과 넓은 풀밭과 울긋불긋 물든 숲과 나란히 쳐진 천막들-그건 그지 없이  평화로운 별천지의 풍경이었다. "옛날 옛적에 여그에 궁궐이 있어서 달궁이라고 헌답디다. 긍께 저 풀밭이 궁궐터였을 것이오. 쩌그 쳐져 있는 천막은 남부군 사령부 기동부대 것이오." 선요원의 설명이었다. "허먼, 이현상 선생님이 쩌그 기신단 말이제라?" 하대치의 긴장된 목소리였다. "하먼이라. 나가  도착보고럴 허고 올 것잉께 쉬고 있으씨요." 성원이 다람쥐처럼 재빠른 동작으로 돌들을 타고 개울물을 건너 갔다. 하대치는 그때서야 골짜기의 이곳 저곳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들이 씨름대회에 참가하러 온 다른 도당의 대원들이겠거니 하고 그는 생각했다. – 조정래 『태백산맥』



 

 달궁야영장에서 성삼재휴게소까진 약 9km, 표고차 530m에 이른다. 노고단을 찾는 차들이 많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오르지 않는 것이 좋다.


달궁에서 2km 언덕길을 오르면 달궁삼거리가 나온다. 정령치로 이어지는 737번 길과 만나게 된다. 달궁삼거리에서부터 성삼재로 오르는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2km 더 오르면 하늘아래 첫 마을이라고 불리는 심원마을 입구가 나온다. 체력이 된다면 달궁에서 성삼재까지 쉬지않고 오르는 것도 매력적인 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하대치 같은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나는 두 세번 쉬어야 했다.  

 

심원마을 입구에서 성삼재휴게소까지 3km 거리지만 1~3단 기어 변속을 해야 오를 수 있다. 달궁을 출발한 지 60여분이 지난 오후 540분 성삼재휴게소에 도착했다. 무릎이 후들거리고 가슴은 울컥댔다.


 지리산을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길, 서른여덟살에 성삼재에 섰다.


 성삼재 아래 시암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구례. 길은 뱀처럼 휘어져 섬진강으로 간다.


   앞서 가는 차들이 없다면 스키활강을 하겠지만 브레이크 타는 냄새가 길바닥에 진동한다.


성삼재휴게소에서 라면을 먹고 다시 구례로 내려가는 길에 들어섰다. 자동차로 왔을 때는 그렇게 높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막상 내려가자니 브레이크에 신경이 곤두 선다. 천은사까지 내려오는 데만 35분이 걸렸다. 철인이 아니라면 구례에서 성삼재를 오르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방광리 (구례군 광의면) 교차로에 도착해서 수한마을(둘레길)로 들어섰다. 해는 지리산을 마주보고 있는 국사봉으로 지고 있었고 넓은 들이 펼쳐졌다. 지리산 아래 곡창지대였던 구례는 동학농민전쟁에서 여순사건,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던 곳이다. 평화롭게 추수를 하고 있는 이곳도 60년 전에는 전쟁으로 남편을 산으로 떠나보낸 한 여인의 눈물이 있었다.

어쩌면 하늘이 저리도 맑고 푸르고 끝도 없이 깊을 수가 있을까 싶었다. 하늘의 깊이를 따라 눈길을 길게길게 뻗치고 있는 들몰댁의 가슴에는 까닭 모를 서러움이 차츰 차오르고 있었다. 서러움은 가슴을 채우고 목을 채우고, 입으로 넘쳐올랐다.  추수를 끝내서 더 넓어 보이는 고읍들이 서러움으로 차고, 산들도 서러움 속에 잠기더니 마침내 하늘까지도 서러움으로 뒤덮였다. 그 하늘이 차츰 흐릿흐릿 변하고 있었다. 들몰댁은 무심결에 눈을 훔쳤다. - 조정래 『태백산맥』


 

텐트를 가져왔다면 화엄사 아래 황전야영장에서 야영을 했을 것이다. 체력은 바닥을 치고 있었지만 무릎은 화엄사로를 따라서 구례읍 서시교까지 페달을 멈추지 않았다. 서시교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7. 해가 지면 의지도 약해지고 편안한 잠자리를 찾게 되는데, 피아골에서 잠을 자기로 하고 페달을 밟았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보리밭과 화려한 꽃들이 수놓은 구례의 황금들판

 

  서시교 근처에 파란색 다리아래로 관통하는 강둑길이 보인다. 강둑을 따라 계속 가면 문척교를 만날 수 있다.



  문척교 난간, 섬진강 위에 선 파란 당나귀
 

반동의 시체를 넘고 넘어 / 앞으로 앞으로 / 섬진강아 흘러간라 / 우리는 승리한다 / 원한 위에 피에 맺힌 / 반동을 무찌르고서 / 꽃잎처럼 피어나는 / 혁명의 깃말이여  - 조정래 『태백산맥』 '빨치산의 노래'


  

서시교 옆 강둑길을 2km 가면 문척교가 있다. 문척교를 건너면 수달생태로(661)를 따라서 섬진강어류생태관이 있는 간전면까지 이어진다. 구례로 다시 들어가서 편안한 모텔에서 잠을 자고 싶은 욕망이 타오른다. 하지만 지리산을 넘어온 순간 나도 모르게 섬진강을 따라 피아골로 숨어들고 싶어 진다. 피아골은 동학농민항쟁 때 전남의병이 일본군에 밀려 피아골에서 최후를 맞은 곳이자 여순사건 때 섬진강을 건너온 많은 사람들이 피아골에서 피를 뿌렸던 곳이다. 또한 전남도당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이 산,    산을 옮겨 다니며 고달픈 삶은 부지해가는 화전민이라는 것도 다 생겨나지 않을 수 없는  사회적 이유가 있듯이,  바깥세상을 등지고 피아골로 들어와 다랑이논을 일구어야 하는 사람들도  다 그들 나름으로 바깥세상과 고리지어진 쓰라리고 아픈 곡절들을 간직하고 이었다. 그들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끈질기고 선량한 사람들인가는 그들이 일궈내 다랑이논들이 입증하고 있었다. 돌투성이 산비탈들을 따라 일구어진 다랑이 논들, 성품이 선량하지  않고, 정신력이 끈질기지 않고, 몸이 부지런하지 않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루어낼 수 없는 일이었다. - 조정래 『태백산맥』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흐르는 섬진강을 왼편에 끼고 라이딩을 시작했다. 수달생태로(661)를 따라서 문척면을 지나 간전면에 도착했다. 간전면에서 좌측으로 섬진강을 넘어가는 다리를 통과했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이미 문을 닫았고 간전교를 건너 석주관로를 따라 피아골로 간다.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전용도로가 없는 좁은 길. 뻗어나온 나뭇가지에 옷이 스친다

