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참 차갑다.
장을 타고 흐르는 맥주처럼
오늘 네가 걷고 있는 아스팔트도 젖었니?

차비가 없어 몇십분을 걸었던 너
그 시절 가지넓은 나무아래 서 있었지

금방 떨어질듯한 이파리도 내일은 푸르다는데
나도 가끔, 오백원이 없어 오뎅을 훔쳤고
붉은 그녀를 품지 못해 자위를 했었지

네 젖은 신발 아래
차갑디 차가운 네 발 아래 
십미터 아래쯤 
굼벵이가 웃고 있어

그거 아니?
비는 소리일까, 아님 느낌일까
법이란 건 말야...

어쨌든, 비가 오잖아.
굼벵이는 구멍을 뚫고 하늘을 날테고
낼 아침 안개 낀 들판에 서서 보렴,

그 놈이 날고 있어
우린, 모내기를 하자구
네가 힘들면 내가 거들께

비가오잖아, 이것도 축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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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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