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는 길과 도로가 전부다. 길은 벗이지만 도로는 적이 될 때가 많다. 길은 울퉁불퉁하고 불편하지만 자연과 더 가깝고 그만큼 즐거움을 준다. 도로는 라이더의 질주본능을 자극하지만 자동차 매연과 자연을 희생 위에 세워진 길이어서 불편한 존재다.  


작년 여름 4대강, 국토, 섬진강 자전거도로 종주를 끝내고 나서 블로깅을 하려던 마음을 먹었다가 접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을 기대하고 나섰지만 보로 강물을 막고 강은 예전의 그 강이 아니었다. 둑방과 마을길을 두고 습지 위에 만들어진 아스팔트 도로를 달릴 때 라이더로서 원죄의식이 어깨를 짓눌렀다. 4대강자전거도로는 길이 아니라 도로였기 때문이다.

 

남강자전거길 역시 국토해양부의 4대강사업 중 47공구에 해당된다. 경남 의령군 지정면에서 시작해서 진주시 남강댐까지 약 90km에 이른다. 남강 자전거길이 4대강 자전거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습지나 농지를 건드리지 않고 둑방(제방)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점은 지금 한창 공사중인 섬진강 자전거길과 비슷했다. 그래서 길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섬진강 자전거길(구례 인근) 우리나라 자전거길 중에서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곳은 섬진강이다. 생태와 문화를 잘 살려냈고 자동차들로부터 외면당한 도로를 활용해서 자전거 타기에 재미있고 좋은 길이었다.


부산, 창원, 김해, 양산에서 남강 자전거길을 가기 위해서는 낙동강(남지읍)으로 가야 한다. 남지는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남강댐에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버스나 KTX를 이용해서 진주로 가서 역으로 라이딩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로요약

▲ 일자 : 2013. 2.21()~2.22()

 거리 : 163km

 시간 : 15h9m(12:09 PM ~ 2.22 7.41 PM)

 경로보기 : http://runkeeper.com/user/dolbae/activity/150977403

 주요경로 : (주의해야 할 구간 붉은색) 

  • 경남도청(경남 창원시)-창이대로-원이대로(25)-도계교차로(의창대로)-의창검문소(갓길없음, 공사중)-용강마을회관-동읍소방서-동읍로(30, 주남저수지 방향 좌회)-주남로-주남저수지생태학습관-가술산남로(좌회전)-주남환경스쿨-죽송로(동면교회에서 우회전)-대산북로(60, 좌회전)-낙동강 자전거길-본포교(본포교 아래 자전거길 없음, 본포교 건너야 함)-낙동강자전거길-창녕함안보(건너감)-낙동강자전거길-계내삼거리-공장지대(칠서산업단지)-공단사거리(우회전)-장암보건소-구혜마을-구룡정사거리(지정방향)-남강자전거길 시작(사거리에서 100미터 왼쪽 둑길)-하기둑길(길 중단됨, 평기동마을회관으로 들어가야함)-평기언덕길-처녀뱃사공노래비-악양교-함안둑방(흙길이라 MTB가 아니면 끌고 가야 함, 경치좋음)-삼태삼거리-이목골로(S오일주유소에서 좌측방향)-백산둑길-사정동복지회관(길없음, 마을로 들어와 좌측 장백로 방향)-장백로(1040)-정주삼거리(우측 법수방향 1040)- 의령둑길-의령철교-휴카페(좌측)-남강로(1040)-둑길(골프장 옆)-남강로-화양둑길(벚꽃가로수)-화정로-화정둑길-화정로-금동교-좌측 산방산길-마한둑길-마호둑길-마한로(1040)-덕곡교-덕곡둑길-강변옆 비포장도로(확신할 수 없음. 길을 찾지 못해 진의로를 이용했음. 이 방향 길 인도 좁고 차량이 많아서 추천하지 않음)-송곡마을회관-집현둑길-남강로(1013)-덕오교-진주남강자전거도로-남강교(아래)-상평교(아래)-진양교-(아래)-진주교(아래)-진주성-남강댐(개인일정으로 상평교까지만 갔음)


창원에서 주남저수지 방향으로 가는 고개는 현재 공사중이다. 도로가 좁고 갓길이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창원 지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사격장 뒤 '소목고개(비포장 임도)'를 넘어 주남저수지로 가는 길을 이용한다. 


대한민국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최근 찾아오는 철새 개체수가 줄고 있어 라이더로서 안타깝다. 주남저수지에는 습지체험관과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주남저수지에서 '본포교' 방향으로 가다보면 낙동강자전거도로를 만나게 된다. 멀리 보이는 곳이 본포교, 낙동강 종주나 남강종주를 하기 위해서는 본표교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 아래 길은 외산리, 이령리로 이어지는 산길이고 경사가 심하다. 


남한강 자전거도로처럼 낙동강에도 작은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이 많이 다닌다고 한다. * 버섯이 많이 들어간 토스트와 원두커피를 합쳐 5천원. 



