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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3 삼산골 아이들의 적벽대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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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적벽대전이 개봉되었다.
같은 날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있는 자연학교에 갔다.
삼산골 아이들 미디어교육 시사회가 있는 날,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레프팅을 한다기에 카메라를 들고 따라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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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골은 합천댐 옆에 있는 낮은 세 산이 모여 있다고 해서 불려진 지명이다.
그 가운데 합천자연학교가 있다.
레프팅은 합천테마파크 아래 3km지점에서 시작한다.
어릴 때 읽은 삼국지를 생각하며 꾸며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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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굴산에 사는 조조는 노래도 잘 부르고 씩씩하기도 합니다.
약견산과 금성산에 사는 친구들과 작은 다툼이 있어 한판 붙기로 합니다.
2:1이지만 조조는 그동안 세를 불려서 아주 센 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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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다시 친구들과 강가를 뛰어다니며 놀고 싶습니다.
정치란 그런가 봅니다.
조직을 유지하려면 아우성치는 동생들의 이야기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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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삼산골 아이들이 패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댐이 생기고 물이 깊어지자 서로 만날 기회가 적어져
따로 놀면서 소통이 단절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수몰된 곳에 강은 강원도 아우라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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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 유비 아이들이 배를 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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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출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차, 제이름은 순욱입니다.
그러니까 악견산 손권의 책사입니다.
조조가 악견산 아해들을 무시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소문은 소문이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형과 누나들이 '모르면 가만있으라'고 해서
제 두 눈으로 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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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적었지만 금성산 유비 아해들의 용기는 하늘을 찔렀어요.
관우, 장비, 조운, 황충 등 뛰어난 장수들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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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견산 손권 아해들은... 뭐랄까, 주유를 빼고는 다들 싸움을 싫어하는 것 같았어요.
옛날에 허굴산에 놀러 가면 맛있는 딸기와 밤을 그냥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 조조의 아해들이 딴지를 걸어서 좀 미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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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나이 많은 마초, 책략가 제갈량, 그리고...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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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전입니다.
보조댐 아래에서 배를 띄웠습니다.
긴장도 되지만 왠지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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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관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운, 그리고 황충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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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비 언니는 고민이 많네요.
사실 옛날에 조조와 둘도 없는 단짝이거든요.
다른 동네 친구들이 삼산골 아해들을 괴롭힐 때는 두 사람이 뭉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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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나던 날, 조조 언니와 유비 언니가 댐을 만드는 일에 생각이 달라서 심하게 다투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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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에서 진 유비 언니는 다시는 계곡에 발을 담글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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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언니는 아해들과 물 맑은 다른 계곡을 찾아 떠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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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제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조조는 다시 화해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유비 언니는 사과하지 않으면 절대로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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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곁에는 합천읍에서 이사온 제갈량이라는 언니가 있었어요. 유비 언니가 그 언니를 데려오려고 무진장 애를 썼어요.  제갈량 언니는 악견산 손권 언니를 만나 조조에 맞써 함께 싸우자고, 그래서 계곡을 다시 찾자고 얘기했대요. 손권 언니 곁에는 주유가 있었어요. 나이는 적지만 삼가면에서 똑똑하기로 유명한 오빠였어요. 제갈량 언니와 주유 오빠가 내기를 했는데 제갈량 언니가 이겼대요. 그래서 손권은 유비의 손을 들어 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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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무척 짙은 날이었어요.
물도 차갑고 안개 너머에 조조 언니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겁이 났어요.
저는 조조언니를 한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용감하고 힘쎄고 씩씩하고 노래도 곧잘 한다는 이야기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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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머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네요.
조조 아해들 숨소리까지 들렸어요.
얼마나 가까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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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으로 가는 두 갈래 물줄기에서 갑자기 조조 아해들이 나타났어요.
겁이난 손권 아해들은 오른쪽으로 저희는 왼쪽으로 도망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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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났을까요.
눈을 감았을 때 아해들이 외치는 고함소리를 막는 새 소리가 들렸어요.
저만큼 무서운 새들이 숲에서 빠져나와 퍼드덕거렸습니다.
눈을 떴을 때 새깃털보다 하얀 안개가 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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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는 더욱 검었고 어찌된 일이진 아해들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붉은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만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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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눈으로 돌아보니 두 물길이 만나는 곳에 손권의 아해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바로 뒤에 조조의 아해들이 오고 있다는 신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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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습니다.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처음 듣는 말입니다.
아빠가 화를 낼 때도 저런 말은 하지 않았는데...
저는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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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다슬기들이 바위에서 미끌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다슬기를 구하려다 그만 물 속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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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었어요.
아빠는 저를 꼭 잡고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직까지 배를 타고 있는 것처럼 어지럽네요.
하지만 바람이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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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살이를 하고 있는 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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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나도 해봤다. 저 놀이. 고집쎈 놈이 이기는 게임. 단순한 것 같아 보이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하루는 꼬박 가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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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학교에서는 벌레가 날아오면 수업을 망치거나 하지만, 미디어교육 혹은 대안교육은 교육이라는 틈을 비집고 들어와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물론 손바닥으로 내려쳐서 버리지 않는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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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교육은 시스템, 규칙, 발전가능성, 성과, 가시성... 지금 내가 지원하고 있는 것을 정답처럼 관철시키려고 혹은 그것을 피하려고 했다. 내가 만난 삼산골 아이들에게 더 줄 수 있으면 더 주고 싶다. 공동체가 행복해지는 데 미디어교육이 수단으로 사용되더라도 작은 쓰임새가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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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