야간주행은 피아골을 4km 앞두고 멈추고 말았다. 휴대폰이 먹통이라 지도를 검색할 수도 없고 섬진강에서 차고 오르는 밤 안개가 너무나 짙어 라이딩을 하기엔 무리였다.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민박집을 찾았지만 빈방이 없어 산속에 있는 민박집에서 어렵게 찾아갔다.

 

 


  참게로 유명한 섬진강 한 민박집 참게 정식개인적으로 참개보다는 밑반찬이 맛있었다.

 

 

백운산 한재(860m)를 넘어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습기를 머금고 있는 숲속에서 하루는 뻐근했다. 새벽에 일어나 피아골 다랑이논을 둘러보고 구례에서 아침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9시에 잠이 깨고 말았다. 어젯밤을 짓누르던 섬진강 안개도 보지 못하고 쌍계사 종소리도 듣지 못했다. 평사리 토지문학관 서희 아씨에게 문안인사도 올리지 못했다. 늦잠을 잔 벌로 따가운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며 라이딩을 시작해야 한다.

 

화개장터에서 아침을 먹고 남도대교를 건넜다. 남도대교를 건너면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광양에 속한다. 섬진강을 왼쪽으로 두고 100여미터 내려가면 왼쪽 산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자동차로 넘어가지 못하는 길이기 때문에 별다른 표지판이 없다. 이 길은 광양까지 이어지는데 약30km, 표고차 820m. 성삼재보다 300여미터 더 높은 곳을 올라야 한다. 부지런히 가더라도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화개면. 벚나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쌍계사가 있고 그 품을 파고들면 삼신봉(1,289m)이 있다.

▲ 화계장터 남도대교 입구에서 본 백운산 한재 가는 길. 하천마을과 중대리 계곡이 어슴푸레 보인다.


하천마을에서 시작된 길은 아스팔트 열기와 신기루 같은 오르막길로 초입부터 의지가 꺾어버린다.
비둘기 부부가 로드킬 당한 양서류와 곤충을 부지런히 먹고 쪼아먹고 있는 풍경은 사막을 횡단하는 듯 하다. 지나가는 트럭에 실려가고 싶은 적이 마음이 서너 번 들었을까, 모정마을 정자 한전정에 잠시 숨을 돌렸다. 한재를 넘는 동안 가게를 찾을 수 없었다. 이곳을 오른다면 먹을 것과 물을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모정마을을 지나면 중한치마을이다. 이곳은 자동차가 갈 수 있는 마지막 길이다. 중한치마을부터 시멘트 임도가 시작된다. 1250분 중한치마을을 지나 서울대남부학술림 길로 접어든다. 빨치산들이 지리산을 들어가기 전에 자주 이용했던 길이다. 드문드문 민박집이 보이고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기 위해 자전거에서 내려 신발을 갈아 신었다.

 

한재(860m)는 백운산(1216m)과 또아리봉(1127m) 가운데를 관통하는 능선이다. 아스팔트 길도 끝나고 비포장 길이 시작되는 이곳은 거의 대부분 자전거를 끌고 올라야 했다. 광양에서 오르는 한재는 경사가 더 심하다. 순천과 광양에서 밀린 빨치산을 백운산을 넘어 섬진강을 건너 지리산으로 숨어들었다.  


순천에서 일단 물러난 반란군은 백운산과 지리산에 진을 쳤는데 군경이 도저히  당하지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타지 사람들로 모아진 군인은 길을 모르는데다가 지리에  밝은 경찰이 앞장을 서지 않고 꽁무니를 빼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란군들은 낮에는 산속에 꼼짝 않고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기습작전을 펴는 까닭에 군경의 피해가 크다는 것이었다. . - 조정래 『태백산맥』



중한치마을 끝에서 3km 올라가면 그늘이 짙은 작은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드문 산길에 물소리가 요란하다. 일찍 넘어가려는 욕심을 버리고 계곡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기 위해 물에다 알을 낳는다. 하얀 구름이 고로쇠 손가락을 벌려 벌레들을 숨긴다.

한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30. 남도대교에서 1030분에 출발했으니 거의 4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한 시간 가량 쉬었으니 세 시간은 타고 끌고 올라온 셈이다. 빨치산은 1시간 이내로 주파했으리라 여겨진다.


 
▲ 모정마을을 앞두고 뒤를 돌아보니 지리산이 같은 눈높이에 들어 온다 

▲ 중한치마을 끝자락에 서울대남부학술림 입구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한재가 있다.



▲ 한재를 오르는 길에 달콤한 계곡이 두어 곳 있다. 그늘에서 커피와 초콜릿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낮잠을 즐겼다.

▲ 오후 230분 한재에 도착했다. 왼쪽으로는 백운산, 오른쪽으로는 또아리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 한재 급경사 내리막을 기어서 내려오면 평탄한 길이 펼쳐진다.



▲ 광양으로 가는 도로(11)와 추산으로 가는 도로(8) 갈림길에 붕어빵을 굽고 있는 아저씨. 시커먼 눈썹만큼이나 인심도 좋다. 어묵과 붕어빵 맛에 피곤함을 잠시 잊는다.    