창녕 길곡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서면 넓은 낙동강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이 고개는 외산리를 돌아나온 물줄기가 본포리에 닿기전에 생겨난 삼각지가 있었다. 


칠서산업단지(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계내리)남강자전거길을 시작하려면 박진교(남지교에서 약 1시간, 16km)까지 가야하지만 칠서산업단지를 지나서 장암보건진료소(함안군 대산면 장암리 1200)로 가는 것이 좋다. 


장암보건진료소를 지나자 마자 오른쪽 언덕을 오르면 남강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다. 비포장 둑길을 따라 2km 가다보면 남강자전거길이 시작된다. 남강은 남지(경남 창녕군 남지읍) 상류에서 낙동강 물줄기가 한층 넓어진다. 


구룡정사거리에서 지정면(의령군) 방향으로 가다보면 자전거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왼쪽 둑방길에서부터 남강까지 약 90km. 


자전거와 농기계가 함께 다니는 하기둑방길. 4대강과 달리 남강은 강변에 농지가 많다. 친환경 농업을 한다면 공원보다는 농지를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은 방안으로 생각된다. 


무등고개. 하기둑방길은 약 2.5km에서 끝나고 하평마을로 내려와 무등고개를 넘어야 한다. 



처녀뱃사공 노래비. 1953년 9월 유랑극단 단장인 고 윤부길(가수 윤향기, 윤복희의 부친)씨가 한국전쟁 피난시절을 끝내고 서울로 가면서 함안군 가야장에서 공연을 마치고 대산장으로 가던 중 여기 대산면 악양에서 머무르게 되었다. 당시 이곳 나루터에는 군에 입대한 후 소식이 끊긴 박기준(한국전쟁중 전사)씨를 대신하여 여동생 등 두 처녀가 교대로 노룻배의 노를 저어 길손을 건내주며 오빠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애절한 사연을 들은 윤부길씨가 “낙동강 강바람…”라는 노랫말을 작사, 한복남 작곡, 황정자의 노래로 1959년에 ‘처녀뱃사공’이 발표되어 국민 애창곡으로 널리 불려지게 되었다. 출처 : 노래비(함안군)


자전거도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함안 둑방길. 함안 둑방길에는 부드러운 흙이 깔려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는 불편하지만 옛날 둑방길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굳이 자전거를 탈 필요없이 내려서 끌고가는 매력도 있다. 함안 둑방길은 마라톤대회, 가을에는 코스모스 축제로 유명하다. 


모래톱이 살아 있는 남강 그리고 등이 굽은 사평재(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과 길이 만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붉은악마의 원조라 불리는 홍의장군(곽제우) 동상과 정암루, 솥바위가 있는 의령. 이곳에서부터 강 건너 자전거도로를 타게 된다. *홍의장군 동상옆 힐링카페는 아늑하고 커피가 구수하다.


10년을 내다보고 심은 벚꽃길 화양제(경남 의령군 화정면 상이리). 화양제는 6월1일 의병의 날을 기념하여 '의병마라톤대회'의 중요한 코스다. 몇년 뒤 봄이면 남강과 어우러져 흩날리는 벚꽃을 볼 수 있다.


진주와 의령을 잇는 지름길인 자릿대재와 산방길. 의령군 화정면 금동리에서 진주시 대곡면으로 넘어가는 절벽 위 꼬부랑 고개가 있다. 이 고갯길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고 거리는 약 5km.  


산방길은 남강자전거길 코스중에서 가장 경사가 심하다. 고도차가 150미터, 일부 구간은 비포장이기 때문에 준프로급 라이더가 아니면 여러번 끌바를 해야 한다.  


산방길을 내려와 대곡리, 마진리 둑방길을 지나면 월강교(경남 진주시 대곡면 덕곡리)가 나온다. 표지판은 덕곡리둑방길을 따라가라고 나오지만 둑방길 끝 지점에 정확한 표시가 없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길은 확인하지 못했고, 녹색선(덕곡리 농로, 노인요양원이 있는 고갯길)으로 가는 것이 좋다. 파란색 길은 갓길이 없고 차량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진주(상평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남강댐까지는 11km 남았지만,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경상대학교 후문 'Evans'로 자전거를 몰았다. 숙박을 하려는 라이더는 상평교 근처에서 모텔을 구하는 것이 좋다. 


경상대학교 후문 'Evans'에서 열창중인 인디밴드 바나나코(https://www.facebook.com/ralalamusic)

바나나코에서 작년 9월에 발매한 싱글앨범 <그냥, 랄라라>를 부르고 있다. 


<그냥, 랄랄라>는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아이튠즈에서 바나나코 노래를 들으며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 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은 진양호를 따라서 하동 옥종면 자전거길을 탐사하고 캠핑장을 이용하면 좋다. 진주에서 일정을 마칠 사람들은 진주성과 진주의 맛집을 탐사하고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그냥, 랄랄라>

흔들리다 문득 꿈이란걸 알고는 
방구석 깊숙한 곳 절묘한 각도의 눈빛에 눈뜬다.

