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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3 이미지의 폭력으로 학살된 5월 황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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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봄이면 철죽으로 유명하다는 황매산을 찾았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참 오르고 싶다고 느낀 산인데, 몇 번을 망설이다 5월2일에 산을 올랐다.

암벽으로 절경을 이루는 영암사지에서 모산재를 넘었을 때만 해도, 참 잘왔구나 했다. 천황재에서 시작되는 붉은 철죽을 손에 잡고 싶어서 언덕을 올랐을 때 그만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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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감독의 영화 <태극기 펄럭>의 촬영장이었던 이곳의 실상을 오래전 들었는데, 이젠 대놓고 지자체에서 산 정상 부근에 주차장을 만들고 음식점을 펼쳐놓고 있다.


음식점 마다 수익사업으로 "황매산 철죽 살리기"에 쓴단다. 병주고 약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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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카메라로 산을 봤을 때의 이미지는 나름 연두빛 풀이 돋아 나 있고 을씨년스런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 광고의 한 장면 같지만, 그 실상은 알고보면 끔찍하고 인간에 대한 구토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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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났는 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철죽과 나무들이 인간에 의해 사살당했다. <태극기 펄럭> 영화를 찍을 당시 산을 불태우고도 남았던 6만톤의 화약 냄새가 아직도 진동하는 듯 하다.


하산하는 길은 100억을 넘게 들여서 만든 아스팔트 길을 따라서 내려왔다. 먹고 마시고 산정상까지 신나게 차를 몰고 올라오는 상식 이하의 나의 종족들이 음악을 울리며 즐거워한다. 이게 돈벌이가 되긴 되는 모양이다. 합천에 사는 공무원들은 총 출동해서 몰려드는 차량들을 향해 "어서 옵쇼" 하고 정상 주차장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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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풀들도 내년에는 다시 일어서겠지만 자기도 밟히려고 태어났을까?


나 역시 그 몹쓸 종족인데, 그 잘난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왜 이렇게 다리가 아픈 것일까? 합천자연학교 바우쌤 말대로 작은 오솔길을 만들어서 인간과 자연이 호흡하는 그런 생각은 못하는 것일까? 우리가 자연에 대해서 웅장하고 화려한 근대적 이미지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이땅의 뭇 생명들은 얼마나 학살당할까?

이 말은 안하려고 꾹 참았는데, 해야겠다. 하긴 그 동네에서 유명한 학살자가 한 명 나오긴 나왔지 아마? 윌리암스의 <나무들>시를 떠올리며, 바이러스 가득한 똥파리의 침을 뱉어 본다.

나무들

                                      - 윌리암스

나무들은-나무들이기에

몸부림치고 비명을 지르고

크게 웃으며 저주한다-

전적으로 버림받았다

인간족속에 욕설을 퍼붓는다

제기랄, 개자식들은

비를 피할 만큼의

상식도 없다.

상식이 존재했다면 황매산이 이지경이 되었을까?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합천자연학교 게시판 을 참고하면 된다.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