한재에서 광양까지는 22km. 옥룡초등학교까지 13km 내리막길을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아쉬운 건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기 때문에 차들과 가끔 신경전을 펼쳐야 한다는 데 있다. 광양에서 순천으로 가는 가장 빠른 코스는 2번 국도다. 인도가 있지만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요철이 많고 매연이 심하다.


▲ 순천으로 넘어가는 2번 국도(고속도로?). 광양에서 순천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지만 매연과 요철로 짜증이 밀려온다.


순천에 들어서면 순천만을 통해서 벌교로 갈 수 있다. 해안을 돌아서 벌교까지는 육십리길이다. 순천만으로 방향을 잡기 전에 조례동에 있는 백송냉면집을 찾았다. 조례사거리에서 방황하다가 우연히 찾게 된 곳이다. 배도 고팠지만 이곳 냉면이 시원하고 맛이 있어 한 그릇을 더 시켜 먹었다.

 

냉면을 먹고 있을 때 머리를 기르고 비쩍 마른 젊은 주인이 자전거를 살펴보더니 어디로 여행을 하느냐며 물었다. 순간 김범우의 모섭이 떠올랐다. 나는 순천만을 둘러보고 순천에서 여독을 풀고 부산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는 시간이 괜찮다면 벌교로 가볼 것을 권했다. 벌교가 순천에서 가까운 줄이야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를 가지 않고서야 어떻게 제대로 된 자전거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 순천시 조례동 1598-1번지에 있는 백송냉면집. 이곳 사장 역시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분의 말 대로 벌교를 향해 출발했다. 벌교에 가기 전에 들린 곳은 순천역이다. 순천역은 광장에서 빨치산이 점령하면서 인민대회가 열렸고 이어서 국군이 점령한 곳이기도 하다. 역 광장에서 몽둥이 휘두르는 사회주의 청년들을 훈계하던 김범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학생들은 단숨에 제압한 김범우는 학생들을 잡아가려는 순경을 제지했다.
 

이 사건으로 김범우 선생이란 존재는 순천 벌교 바닥은 말할 것도 없고, 여수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몽둥이를 휘두르며 덤비는  네 사람을 거뜬히 물리친  무용담도 무용담이지만 학생들을 더욱 감동시킨 것은 그  네 학생을 극구 변호해서 경찰서에서  빼낸 것이었다. 그 일처리로 하여 좌익학생들도 더 이상의 적대감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김범우 선생은 좌익에 물든 학생들을 설득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극렬한 행동을 하다가 경찰서에 붙들려 들러간 학생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학교의 구분을 두지 않고  노력했다. 좌익조직에서 보면 그는 확실히 눈의 가시였지만 그렇다고 증오스러운 적도 아니었던 것이다. - 조정래 『태백산맥



순천역을 벗어나 순천만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자전거를 탄 부부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골목골목을 헤집고 가더니 풍덕동 한신아파트 맞은 편에 둑길이 보였다. 그 아래에 곱게 빚은 자전거 도로가 있었다. 순천만까지는 8km, 맞바람이 불어서 족히 30분은 걸린 것 같다.


 ▲ 자전거를 타고 순천만으로 가고 있는 외국인들.

 

순천만에 도착하자 하늘을 나는 짱뚱어 미술작품이 반겼다. 순천만은 사람들로 발 딪일 틈이 없었다. 새난들 쪽으로 걸어보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대대들 방향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대대들은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대대들 둑방을 타고 학산마을까지 10km 길은 장관이었다.

학산리를 지나면 화포, 창산복지회관, 거차마을, 마산리까지 해안도로가 나온다. 마산리 신덕 염전을 지나서 마산교를 넘어서면 철길과 만나게 된다. 순천에서 출발한 철로는 변량을 지나 벌교에 이른다. 빨치산의 장사 하대치가 철도를 파괴하고 열차를 기습하는 장면이 태백산맥에서는 자주 등장한다.



▲ 멀리 보이는 육지 끝이 화포다. 화포로 넘어가는 언덕은 완만하고 언덕을 넘어서면 평지가 펼쳐진다. .

 


▲ 순천만에서 뻘배를 타고 돌아오고 있는 한 어머니.  

 


▲ 뻘을 건너면 구룡리다. 구룡리로 가는 다리가 없기 때문에 마산리까지 갔다가 유턴 하듯 내려와야 한다.

▲ 태백산맥에서 빨치산들의 무용담으로 등장하는 철길. 철길을 따라가면 벌교가 나온다.


 

2번국도를 왼쪽으로 끼고 친환경이라고 이름 붙여진 옛날 도로를 따라가면 철길과 만나기도 하면서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구룡리를 지나 호동리, 소화다리까지 이어진 방죽은 하대치의 아버지가 쌓은 것이었다. 그 길이가 이십 리였다. 농민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땅이지만 일제시대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땅이 되었다.

자신을 한 마리 황소이거니 생각하고 닥쳐올 고난을 이겨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참으로 한 마리의 미련하고도 끈질긴 황소처럼 그는 공사장 일을 이겨나갔다. 아들 대치가 무병하게  커가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위안이고 빛이었다. 그는 담배는 피웠지만 술은 가까이하지 않았다. 술을 마셔서 될  살림살이가 아니었다. 나날의 생활이 아무리 고되어도 세월은 흘러가는  맛이 있어 살아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도저히 가망없어 보이던 방죽 쌓는 일이 시나브로 시나브로 이어져 나가더니 마침내 완성의 날이 온 것이다. 포구를 따라 뻗어나간  장장 이십 리가 넘는 방죽은 절로 탄복이 터져나올 만큼 장관이었다. - 조정래 『태백산맥

 

소작인으로 살다간 하대치의 아버지가 간척한 땅을 보지 못하고 철길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서 탑 모텔을 넘어서 홍암로로 내달려 벌교에 입성했다. 벌교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645, 백운산을 넘어 벌교까지 달려왔지만 꼬막집은 온통 ‘12로 도배되어 있었다
 

꼬막집이 몰려 있는 거리에서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2년 전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보였다. 벌교 꼬막집은 ‘12타이틀을 걸지 않으면 장사가 망할 것처럼 경쟁적으로 붙어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감칠맛나는 외서댁, 소화를 가려버린 간판에 실망하고 태백산맥문학관 맞은편 꼬막집으로 들어갔다.