여신의 손을 잡고
날 비웃는 사람들에게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요란하게 다가오는 우울한 것들의 소리에
달콤하게 흘러가던 일상이 밟힌다. 슬프다.

여신의 손을 잡고
날 비웃는 사람들에게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랄랄라

http://youtu.be/0vw7NYx5U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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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시 판문동 | 남강댐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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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고래의 약속

4대강 합천보 공사가 70% 이상 진행되었다. 제작년에 이어 올해도 몇일 전 자전거로 황강을 따라 낙동강을 다녀왔다. 글을 쓰다가 개인적인 한계에 부딪혀 안타까운 마음을 동영상으로 올려본다.

 

낙동강은 오래전부터 식수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오염된 강이고 썩은 바닥을 파내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하지만 생물의 서식지이자 강을 치유하는 주변 습지까지 파서 공원을 만들거나 조경을 하는 것은 고래와의 약속을 저버린 패륜적 행위라 생각한다.   

  

낙동강에서 퍼올린 모래가 산이 되었다. 썩고 악취나는 검은 모래로 생각했는데, 그 빛이 어찌나 곱든지... 그 모래 어디다 쓰실까?

 

4대강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휴일날 삽질을 멈추고 자신의 아이 손을 잡고 우포(경남 창녕군)에 가보길 권한다.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 정화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느꼈으면 좋겠다. 

회사를 위해 콘크리트 하나 더 쌓기전에 삽질로 버려진 갈대와 버들을 복원해주지 않으렴?

 

2011년 5월 합천보, 습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2009년 11월 합천보, 습지가 잘리고 있다.


지금도 불철주야 삽질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동화 한 편 소개한다.
아주 오래전 고래와 인간의 계약에 관한 이야기, 물론 픽션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강기슭까지 밀어버리는 거짓말같은 현실에서는 논픽션이랄까.  


낙동강을 치유하는 황강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황매산 자락 아래 삼산골(경남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이라는 곳이 있다. 허굴산 낮은 산비탈 논에 어미와 새끼 두 마리 고래가 산다.  

 

오래전 인간은 바다에서 귀신고래 한 마리를 잡았다. 종족을 살리기 위해 인간은 귀신고래의 새끼까지 잡아먹으면서 어미와 약속을 했다. 언젠가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주겠다고...

그러나 인간은 지금까지 고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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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합천군 청덕면 | 합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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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424일 일요일 해운대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삼랑진으로 갔다. 첫 출발지로 삼랑진으로 선택한 것은 낙동강, 봉하마을, 주남저수지로 이어지는 생태 라이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을 노공이산(盧公移山) 낮춰 부르며 봉하마을과 주변 생태계를 친환경적으로 복원한 한 바보의 행적을 답사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는 생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로 자신을 버려달라고 유언했다나는 정치와 경제에 관해선 젬병이라, 예전부터 노공이산의 봉하마을 생태환경 조성에 관심이 많아서 자전거로 호흡하며 느껴 볼 생각이었다. 또한 그 길을 자전거로로 가보려는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노공이산의 농촌의 생태복원은 미완성이다. 삼랑진에서 출발하여 봉하마을을 기점으로 생태 라이딩 코스를 그려봤다. 파란색 선은 실제로 다녀왔던 길이고 붉은색은 추천하는 코스다. 괄호는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낙동강을 너머 노공이산의 길

 

자전거를 내린 곳은 삼랑진역. 삼랑진(三浪津)은 밀양, 양산, 김해 가운데 있는 곳이다. 느린 유속의 낙동강에 층층이 쌓인 '충적토'는 비옥해서 일본 제국주의도 탐낼 정도였다.

일본침략 시절 경부선과 경전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자 일본의 농장주들이 모여살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삼랑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딸기가 재배된 곳이지만 4대강 공사로 향긋한 봄딸기를 맛 볼 기회가 줄어 든 것 같다.

 

 

  

봉하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낙동강인도교를 건너야 한다. 인도교 위는 낙동강 상류와 하류를 조망할 수 있다. 노공이산도 낙동강을 볼 때마다 손을 뻗어 잡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회상할 정도로 좋아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 낙동강은 4대강공사로 사람과 생물들의 생활 터전이 파괴되었다. 그나마 한뼘 남은 오염된 습지로 쫓겨난 개구리가 봄날 알에서 깨어나 호들갑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죽음을 목전에 앞둔 울부짖음이었다. 

 

모래톱이 사라지다

습지가 사라지다

농지가 사라지다

 

삼랑진에서 봉하마을은 사십 리(16km) 떨어져 있다.  인도교를 건너면 좌측으로는 생림면, 우측으로는 한림면으로 갈라 진다. 나는 마사리 고개를 넘어 모정으로 넘어가는 고갯길로 갔다. 고개를 넘어서면 넓은 벌판이 보이에는데, 모정마을을 지나 철길 옆 길을 따라 한림면으로 갔다. 한림에는 노공이산이 자주 갔던 화포천을 만날 수 있다. 

