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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인베이젼(Battle; Los Angeles)> LA시내에서 벌어지는 외계인과의 시가전을 현실적으로 구성하려 했던 영화였다. 하지만 해외 개봉 제목은 ‘World Invasion’으로 바뀌었고 마치 대단한 스케일의 영화처럼 홍보에 열을 올렸다.   

 

영화는 개인적 취향이라 왈가불가 하기는 그렇지만, 상업주의의 드론(알바)들이 거짓된 정보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꼴이 가관이다. "지금, 전세계가 공격받고 있다"라는 영화 포스터에 "지금, SF영화의 상상력이 공격받고 있다"로 고치고 싶다.

 

공포의 조작과 성공, 알고 보면 족제비의 말

 노르망 바르야종(Normand Baillargeon)의 저서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에서 인용시작

 

단적인 예로 한국에서 개봉직후 블랙스완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 포스터의 메인 카피처럼 지금, 전세계가 공격받고 있다는 일본지진 여파로 공포에 사로잡힌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 안에 깊이 뿌리내려 좀처럼 떨쳐내기 힘든 두려움도 있다. 이 영화 홍보 사이트에는 외계연구가의 인터뷰와 조잡한 UFO 자료화면은 픽션을 논픽션으로 위장시킨다.

 

보통 SF영화에서 현실처럼 긴장감을 안겨주기 위해 뉴스보도, 다큐멘터리 등 실재 화면을 사용한다. ‘월드 인베이젼초반부 나름 긴장감을 주는 뉴스보도가 흘러나온다. 제작비가 없었던 지 영화 중반부까지 뉴스 화면이 이어진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인. 이런 개뼈다귀 화질의 뉴스 컷이 20컷 이상 나온다.


Weasel words를 직역하면 ‘족제비 말’이다. 족제비는 알에 구멍을 뚫어 내용물을 빨아먹고 껍데기는 그 자리에 두는 식이다. 월드 인베이젼의 뉴스 화면이 끝나면 뭔가 대단한 외계인이 튀어 나올 거라는 기대했지만 족제비가 먹고 난 알은 부화하지 않는다.

 

눈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어지러운 핸드헬드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레스트스포는 아프칸전쟁에 참여한 미군의 심리와 현장을 박진감 전달하는 데 핸드헬드(Handheld) 기법이 일조했다. 월드인베이젼은 90% 이상 핸드헬드로 촬영되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본다.

 

SF는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현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 인베이젼에서 딱 5, 많이 주면 10정도 풀샷의 컴퓨터 그래픽이 있다.

 

그런대로 봐줄만하다고 느꼈을 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이다. 날아다니는 헬기를 전투기로 바꾸면인디펜더스데이. 제작자는 대중들이 알아 차릴까 봐 여지없이 카메라를 들고 뛰기 시작한다.

 

허접하게 만든 세트를 알아차릴까 봐 고정샷으로 촬영하지 않는다. F열에서 영화를 보다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맨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것이 감독의 예술적 의도였다고 족제비 말을 한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타이트 한 장면과 풀샷이 적당히 섞여야 하는데 편집도 개판이다.

 

공포영화를 만든 감독답게 외계로봇이 등장하는 장면은 가히 놀랍다. 헐리우드판전설의 고향이랄까? 갑자기 튀어나와서 휙 하고 사라진다. 자세히 보니 ‘에어리언 VS 프레데티2’에 나오는 녀석이었다. 꽥 하고 지르는 소리까지 비슷하다.


<에어리언>의 한 장면. 중반부에 접어들면 그나마 근접 촬영된 외계로봇이 나온다. 순간 헉! 하고 무척 당황스럽다. 어디서 많이 본 놈이다. 저작권에 걸릴까 봐 자세히 보여주지도 않는다 

 

디스트릭트9의 비행체

월드인베이젼의 비행체

기대했던 비행체는 요한네스버그에 머물렀던디스트릭트9’의 비행체와 유사하다. 소리는 얼마나 똑같았던지, 비행체가 등장하면디스트릭트9’에서 떠난 부자 외계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착각할 정도다.

SF영화의 상상력을 침몰시킨월드 인베이젼

 

최근스카이라인의 개봉과 함께 SF영화가 침울한 상태다. 거짓된 광고로 관객들을 현혹하여 장사를 했고 막상 관객들을 몰입시킬만한 주제와 이야기, 그리고 가상공간의 상상력이 빠진 결과로 보여진다.

 

<월드 인베이젼>의 가장 큰 주제와 이야기는 용감한 해병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SF 상상력으로서는 일단 낮은 등급이다. 그럼 SF영화에서 공간적인 상상력은 어떠한가?