▲ 철로보다 더 붉은 노을이 논에 지고, 멀리 낮은 언덕을 넘어서면 벌교고 있다. 

 

GPS를 멈춘 곳은 벌교 소화다리였다. 100km 이상 장거리 여행을 한다면 ‘Runkeeper’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프로그램이 무겁고 가끔 다운되기도 하고 100km 이상은 표시조차 잘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배터리 소모량이 엄청나다.

▲ 태백산맥문학관 앞 꼬막집. 소화다리 근처에 몰려있는 꼬막집에 비해 한적하지만 맛은 비슷하다.


 

꼬막에 소주 2병을 비우고 비틀거리며 당나귀를 끌었다. 910, 혁명을 막 완수한 빨치산처럼 나는 도취되어 있었기 때문에 모텔에 들어가서 기분을 잡칠 수는 없었다. 태백산맥문학관 앞 뜰은 자동차 몇 대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었다. 그때 최부자집 옆 아담한 소화집이 눈에 들어왔다.

 

정하섭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소화집으로 들어갔다. 소화집 뒷뜰 장독대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매트를 깔았다. 밤이슬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문제될 건 없었다. 하얀 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무당 소화가 문을 열고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잠이 들었다.

 

두 시간 가까이 잠이 들었을까. 대숲이 있는 소화집의 모기들의 공격에 잠이 깨고 말았다. 대숲 사이에는 CCTV가 시퍼렇게 노려보고 있었다. 순간 취기가 달아났다. 짐을 챙겨 태백산맥문학관 앞 벽에 다시 자리를 깔았다.

 


▲ 소화집 뒤뜰에서 몰래 비박을 하다 모기의 공격으로 후퇴했다.

 


▲ 문학관 검은 벽 아래서 비박을 했다. 덕분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12일로 대표되는 미디어로 홍보간판으로 도배된 벌교 꼬막집. 본래 특색을 찾았으면 좋겠다.

 

새벽 5시 태백산맥문학관을 나서 횡계다리(홍교)를 찾았다. 낙안벌에서 가장 가까운 홍교, 소화다리, 철교 아래로 시간이 멈춘 듯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순천만의 바닷물은 어김없이 하루 두 번 홍교 밑까지 파고든다. 홍교는 소화다리와 함께 태백산맥에서 인물과 인물들을 이어주는 가교였다.

횡계다리 위에 쌀가마니가 높게 쌓여 있었다.  그것은    쌀가마니들을 제일 먼저 본 것은 김범우였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 어제밤에 총성이 울리고  있는동안에 그  쌀가마니들이 다리 위에 쌓이고 있었음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총성이 울리기 시작한 직후 김범우는 예기치  않은 사람의 방문을  받게 되었다.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하대치였다. "가난한 사람덜한테 한 주먹씩이라도  골고로 노놔줘서 설얼 쇠게  허자 고런 뜻인디요, 따른 지주덜헌테야 강제로 쌀얼 뺏어내는 것이제만, 대장님 말씸이, 김 선상님헌테는예 갖춰 우리 뜻을 전허면  선선히 쌀얼 내주실 것이다, 그러시등마요."  하대치란 사내가  막힘  없이 한  말이었다. - 조정래 『태백산맥


 

김범준은 횡계다리 위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고읍들녘을 멀리 바라보았다.  황해룡 동지와 함께 물젖은 옷으로 도망치던 기억이 선영하게 떠올랐다.  그때 마침 밀물이어서 포구로 뛰어들어 다리 밑에 몸을 잠그고 있다가  들녘 가운데로 난 개울을 타고 벌교를 빠져 나갔던 것이다. 언제나 긴긴 포구의 갯내음은 고향의 냄새였고, 산으로 에워싸인 고읍들녘은 고향의 모습이었다. 김범준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디서 떨어졌는지  뒤따르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마주오던 서너 사람이 그를  흘끔거리며 비켜서듯 하는 몸짓으로 지나쳐갔다. - 조정래 『태백산맥


하대치가 일행이 그랬듯 횡계다리를 건너 북쪽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봉림교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낙안이고 왼쪽으로 가면 전동리를 지나 빨치산의 해방구 율어면이 나온다. 그곳은 빨치산의 대장 염상진의 묻힌 곳이기도 하다. 갈림길에서 벌교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벌교 어디에선가 염상구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런 개좆 겉은 새끼덜아,  살아서나 빨갱이제 죽어서도  빨갱이요! 당장에 못  띠내리겄어!"  염상구가 두 경찰의 어깻죽지를 동시에 치며 외친 소리였다. 그려, 그려, 니가 사람이다. 하먼, 느그 성인디.”  그제서야 마음을 놓은 호산댁은 솟구치는 서러움을 눈물로 쏟아내고 있었다. 워메, 워메,  아즘찮은거.  시동상이 인자 사람이시.” 예상이 뒤집히자 죽산댁도 비로소 고마움과 서러움이 범벅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조정래 『태백산맥

 


▲ 태백산맥 인물들이 횡계다리 수없이 만나고 헤어졌다.

 

▲ 보리가 익어가고 있는 낙안들판. 산너머 빨치산의 해방구 율어면이 있다.

 

▲ 낙안읍성민속마을에 들러 곤장을 맞으러 들어갔다. 어젯밤 소화아씨 집에 침범한 걸 사죄드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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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고래의 약속

4대강 합천보 공사가 70% 이상 진행되었다. 제작년에 이어 올해도 몇일 전 자전거로 황강을 따라 낙동강을 다녀왔다. 글을 쓰다가 개인적인 한계에 부딪혀 안타까운 마음을 동영상으로 올려본다.