화포천은 노공이산이 자주 찾던 곳이다. 한림면 공장지대를 지나면 철길 옆 버드나무와 갈대가 우거진 늪이 나온다.  푸른 풀숲 사이로 개구리들의 소리가 맑다. 낙동강 개구리가 장송곡이라면 여기는 왈츠에 가깝다. 철도 공사로 아직 주변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화포천은 자연습지의 모습으로 되돌아 오고 있었다. 

 

어떤 이는 새만금을 예로 들면서 봉하마을 비전에 대해 일종의 쇼로 노무현을 반환경적인 사람으로 잘라 말한다노공이산도 새만금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9조원이라는 막대한 국책사업을 접을 수는 없었다 

그를 지탱했던 상식원칙기준으로 봤을 때 새만금 사업의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는 국책사업이었다. 이른바 그는 설거지를 맡은 것이다. 어쨌든 노공이산은  대통령에서 물러나 봉하에 내려와서 봉하마을과 화포천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려 했다. 

 

“나중에는 우리 농장 한번 보세요. 아니면 뒤의 숲을 한번 봐주세요. 또 화포천을 한번 봐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나 또는 다른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와서 보고 그거 괜찮다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생태환경을 최대한 복원시켜 보고 싶습니다. - 200889일 방문자들과의 대화  

  


개구리를 지켜주는 파수꾼, 학이 돌아온 마을

 

노공이산은 생태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개구리를 지켜주는 파수꾼 학을 자처했다. 개구리는 뱀의 천적인데, 학이 있으면 뱀도 개구리를 쉽게 잡아먹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태계의 균형이 맞춰진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무척 자연스런 생태주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때 학이 되고 싶었던 노무현에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2008년경 노공이산은 화포천과 수로를 청소하면서 갈대에 불을 놓는 사진을 보았다. 봉하마을 주변을 청소하면서 지저분한 갈대밭을 태운 것이었다. 나는 생명들의 서식지인 갈대에 불을 지른다며 비판했고 사람들로부터 급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친환경 농사를 짓겠다는 노공이산이 고향으로 돌아오자 마자 
일반 정치인이 하는 언론플레이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의 사후,
갈대밭에 불을 놓아야 하는 지 고심을 했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글을 보면서 나의 성급한 판단을 반성하게 됐다. 

 

봉하마을로 가기 전 화포천 근처에 갈대로 지은 집이 있는데 용강사’라는 절이 있다. 용강사에는 스님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노공이산의 사진이 걸려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노공이산은 남녀노소에게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용강사 앞 낚시터를 지나서 비포장길로 들어서면 대통령의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노공이산의 길이 시작된다.


2011년 봉하 들판

2008년 봉하 들판

2011년 봉하 습지


한림 정수장을 내려서면 푸른 들판과 부엉이 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노공이산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곳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노공이산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생태농업은 3년만에 30여만평에서 550톤의 친환경 쌀이 생산한다. 

찰보리가 자라는 들판에는 학 두 마리가 날개를 편다. 수로에는 수초가 돋아났고 인기척에 놀란 물고기와 개구리들이 물보라를 만든다. 논과 논 사이를 가르는 물길, 이 길은 노공이산이 화포천으로 가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길이다. 자전거를 멈추고 눈둑에 앉아서 부엉이 바위를 본다.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농사를 짓던 그가 없지만 새파란 보리가 싹을 틔웠다. 화학비료가 뿌려지던 넓은 들에는 오리들이 뛰어놀던 발자국으로 가득하다. 이쯤되면 그에게 담배와 술 한잔 아니 건낼 수 없다.       

 

2010년 봉하마을 첫 가을걷이

2010년 봉하 오리쌀 첫 수확



사저밖을 나와서 모자를 벗고 손을 흔들어주던 그는 없지만, 그때와 달라진 건 없어 보였다. 주차장은 자연으로 돌아간 그의 흔적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넘쳐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촌로들이 절반 이상은 차지한다. 그들의 손에는 국화꽃과 주름진 추모의 기도가 있다.     

노공이산은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해주길 원했다.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현학적인 분석을 내놓으며 그의 정책을 애둘러 희석화했고 
보수언론과 권력이 반칙적인 집중포화를 날렸지만 사람들의 '작은 비석'에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그가 봉하마을과 화포천을 친환경공동체로 만들었지만 외형적으로 봉하마을 밖으로 뻗어가지 못했다. 정조 이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인물을 담장 가까이에서 보고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올려지던 그의 글을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추억은 사라졌지만, 당대의 객관적 증언자인 나 개인은 그가 남긴 숙제를 하기 위해 봉하를 떠나 주남저수지로 갔다.

노공이산이 남긴 숙제의 길

“생태숲, 생태농장, 생태습지… 사람들을 풍요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는 자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는 약자인 개구리를 지키는 파수꾼 학이 좋습니다”

 

봉하마을을 벗어나면 공장지대가 모여 있는 본산이다. 우공이산은 생태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본산지역 공장지대를 방문해서 간담회를 열었다. 주변 생태계와 공장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다.   

