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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5 판도라의 상자 Pandora's Box
늦은 오후 산에서 내려와서 재래시장에서 후배와 소주 한잔 걸친다. 노파가 먹던 삼겹살을 비닐 봉지에 넣고 한 점을 강아지에게 준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노인문제를 다룬 영화 <판도라의 상자>의 노파가 눈 앞에 서 있다.   

터키의 시골 산속, 백발의 노파가 열매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산속으로 사라진다. 수도 이스탄불에 살던 세 남매는 할머니를 찾으러 고향으로 돌아온다. 물질적인 안정은 누렸지만 아들마저 가출한 상태에서 큰딸은 불안해하고, 신문사에 다니는 둘째는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이고, 예술을 한답시고 룸펜으로 사는 막내 등 평범한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한번쯤 닥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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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소외와 고립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속 인물들은 중산층 도덕 규범에 의해 규정된 삶을 살고 있다.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현대성에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이한, 인간의 풍경이다." - 우스타오글루 감독

최근 한국 대학생들이 졸업 작품으로 쓴 시나리오에도 노파가 등장한다. <피터팬과 팅커벨2>라는 제목으로 어린 손자와 치매증세가 있는 할머니에 관한 단편영화이다. 판타지적으로 할머니를 보는 아이의 시선이 재미나게 그려져있다. 하지만 환상으로 끝날 수 없는 현실은 잔혹하게 느껴진다.

<판도라의 상자>는 터키의 현대성에 대한 비판이다. 자본주의를 만능키로 여겼던 동유럽의 고민이자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노인문제에 대한 드라마적 성찰이다. 그렇게 실험적인 영화도 아니고 스토리 자체가 단순해서 보기에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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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할머니의 사랑이 상투적으로 그려지지만, 결말 부분에서 나라야마부시코처럼 구도자의 길을 가는 노파의 모습과 산을 향해 무한히 틸팅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감독은 자연스럽게 할머니와 자연을 일치시켜며 우리게 묻는다.


  예심 우스타오글루Yesim Ustaogludml 는 터키 칼스 출생으로, 트라보존에서 건축을 공부해다. 1994년 극영화 <자취>로 데뷔했다. 이 영화는 이스탄불영화제에서 최우수 터키영화로 선정되었다.  <트랙, 1994>, <태양으로의 여행, 1999 ; 베를린영화제 블루엔젤 상 수상>을 제작했다.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