 

낙동강은 오래전부터 식수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오염된 강이고 썩은 바닥을 파내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하지만 생물의 서식지이자 강을 치유하는 주변 습지까지 파서 공원을 만들거나 조경을 하는 것은 고래와의 약속을 저버린 패륜적 행위라 생각한다.   

  

낙동강에서 퍼올린 모래가 산이 되었다. 썩고 악취나는 검은 모래로 생각했는데, 그 빛이 어찌나 곱든지... 그 모래 어디다 쓰실까?

 

4대강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휴일날 삽질을 멈추고 자신의 아이 손을 잡고 우포(경남 창녕군)에 가보길 권한다.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 정화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느꼈으면 좋겠다. 

회사를 위해 콘크리트 하나 더 쌓기전에 삽질로 버려진 갈대와 버들을 복원해주지 않으렴?

 

2011년 5월 합천보, 습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2009년 11월 합천보, 습지가 잘리고 있다.


지금도 불철주야 삽질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동화 한 편 소개한다.
아주 오래전 고래와 인간의 계약에 관한 이야기, 물론 픽션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강기슭까지 밀어버리는 거짓말같은 현실에서는 논픽션이랄까.  


낙동강을 치유하는 황강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황매산 자락 아래 삼산골(경남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이라는 곳이 있다. 허굴산 낮은 산비탈 논에 어미와 새끼 두 마리 고래가 산다.  

 

오래전 인간은 바다에서 귀신고래 한 마리를 잡았다. 종족을 살리기 위해 인간은 귀신고래의 새끼까지 잡아먹으면서 어미와 약속을 했다. 언젠가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주겠다고...

그러나 인간은 지금까지 고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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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넓이와 높이는 얼마나 될까? 연두빛 이파리가 손바닥을 뒤집거나 몸을 흔들지 않는다면 , 바람이 없다면 모를 일이다. 초록의 용들은 제 아무리 뿔을 세워도 인간이 세운 뿔만큼 높지 못함을 바람은 알고 있다. 빌딩숲에서 찢겨진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오던 그 뭉치들이 아니라는 것도 초록의 용들은 알고 있다. 
- 장산, 초록의 언덕에서


지리산 성삼재로 자전거 여행을 가려다 버스를 놓쳐서 집 근처에 있는 장산을 다녀왔다. 텐트와 짐을 집에다 풀어놓고 커피를 내리고 이틀치 고양이 밥을 수거 한 뒤 라이딩을 시작했다. 웁스에서 빵을 사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아저씨대구탕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해운대 해수욕장 끝 미포선착장에서 GPS를 작동시키고 신시가지를 가로질러 대천공원을 찾았다. 늦은 오후 하산하는 사람들을 틈 사이를 비집고 체육공원에 도착했다. 몇일전 비가 온 탓에 계곡으로 내리치는 물소리가 요란하고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그늘에 모여 있었다. 

체육공원 오른쪽에 새로 난 포장도로가 있다. 자전거로 가파른 포장도로를 오르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참기로 하고 100여 미터 끌고 올라갔다. 포장길이 끝나는 곳에서 기어를 1단에 내리고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몸을 낮추고 허벅지를 당기며 오르는 길이 있으면 발목을 돌리며 쉴 수 있는 길도 있었다. 


장산마을로 가는 길에 만난 돌밭길. 자전거로 오르기에는 벅찬 곳이지만 내려올 때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산마을과 억새밭 갈림길에서 목장지대(억새밭 가는 길)였던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작은 계곡 두 개를 건너자 쏟아내릴 듯한 울퉁불퉁한 돌이 길을 내고 있었다. 체육공원에서 능선이 있는 장산마을 입구까지 대략 30여분이 지났다.

돌밭길을 지나면 모 교회의 수양관이 나오는 데 거기서부터는 다시 시멘트 포장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목장지대(헬기장, 억새밭), 오른쪽은 장산마을로 갈 수 있다. 나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왼쪽 길로 올랐다.


수양관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400여미터 가면 낡은 음식점이 나온다. 아마도 장산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식당일 것이다. 이곳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장산을 등산할 때 가끔 찾는 곳이다. 식당 앞 뜰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장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억새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오후 4, 손님이 없는 식당 뜰에 자전거를 세우고 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김치 한 조각이 나올 줄 알았는데, 주인을 닮은 투박한 네 가지 나물이 나왔다.

시원한 생탁을 반병쯤 마시고 500여미터 떨어져 있는 언덕을 찾았다. 억새밭과 기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 있는 평원에는 푸른 풀들과 나무들이 돋아 있었다. 소나무 아래 앉아서 멀리 바다를 본다. 푸른산이 깎이고 회색빛 건물들이 들어서면 바다는 더 높은 곳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장산 꼭대기에 올라도 고층건물 때문에 아름다운 해안선을 볼 수 없다.  

초록의 넓이와 높이는 얼마나 될까? 연두빛 이파리가 손바닥을 뒤집거나 몸을 흔들지 않는다면 , 바람이 없다면 모를 일이다. 초록의 용들은 제 아무리 뿔을 세워도 인간이 세운 뿔만큼 커지지 못함을 바람은 알고 있다. 빌딩숲에서 찢겨진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오던 그 뭉치들이 아니라는 것을 초록의 용들은 알고 있다.  - 초록의 언덕에서

  

초록의 언덕 아래 헬기장에서 본 송정바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장산마을과 국군병원이 나온다. 하지만 장산마을에서 국군병원으로 이어진 길은 민간인이 갈 수 없다. 식당 주인이 부딪쳐보라고 했지만 만약 실패 한다면 다시 이 언덕을 올라 와야 한다.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지만, 
초중급 정도의 내리막은 스릴을 준다. 사람들이 없으면 시원하게 내달렸겠지만 브레이크를 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대천공원을 지나서 해운대도서관 옆 아파트 사잇길로 자전거를 타고 어슬렁 어슬렁 집으로 왔다.

해운대도서관 옆 계곡. 이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면 장산마을과 초록의 언덕이 나온다. 장산은 낮은 산이지만 물이 많고 은근히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다만, 장산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생물이 살기에는 부적합하다. 