 

본산 공장지대를 2km 지나면 창원시 대산면의 평야가 펼쳐진다. 자로 잰듯 반듯한 농지는 봉하마을과 비슷했지만 이곳의 수로에는 녹조가 끼었고 각종 쓰레기로 넘쳐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먹는 사람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다.     

 

봉하마을 수로

대산마을 수로


외형적으로는 노공이산의 봉하마을과 비슷하지만 환경은 정 반대다. 자연환경을 배려하지 않고 비료와 농약으로 농작물을 키우는 것과 4대강사업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길이다.  

 

그나마 철새의 낙원이라 불리는 주남저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한 숨 돌릴 수 있다. 주남저수지는 크게 신남, 주남, 동판저수지를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다. 대산면 보건소에서 신남저수지까지 대략 5km 거리다. 저수지 둑방길에 올라서면 물만큼 평평한 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둑방길은 노공이산이 삶과 닮았다. 물웅덩이도 많고 울퉁불퉁한 길이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튀어오르는 진흙도 반갑고 길가에 핀 들꽃들도 가련하니 곱다. 오염된 길을 달려온 수고를 시원한 봄 바람이 간질거리며 씻어 준다. 해가 정수리에 있다면 둑방길은 바삐 갈 필요도 없고 그처럼 소걸음으로 천천히 페달을 밟으면 좋다. 

 

2008년 논길을 걷는 우공이산

2011년 주남저수지를 걷는 노인


 

신남저수지와 붙어 있는 주남저수지는 노공이산이 만들었던 습지의 축소판이다. 철새가 떠난 텅 빈 저수지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것과 같다고 느껴진다. 둑 아래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람사르문화관에서 책을 읽거나 연인의 손을 잡고 걷는 사람들이 있다. 

봉하마을에서 주남저수지까지 10km. 넉넉잡아도 자전거로 한 시간 거리다. 주남저수지의 풍부한 유기물이 대산면 평야를 적시고 봉하마을까지 이어진다면 우공이산의 꿈이 물길로 트는 것과 같다. 그 길위에 사람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다면 최고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남저수지 버드나무

주남저수지는 낙동가의 범람으로 만들어진 배후습지 중의 하나이다. 약180만평 저수지에는 국제 습지보호협약인 '람스르습지'에서 주목하는 철새 도래지이다. 주남저수지 탐조대 주변에 있는 '람사르문화관' '생태학습관' '주남환경스쿨'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생태탐방을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생태학습관에서는 1~2인용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하는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2시간 사용 가능하다. 초보자도 자전거로 주남저수지 주변 7~9km 탐방할 수 있는데,  3시간 정도면 봉하마을과 주남저수지를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다.  
- 홈페이지 : http://junam.kr


 
삼랑진에서 주남저수지까지 백리를 달렸으면 이제 
노무현식의 승부를 던져야 할 때가 온다. 서울, 부산, 전라도로 가야 할 사람들의 목적지는 창원시. 주남저수지 입구에서 동읍과 북면으로 나뉘는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노공이산이라면 어떤 길을 갔을까?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강물은 갈짓자로 흐리기도 하고 또 거꾸로 흐르지만 결국 바다로 간다.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처음 가는 길도 두렵지는 않다.

 

동읍으로 빠지는 빠른 길이 있지만 북면 방향을 해서 화목마을 감나무밭 언덕을 넘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화목마을 고개를 넘으면 고암마을이고, 큰 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대한마을이다. 곧은 아스팔트를의 유혹을 떨치고 곱사등처럼 굽은 길로 가는 재미를 맛보고 싶다면 대한마을에서 지도를 펼쳐보길 바란다. 

대한마을(오체향마을)에는 주말농장을 찾는 사람들로 울긋불긋했다. 농장 앞 울창한 소나무 숲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다. 파헤치기 보다는 가꾸기를 원했던 노공이산은 “600년 된 성당보다는 600년 된 숲이 더 웅장하고 가치 있는 것입니다”라는 생태적 명언을 남겼다. 

대한마을 주말농장에서 들판. 정면에 보이는 산을 넘어가면 창원시다.



대한마을에서 자전거로 창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 아래 터널 2곳을 지나야 한다. 첫 터널은 남해고속도로이고 두 번째는 79번 국도 아래다. 오체향마을 주말농장을 뒤로하고 정면을 보면 철탑과 고속도로가 보인다. 제일 가까운 철탑 옆에 자동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굴이 보인다.

굴현 고개를 넘어가면 창원고속버스터미널까지 10km. 창원시내에 들어서면 자전거전용도로가 있다. 창원에 도착했을 때도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자가 달아준 바람개비는 여전히 돌고 있었다. 창원에 도착하기만 하면 버스나 기차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봉하에서 바람개비

창원에서 바람개비



ps. 노무현 가치를 내세운 후보가 패배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그가 못다한 생태 네트워크는 점점 뻗어 나갈 것으로 믿는다.  
 