 

마이클 하임(Michael Heim)전자공간의 출현’(가상현실, 사이버공간) 인간의 인식에 미치는 것으로 무한하고 근접하기 어렵고 압도하고 두려우면서 야생이자 근원의 느낌으로 서술한다. <사이방가르드>, 이광석, 인그라픽스에서 인용

 

 

<월드 인베이젼><매트릭스> <아바타> SF 상상력의 걸작으로 회자되는 작품과 비교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제작비로 따져서 동급 이하의 영화 <디스트릭트9> 등과 비교해봐도 상상력이 얼마나 빈약한 지 알 수 있다.

장르는 다르지만, 500만원으로 만든 <이웃집 좀비>와 같은 영화를 시리즈로 16,800편(월드인베이젼 제작비를 7,000만불로 가정) 만들 수 있는 예산이다.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100만 가까이 관객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침울하다.

 

 

<디스트릭트 9>외계인은 카프카의 <벌레>를 떠올리고, 인간의 소외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시간여행에 관한 질의응답 Frequently Asked Questions About Time Travel>은 얼마나 소소하고 유쾌한가.

 

개인적으로 같은 값이면 <스카이라인>이 다홍치마.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이 영화를 본 순간 집나간 고양이가 그리워진다. 좀처럼 사람말은 듣지도 않고 제 맘대로 돌아다니며 온갖 악취를 안고 들어오곤 하던 녀석이다. 밥을 줄 때는 상냥한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지만 오래가진 않는다. 생겨 먹은 거랑 행동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막상 없으니까 허전하다.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들도 집 나간 고양이와 닮은 꼴이다. 우주선이 고장나서 지구에 잠시 정착했을 뿐인데 MNU(외계인관리국)에 의해 남아공 슬럼(Slum) 9 지역에 강제로 이주된다. 덩치고 크고 힘도 쎄고 우리보다 문명이 훨씬 발달된 녀석들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마치 밥을 동냥하려고 발톱을 숨기고 사는 고양이와 같이 처량하기 그지없다.  

에얼리언들은 깡패(나이지리아인)들이 던져주는 고양이밥에 노예가 되고, 인간들은 외계인의 무기 기술을 얻기 위해 살인, 사기, 폭력, 생체실험을 감행한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된 외계인이 인간에게 착취 당하는 부조리한 SF현실은 이 영화의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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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출신의 감독 닐브롬캠프(Neill Blomkamp)가 만든 디스트릭트9 (District 9)이 10월에 개봉한다. 제작자는 반지의 제왕, 킹콩의 피터젝슨이다.

<디스트릭트 9>은 SF 영화가 내용과 형식적으로 한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고 준다. 

최근 좀비영화들을 보면 좀비들이 인간보다 아름다운 품성을 갖고 있거나 채식까지 하는 등 우주친화적인 캐릭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좀비영화의 대부 '조지 로메로(George A. Romero)'의 <시체들의 일기 (diray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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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지구인은 공존할 수 있을까? 괴상하게 생긴 외계인과 그보다 더 악한 인간들이 공존하는 9 지구.

dead, 2007)>에서 좀비를 묶어놓고 재미로 총을 쏘아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주인공은  "인간은 과연 구원받을 수 있을까?" 라고 묻는다.

<디스트릭트 9>은 인간의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영화이면서, 유머와 스릴을 잘 버무린 종합선물세트이다.

전투장면이나 에얼리언 CG 장면은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보다는 떨어지지만 그 내용적 깊이와 전개는 SF 영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요한네스버그 상공에 떠 있는 우주선의 영상은 스티븐스필버그의 <우주전쟁, 2005>에서 보여줬던 암울한 분위기보다 한단계 더 비극적이고 우울하며, 인간 주인공이 탄 머신은 <아이언맨, 2008>과 <트랜스포머2, 2009>보다 더 현실적이다.

무엇보다 에얼리언과 인간과의 역전된 관계의 설정은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본다. 안드로메다의 위기 이후로 구성상 최고의 평점을 주고 싶은 SF영화다. 집나간 고양이가 다시 돌아오길 빌면서, 우주로 떠난 외계인 부자(父子)가 돌아와서 한 지구인과 맺었던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2탄이 기대되는 올해 최고의 영화! <디스트릭트 9>.  

<대략적인 줄거리>
프라운(Prown ; 외계인) 우주선이 요한네스버그에 멈춘다. 지구인들은 3개월동안 상공에 머문 우주선에 구멍을 내고 에얼리언(얼굴은 메뚜기와 비슷)을 9 구역(Distrct)에 이주시킨다. 외계인이 이주된 지역은 슬럼화되기 시작한다. 인간과 지구인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MNU(외계인 담당부서)는 외계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이주를 시작하는데...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