요트경기장에서 본 마천루. 언젠가 해운대는 장산만큼 높은 빌딩들의 숲이 될 것이다. 지금 해운대는 무분별한 개발로 장산 꼭대기에 올라도 해안선을 볼 수 없다. 바다에서 불어오던 뭉치 바람도 찢기고 햇살도 먹혔다.    

  
출발지
    [S]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1 957-5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경유지
    [1]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1459-6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2]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4 1382-1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3]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4동 산1-238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4]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4동 산1-1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5]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1180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6]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내리 산100-28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7]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4동 산1-238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8]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3 1371-2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9]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524-2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도착지
    [E]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1434 선프라자아파트  위치 [구글지도] [다음지도]
거리 : 16.7 km
시간 : 2시간 11 36
(2011-05-14 23:44:55 ~ 2011-05-15 01:56:05)
평균 속도
: 7.61 km/h
경로보기 :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35428041

 

해운대바닷가에서 초록언덕까지는 472m를 올라가야 한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송정과 기장의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

장산 꼭대기에 오르더라도 높은 빌딩들로 해운대 해안선을 조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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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 초록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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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일 일요일 해운대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삼랑진으로 갔다. 첫 출발지로 삼랑진으로 선택한 것은 낙동강, 봉하마을, 주남저수지로 이어지는 생태 라이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을 노공이산(盧公移山) 낮춰 부르며 봉하마을과 주변 생태계를 친환경적으로 복원한 한 바보의 행적을 답사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는 생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로 자신을 버려달라고 유언했다나는 정치와 경제에 관해선 젬병이라, 예전부터 노공이산의 봉하마을 생태환경 조성에 관심이 많아서 자전거로 호흡하며 느껴 볼 생각이었다. 또한 그 길을 자전거로로 가보려는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노공이산의 농촌의 생태복원은 미완성이다. 삼랑진에서 출발하여 봉하마을을 기점으로 생태 라이딩 코스를 그려봤다. 파란색 선은 실제로 다녀왔던 길이고 붉은색은 추천하는 코스다. 괄호는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낙동강을 너머 노공이산의 길

 

자전거를 내린 곳은 삼랑진역. 삼랑진(三浪津)은 밀양, 양산, 김해 가운데 있는 곳이다. 느린 유속의 낙동강에 층층이 쌓인 '충적토'는 비옥해서 일본 제국주의도 탐낼 정도였다.

일본침략 시절 경부선과 경전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자 일본의 농장주들이 모여살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삼랑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딸기가 재배된 곳이지만 4대강 공사로 향긋한 봄딸기를 맛 볼 기회가 줄어 든 것 같다.

 

 

  

봉하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낙동강인도교를 건너야 한다. 인도교 위는 낙동강 상류와 하류를 조망할 수 있다. 노공이산도 낙동강을 볼 때마다 손을 뻗어 잡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회상할 정도로 좋아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 낙동강은 4대강공사로 사람과 생물들의 생활 터전이 파괴되었다. 그나마 한뼘 남은 오염된 습지로 쫓겨난 개구리가 봄날 알에서 깨어나 호들갑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죽음을 목전에 앞둔 울부짖음이었다. 

 

모래톱이 사라지다

습지가 사라지다

농지가 사라지다

 

삼랑진에서 봉하마을은 사십 리(16km) 떨어져 있다.  인도교를 건너면 좌측으로는 생림면, 우측으로는 한림면으로 갈라 진다. 나는 마사리 고개를 넘어 모정으로 넘어가는 고갯길로 갔다. 고개를 넘어서면 넓은 벌판이 보이에는데, 모정마을을 지나 철길 옆 길을 따라 한림면으로 갔다. 한림에는 노공이산이 자주 갔던 화포천을 만날 수 있다. 

화포천은 노공이산이 자주 찾던 곳이다. 한림면 공장지대를 지나면 철길 옆 버드나무와 갈대가 우거진 늪이 나온다.  푸른 풀숲 사이로 개구리들의 소리가 맑다. 낙동강 개구리가 장송곡이라면 여기는 왈츠에 가깝다. 철도 공사로 아직 주변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화포천은 자연습지의 모습으로 되돌아 오고 있었다. 

 

어떤 이는 새만금을 예로 들면서 봉하마을 비전에 대해 일종의 쇼로 노무현을 반환경적인 사람으로 잘라 말한다노공이산도 새만금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9조원이라는 막대한 국책사업을 접을 수는 없었다 

그를 지탱했던 상식원칙기준으로 봤을 때 새만금 사업의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는 국책사업이었다. 이른바 그는 설거지를 맡은 것이다. 어쨌든 노공이산은  대통령에서 물러나 봉하에 내려와서 봉하마을과 화포천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려 했다. 

 

“나중에는 우리 농장 한번 보세요. 아니면 뒤의 숲을 한번 봐주세요. 또 화포천을 한번 봐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나 또는 다른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와서 보고 그거 괜찮다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생태환경을 최대한 복원시켜 보고 싶습니다. - 200889일 방문자들과의 대화  

  


개구리를 지켜주는 파수꾼, 학이 돌아온 마을

 

노공이산은 생태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개구리를 지켜주는 파수꾼 학을 자처했다. 개구리는 뱀의 천적인데, 학이 있으면 뱀도 개구리를 쉽게 잡아먹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태계의 균형이 맞춰진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무척 자연스런 생태주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때 학이 되고 싶었던 노무현에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2008년경 노공이산은 화포천과 수로를 청소하면서 갈대에 불을 놓는 사진을 보았다. 봉하마을 주변을 청소하면서 지저분한 갈대밭을 태운 것이었다. 나는 생명들의 서식지인 갈대에 불을 지른다며 비판했고 사람들로부터 급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친환경 농사를 짓겠다는 노공이산이 고향으로 돌아오자 마자 
일반 정치인이 하는 언론플레이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의 사후,
갈대밭에 불을 놓아야 하는 지 고심을 했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글을 보면서 나의 성급한 판단을 반성하게 됐다. 