 

“왕과 귀족이 누리던 권리를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사회로 가는 것, 인간의 권리가 확대되어 나가는 게 역사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평등이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진보입니다. 진보의 철학은 연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의지하고, 또 힘 있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끼리도 의지하고, 서울 사람과 지방 사람이 의지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회가 진보의 가치입니다.

  
이동 경로
 * 봉하마을에서 유등면 대산미술관, 수산, 대산면 평야지대, 주남저수지 경로 추천 

위 고도표를 보면 3군데 정도 언덕이 있고 나머지는 평지로 나타난다.

삼랑진역 삼랑진 지하차도 - 송진초등학교 삼랑진소방서 낙동인도교 좌측 금곡로 모정마을 한림 한림343(영강사 방향)영강사 대통령길(봉하로) – 노무현대통령생가 봉하로 본산로(3거리에서 진영 방향 직진) – 한림로(본산교회에서 좌회전) – 본산교회에서 400미터지점 우암교 우암교 건너자 마자 좌측 진산대로260가술삼거리에서 대산 방향(직진) 대산면보건소 주남로(대산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좌측방향) – 교차로 200미터 지점에서 우측 방향 (대산면소방서에서 봉강가술로를 따라서 가도 된다) – 신남 마을까지 농로 계속 신남 배수장 둑방길 죽동길 주남3배수장 람사르문화관 가월교에서 좌측 교차로(동읍로 30)에서 북면방향 2km 지점에서 좌측 화목마을 방향(SK 주유소 전)구룡사(구룡암) – 암자 뒷길 고암마을 농장길 고암교에서 좌측 방향 대안마을회관 주말농장터 농로 남해고속도로 아래 터널 통과 터널 지나서 우측으로 50미터 내려와서 바로 좌측(생태농원) - 79번국도 아래 굴다리 통과 좌측 천주로 굴현고개 의안교차로에서 좌회전 창원39사 앞 사거리 도계광장교차로에서 좌회전 명곡동 두만강양꼬치 창원시외버스터미널  자세히 보기

 

사진으로 보기
 

기차에 자전거 싣기

삼랑진에서 봉하마을 방향잡기

삼랑진 소방서 지나서 낙동강 인도교

인도교 건너서 한림 방향

한림으로 넘어가는 언덕

언덕에서 방향잡기

한림면사무소 지나서 오른쪽 용강사 방향

한림 공장지대에서 용강사 방향

철길을 사이에 두고 화포천과 노공이산의 길이 있다.

용강사에 걸려 있는 노공이상 사진

노공이산 길

작은 비석을 찾아온 시민들

노공이산이 담배를 피우던 식당에서 장군차 국수를 먹다

본산방향으로 직진. 우측으로 꺾어서 가산리를 지나 유등리로 가는 코스도 좋다.

본산교회에서 좌측 방향

대산면으로 가는 소로

국도에서 대산면 방향으로 직진

주남저수지 상류 신남저수지

신남저수지 둑방길

신남 저수지 꽃길

친절한 길없는 표지판

주남저수지 둑방길

주남저수지 생태공원

4월 주남저수지

주남저수지 앞 꽃밭

주남저수지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주남저수지 람사르문화관

북면 방향으로 도전

구룡산 용천암으로 가는 길

화목마을 감나무 사이길

구룡암 소나무 길

구룡암 뒷길

고암마을 농장길

오체향마을회관에서 좌측 주말농장 방향

굴현 고개로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아래 터널

굴현고개로 가는 길

굴현고개로 가는 2번째 터널

굴현 고개 아래 산마루 식당

굴현고개 아래 창원시내로 빠지는 길

창원시내

명곡동 양꼬치 집

부산행 버스에 실린 바람개비와 자전거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김해시 유등마을에서 시호2구로 가는 강둑에서 소를 만났습니다. 자전거가 다가오자 덩치 큰 소가 슬며시 자리를 내어줍니다. 이 소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는 과연 없을까요?


'4대강살리기' 가물막이(하천에 물을 막는)공사가 시작되던 때 경남 합천에서 김해 한림정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리저리 계산을 해보니까 대략 200km 정도 달렸더군요. 낙동강이 워낙 굽이치며 흘러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낙동강의 한 줄기인 황강(경남 합천군 대병면 합천댐)에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한국형 뉴딜정책이라 불리는 4대강살리기 사업 중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자전거 도로'입니다. 낙동강만 해도 743km, 4대강 전체로 따지자면 1,728km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강을 따라서 쭉 뻗은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는 이야기에 쏠깃했습니다. 국토부가 발표한 환경영향평가에서 공사구간에서는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발표 역시 자연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은 덜어주었습니다.

그러나 낙동강 길은 다니면서 가슴이 미어질 지경이었습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이 친환경적으로 시공하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새빨간 거짓이었습니다.

합천보 근처의 강둑길. 농민들이 자주 다닌 강둑은 비포장길이지만 자전거가 다니기에도 편안한 길이었습니다. 보가 만들어지면 수위가 상승하면서 오른쪽 농경지는 침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들과 동물들의 서식지인 갈대숲과 습지가 불도저 밀려서 짓이겨졌습니다. 합천보에서 한림까지 이어지는 낙동강에는 여전히 모래 채취가 이루어지고 있고, 눈으로 확인한 곳만 여섯군데가 넘었습니다. 특히 창원시 대산면 인근 낙동강에서는 엄청난 모래를 채취한 나머지 삼각주가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조상들은 강의 범람에 맞서며 둑을 쌓아왔습니다. 강둑을 방패 삼아서 마을과 농지를 넓혀왔지요.  강둑 반대 편에서는 삼각지와 강기슭을 중심으로 동물들이 보금자리를 털었습니다. 강둑은 자연스럽게 인간과 자연의 경계였습니다. 

최근 사람들이 비옥한 삼각주를 넘보면서 동물들의 서식지가 위협을 받게 되었고, 그나마 농지로서의 가치가 없는 갈대숲과 강기슭이 동물들의 유일한 피난처였습니다. 4대강살리기 공사로 강둑 옆 습지와 갈대숲은 이미 파괴되고 있습니다. 

어릴적에 강둑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학교로 다닌 적이 있는데, 저녁무렵 강둑을 걸어본 사람들은 그 길이 얼마나 포근한지 알겁니다. 새들이 하나 둘씩 삼각주로 돌아오고, 반대편 마을에서는 밥짓는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여러 강둑을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해가 저무는 강둑에 앉아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길을 두고 왜 억지로 길을 내려고 할까요? 낙동강 자전거길은 강둑을 활용해도 좋지 않을까요? 길이 끊어진 구간에는 항상 다른 마을로 이어져 있습니다. 직선보다는 곡선의 미학이라고 할까요. 간혹 강둑에서 만난 소, 염소,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합천보에서 가장 가까운 외삼학 마을에 있는 은행나무. 강둑이 없었다면 아름다운 이 나무도 보지 못했을 겁니다.


합천보의 청사진을 보면 보 주변으로 공원과 산책로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개발 예정지에 농지를 갖고 있던 분들은 당장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변으로 자전거를 타다 보면 강둑 너머 어떤 마을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테니까요. 

강둑길의 장점은 여러 마을과 강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마을이 있으면 농로를 따라서 페달을 밟아서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유럽의 그린웨이(Green Way)가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그린웨이는 안전하고 편리함과 함께 생태계 보존에 힘을 쏟습니다.

미국 뉴욕의 워터프론트 그린웨이의 모습.



낙동강을 따라 늘어서 강둑은 친환경 보행로 그 자체입니다. 짧게는 1km, 길게는 4km 조금만 정비하면 외국에 내어놓아도 손색없는 길입니다.  끊어진 길 끝에는 새로운 마을이 있고 그 마을을 벗어나 농로를 따라서 또 다른 마을로 갈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스웨덴 친구가 우리나라 강둑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경을 파괴하면서 반듯한 도로를 만들지 말고 강둑을 살리면서 그 지역의 문화와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요? 개인적으로 봉하마을이 사례를 들고 싶습니다. 친환경 농사로 강과 습지가 점점 살아나고 있습니다. 정치사상이 다른 분들도 화포천과 봉화마을 농로를 걷다보면 감탄하실 겁니다. 

근래 낙동강 주변으로 농지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국유지이기 때문에 3년간 농사를 짓지 못하는 정도의 보상을 하고 그곳을 밀이서 공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공원보다는 농지입니다. 국유지에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면 강도 깨끗해지고 농민들도 땅을 떠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자전거 족으로서 한말씀 드리자면, 자전거 도로를 만들 비용으로 하폐수처리장과 마을 하수도를 정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전거족은 그저 강둑길처럼 작은 오솔길이면 족합니다.