 

봉하마을로 가기 전 화포천 근처에 갈대로 지은 집이 있는데 용강사’라는 절이 있다. 용강사에는 스님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노공이산의 사진이 걸려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노공이산은 남녀노소에게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용강사 앞 낚시터를 지나서 비포장길로 들어서면 대통령의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노공이산의 길이 시작된다.


2011년 봉하 들판

2008년 봉하 들판

2011년 봉하 습지


한림 정수장을 내려서면 푸른 들판과 부엉이 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노공이산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곳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노공이산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생태농업은 3년만에 30여만평에서 550톤의 친환경 쌀이 생산한다. 

찰보리가 자라는 들판에는 학 두 마리가 날개를 편다. 수로에는 수초가 돋아났고 인기척에 놀란 물고기와 개구리들이 물보라를 만든다. 논과 논 사이를 가르는 물길, 이 길은 노공이산이 화포천으로 가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길이다. 자전거를 멈추고 눈둑에 앉아서 부엉이 바위를 본다.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농사를 짓던 그가 없지만 새파란 보리가 싹을 틔웠다. 화학비료가 뿌려지던 넓은 들에는 오리들이 뛰어놀던 발자국으로 가득하다. 이쯤되면 그에게 담배와 술 한잔 아니 건낼 수 없다.       

 

2010년 봉하마을 첫 가을걷이

2010년 봉하 오리쌀 첫 수확



사저밖을 나와서 모자를 벗고 손을 흔들어주던 그는 없지만, 그때와 달라진 건 없어 보였다. 주차장은 자연으로 돌아간 그의 흔적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넘쳐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촌로들이 절반 이상은 차지한다. 그들의 손에는 국화꽃과 주름진 추모의 기도가 있다.     

노공이산은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해주길 원했다.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현학적인 분석을 내놓으며 그의 정책을 애둘러 희석화했고 
보수언론과 권력이 반칙적인 집중포화를 날렸지만 사람들의 '작은 비석'에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그가 봉하마을과 화포천을 친환경공동체로 만들었지만 외형적으로 봉하마을 밖으로 뻗어가지 못했다. 정조 이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인물을 담장 가까이에서 보고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올려지던 그의 글을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추억은 사라졌지만, 당대의 객관적 증언자인 나 개인은 그가 남긴 숙제를 하기 위해 봉하를 떠나 주남저수지로 갔다.

노공이산이 남긴 숙제의 길

“생태숲, 생태농장, 생태습지… 사람들을 풍요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는 자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는 약자인 개구리를 지키는 파수꾼 학이 좋습니다”

 

봉하마을을 벗어나면 공장지대가 모여 있는 본산이다. 우공이산은 생태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본산지역 공장지대를 방문해서 간담회를 열었다. 주변 생태계와 공장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다.   

 

본산 공장지대를 2km 지나면 창원시 대산면의 평야가 펼쳐진다. 자로 잰듯 반듯한 농지는 봉하마을과 비슷했지만 이곳의 수로에는 녹조가 끼었고 각종 쓰레기로 넘쳐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먹는 사람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다.     

 

봉하마을 수로

대산마을 수로


외형적으로는 노공이산의 봉하마을과 비슷하지만 환경은 정 반대다. 자연환경을 배려하지 않고 비료와 농약으로 농작물을 키우는 것과 4대강사업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길이다.  

 

그나마 철새의 낙원이라 불리는 주남저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한 숨 돌릴 수 있다. 주남저수지는 크게 신남, 주남, 동판저수지를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다. 대산면 보건소에서 신남저수지까지 대략 5km 거리다. 저수지 둑방길에 올라서면 물만큼 평평한 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둑방길은 노공이산이 삶과 닮았다. 물웅덩이도 많고 울퉁불퉁한 길이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튀어오르는 진흙도 반갑고 길가에 핀 들꽃들도 가련하니 곱다. 오염된 길을 달려온 수고를 시원한 봄 바람이 간질거리며 씻어 준다. 해가 정수리에 있다면 둑방길은 바삐 갈 필요도 없고 그처럼 소걸음으로 천천히 페달을 밟으면 좋다. 

 

2008년 논길을 걷는 우공이산

2011년 주남저수지를 걷는 노인


 

신남저수지와 붙어 있는 주남저수지는 노공이산이 만들었던 습지의 축소판이다. 철새가 떠난 텅 빈 저수지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것과 같다고 느껴진다. 둑 아래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람사르문화관에서 책을 읽거나 연인의 손을 잡고 걷는 사람들이 있다. 

봉하마을에서 주남저수지까지 10km. 넉넉잡아도 자전거로 한 시간 거리다. 주남저수지의 풍부한 유기물이 대산면 평야를 적시고 봉하마을까지 이어진다면 우공이산의 꿈이 물길로 트는 것과 같다. 그 길위에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다면 최고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남저수지 버드나무

주남저수지는 낙동가의 범람으로 만들어진 배후습지 중의 하나이다. 약180만평 저수지에는 국제 습지보호협약인 '람스르습지'에서 주목하는 철새 도래지이다. 주남저수지 탐조대 주변에 있는 '람사르문화관' '생태학습관' '주남환경스쿨'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생태탐방을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생태학습관에서는 1~2인용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하는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2시간 사용 가능하다. 초보자도 자전거로 주남저수지 주변 7~9km 탐방할 수 있는데,  3시간 정도면 봉하마을과 주남저수지를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다.  
- 홈페이지 : http://junam.kr


 
삼랑진에서 주남저수지까지 백리를 달렸으면 이제 
노무현식의 승부를 던져야 할 때가 온다. 서울, 부산, 전라도로 가야 할 사람들의 목적지는 창원시. 주남저수지 입구에서 동읍과 북면으로 나뉘는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노공이산이라면 어떤 길을 갔을까?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강물은 갈짓자로 흐리기도 하고 또 거꾸로 흐르지만 결국 바다로 간다.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처음 가는 길도 두렵지는 않다.