낙동강 자전거 여행 구간

< 1일차 > 합천군 대병면에서 창년군 부곡온천
09:30분 합천자연학교 출발  - 1026 지방도로 성리삼거리 (합천댐방향 좌회전) -  합천테마파크 - 용주교 진입, 1026도로 (합천읍방향으로 좌회전) -  좌회전 (합천댐방향 좌회전 09:50분) -   남정교삼거리 (강변길을 따라서 현대대성주유소까지 진입 10:20분) -  24번국도 군부대 앞에서 에서 임북리 방향으로 좌회전 - 임북리둑방길 - 10:30분문림교(합천군 율곡면 문림리) 24번국도 진입   - 문림교 - 율곡 강둑길 (율곡농협 순신장군 백의종군로 시작 지점에서 좌회전) - 1034 도로 -  서문수양관 도착 1시- 낙민3구 둑방길 (합천군 쌍책면) - 전두환 생가 -  갑산 강둑길 - 갑산정수장 - 갑산1구마을 - 방골재(터널) -낙민3구 - 24번국도 옆 농로 - 초계석재 - 농장 -  13:00분초계면 24번국도 - 초계면사무소, 초계시장 -  창녕방향 24번국도 - 청덕면 사무소 - 청덕교 - 외삼학 강둑길(합천보 공사현장 입구) -  합천보 공사현장 - 청덕교 - 24번국도 적포, 창녕 방향 -  중적포마을 - 적포 강둑 (상적포 마을에서 하적포 마을)14:40분 - 24번국도 - 16시 적포삼거리 - 창녕방향 적포교 - 67번 국도 이남삼거리 우회전 창녕방향 - 등대마을  강둑길 (창녕군 유어면) - 유어면사문소 - 유어면 삼거리에서 우회전 (영산, 부곡방면) 79번 국도 -  동정삼거리(창녕군 장마면) 우회전 부곡방향 -  영산 - 18:30분 부곡온천 도착 및 1박
< 2일차 > 창녕군 부곡온천에서 김해시 봉하마을 (한림정에서 부산까지는 무궁화호)
10:30분  부곡출발 - 수산, 초등방향 1008국도 - 임해진 삼거리에서 좌회전 (수산방향) 11:00 - 언덕 (청학로) - 학포리 - 본포교 - 본포교 끝에서 대산방향 - 현대건설 공사현장에서 창원시 대산면 취수장 방향  - 일동마을을 통과하여 일동초등학교  -  수산교 -  모산삼거리에서 직진 60번 국도 - 유청마을회관(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유등마을 댓거리추어탕(291-6967) - 대산미술관 12:50 - 유등 강둑길(유등취수장)  - 시호리(김해시 한림면) - 시호리 강둑길 -   모정취수장 - 철길 따라 한림정역  -  영강사 -  화포천 - 지광사 - 노무현 대통령 생가 - 한림정역 16:08분 출발, 무궁화호 이용 - 삼랑진 환승 - 부산해운대 도착 17:52분


경남 합천군 대병면 들판입니다. 이곳은 함양 울산간 고속도로가 곧 들어서는 곳이기도 합니다.

합천읍에서 쌍책면까지 황강 주변의 갈대숲을 밀어내고 사람들을 위한 산책로와 콘크리트 강둑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황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학리마을에 합천보 건설을 위해 공사차량 출입로가 만들어졌습니다.

소들이 둑에서 사라지자 길이 풀로 자전거가 덮일 정도로 무성합니다.

새들의 서식지인 황강 하류에 공사차량의 길이 생겼습니다.

합천보에서 100m 떨어진 곳에 불도저가 갈대숲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합천보 청사진을 보면 이곳에 산책로와 자전거 길이 납니다.

낙동강 중에서도 물살이 빠른 이곳에 보가 설치됩니다.

적포리 강둑 오른족에 무성한 갈대숲과 늪지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멀쩡한 강둑길을 두고서 오른쪽 갈대숲에 도로가 납니다.

오래전부터 낙동강을 젓줄삼아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도 올해까지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드는 토지보상 비용이 1.5조라고 합니다. 낙동강 하류인 부산까지 내려가는 곳에는 수많은 농지가 있습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도 낙동강에 드는 비용만 2조 가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포교 근처에서 엄청난 양의 모래가 어딘가로 실려가고 있습니다.

모래 채취 때문에 유속이 빨라지면서 삼각주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본포교 아래 고인물에 녹조가 끼면서 심한 악취가 납니다.

강따라 가면 아름다운 풍경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은 직선보다는 곡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늦더라도 이마을 저마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창원시 대산면 유등리에 있는 댓거리 추어탕(055-291-6769) 입니다. 먹을만 합니다.

김해시 한림에서 삼랑진, 원동, 부산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체력이 다 해서 한림역에서 기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원래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면 기차를 타지 못하지만 혼자 왔다고 하니까 승객들 불편을 주지 말고 맨 뒷좌석에 타라고 합니다.

시간이 있어 한림면 근처에 있는 봉하마을로 가는 길에 뚱뚱한 기러기 구름을 만났습니다.

화포천은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화포천도 개발에 밀려 그 넓은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봉하마을 수로입니다. 물색이 탁해서 이곳도 오염됐겠구나 싶었는데, 물속에 파란 수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또한 수로 끝에는 정화시설이 있어 화포천으로 깨끗한 물을 내보냅니다.

봉하마을 수로에 청둥오리가 놀고 있습니다.

봉화마을에 또다른 볼거리 논습지가 있습니다.

다시 한림역으로 돌아와서 4시10분 기차를 타고 삼랑진을 거쳐 부산으로 갑니다. KTX가 달려오는데, 녀석은 저와 자전거를 실어줄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저녁에 해운대역에 도착했습니다. 온 몸에 흙이 잔뜩 자전거를 보니 녀석이 고생 꽤나 했지 싶습니다. 그래도 환경을 파괴하면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 위를 달리진 않아서 녀석과 제가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