 

동읍으로 빠지는 빠른 길이 있지만 북면 방향을 해서 화목마을 감나무밭 언덕을 넘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화목마을 고개를 넘으면 고암마을이고, 큰 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대한마을이다. 곧은 아스팔트를의 유혹을 떨치고 곱사등처럼 굽은 길로 가는 재미를 맛보고 싶다면 대한마을에서 지도를 펼쳐보길 바란다. 

대한마을(오체향마을)에는 주말농장을 찾는 사람들로 울긋불긋했다. 농장 앞 울창한 소나무 숲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다. 파헤치기 보다는 가꾸기를 원했던 노공이산은 “600년 된 성당보다는 600년 된 숲이 더 웅장하고 가치 있는 것입니다”라는 생태적 명언을 남겼다. 

대한마을 주말농장에서 들판. 정면에 보이는 산을 넘어가면 창원시다.



대한마을에서 자전거로 창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 아래 터널 2곳을 지나야 한다. 첫 터널은 남해고속도로이고 두 번째는 79번 국도 아래다. 오체향마을 주말농장을 뒤로하고 정면을 보면 철탑과 고속도로가 보인다. 제일 가까운 철탑 옆에 자동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굴이 보인다.

굴현 고개를 넘어가면 창원고속버스터미널까지 10km. 창원시내에 들어서면 자전거전용도로가 있다. 창원에 도착했을 때도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자가 달아준 바람개비는 여전히 돌고 있었다. 창원에 도착하기만 하면 버스나 기차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봉하에서 바람개비

창원에서 바람개비



ps. 노무현 가치를 내세운 후보가 패배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그가 못다한 생태 네트워크는 점점 뻗어 나갈 것으로 믿는다.  
 

 

“왕과 귀족이 누리던 권리를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사회로 가는 것, 인간의 권리가 확대되어 나가는 게 역사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평등이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진보입니다. 진보의 철학은 연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의지하고, 또 힘 있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끼리도 의지하고, 서울 사람과 지방 사람이 의지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회가 진보의 가치입니다.

  
이동 경로
 * 봉하마을에서 유등면 대산미술관, 수산, 대산면 평야지대, 주남저수지 경로 추천 

위 고도표를 보면 3군데 정도 언덕이 있고 나머지는 평지로 나타난다.

삼랑진역 삼랑진 지하차도 - 송진초등학교 삼랑진소방서 낙동인도교 좌측 금곡로 모정마을 한림 한림343(영강사 방향)영강사 대통령길(봉하로) – 노무현대통령생가 봉하로 본산로(3거리에서 진영 방향 직진) – 한림로(본산교회에서 좌회전) – 본산교회에서 400미터지점 우암교 우암교 건너자 마자 좌측 진산대로260가술삼거리에서 대산 방향(직진) 대산면보건소 주남로(대산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좌측방향) – 교차로 200미터 지점에서 우측 방향 (대산면소방서에서 봉강가술로를 따라서 가도 된다) – 신남 마을까지 농로 계속 신남 배수장 둑방길 죽동길 주남3배수장 람사르문화관 가월교에서 좌측 교차로(동읍로 30)에서 북면방향 2km 지점에서 좌측 화목마을 방향(SK 주유소 전)구룡사(구룡암) – 암자 뒷길 고암마을 농장길 고암교에서 좌측 방향 대안마을회관 주말농장터 농로 남해고속도로 아래 터널 통과 터널 지나서 우측으로 50미터 내려와서 바로 좌측(생태농원) - 79번국도 아래 굴다리 통과 좌측 천주로 굴현고개 의안교차로에서 좌회전 창원39사 앞 사거리 도계광장교차로에서 좌회전 명곡동 두만강양꼬치 창원시외버스터미널  자세히 보기

 

사진으로 보기
 

기차에 자전거 싣기

삼랑진에서 봉하마을 방향잡기

삼랑진 소방서 지나서 낙동강 인도교

인도교 건너서 한림 방향

한림으로 넘어가는 언덕

언덕에서 방향잡기

한림면사무소 지나서 오른쪽 용강사 방향

한림 공장지대에서 용강사 방향

철길을 사이에 두고 화포천과 노공이산의 길이 있다.

용강사에 걸려 있는 노공이상 사진

노공이산 길

작은 비석을 찾아온 시민들

노공이산이 담배를 피우던 식당에서 장군차 국수를 먹다

본산방향으로 직진. 우측으로 꺾어서 가산리를 지나 유등리로 가는 코스도 좋다.

본산교회에서 좌측 방향

대산면으로 가는 소로

국도에서 대산면 방향으로 직진

주남저수지 상류 신남저수지

신남저수지 둑방길

신남 저수지 꽃길

친절한 길없는 표지판

주남저수지 둑방길

주남저수지 생태공원

4월 주남저수지

주남저수지 앞 꽃밭

주남저수지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주남저수지 람사르문화관

북면 방향으로 도전

구룡산 용천암으로 가는 길

화목마을 감나무 사이길

구룡암 소나무 길

구룡암 뒷길

고암마을 농장길

오체향마을회관에서 좌측 주말농장 방향

굴현 고개로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아래 터널

굴현고개로 가는 길

굴현고개로 가는 2번째 터널

굴현 고개 아래 산마루 식당

굴현고개 아래 창원시내로 빠지는 길

창원시내

명곡동 양꼬치 집

부산행 버스에 실린 바람개비와 자전거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메칸더V는 프랑켄슈테인?


벚꽃이 몇 남지 않은 가지에 붙은 꽃잎을 땅으로 호출하듯 자전거를 몰았다. 일본 원전 사고와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고장 소식은 자전거를 굼뜨게 만들었다.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노래라도 부르고 싶지만 메칸더V’는 원자력에너지에 힘을 얻는다며 세뇌당한 기나긴 세월이 한심하다.

 

메칸더V

<메칸더V> 1977년 일본에서 만든 SF애니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