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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1 이팝나무의 전설

황매산 가는 길에 이팝나무를 만났다. 밀양댐 아래 마을에서는 이팝나무 축제한다고 해서 봤더니 수령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경상남도 합천군 오도리에 있는 이팝나무는 자그마치 1,123살을 잡수셨다. 높이 15m, 둘레 3m에 주렁주렁 매달린 쌀밥에 눈시울이 시원하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134호.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 소재.


물푸레 나무과에 속하는 이팝나무의 학명은 Chionanthus retusa lindley et Paxton. 치오난투스라는 ‘흰 눈’이라는 뜻의 Chion과 ‘꽃’이라는 뜻의 Anthos의 합성어로 하얀 눈꽃이라는 의미이다. 서양 사람들은 이팝나무를 보고서 아름다운 흰 눈을 생각했겠지만 살이 주식인 우리 조상들은 끼니를 걱정했다. 그래서 하얗게 핀 이 꽃잎의 모양이 흰 쌀밥과 같다고 해서 ‘이밥나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조상들은 이팝나무의 꽃피는 모양을 보고서 그 해의 풍년과 흉년을 믿었고 당산나무로 소중하게 여겼다고 한다. 5월 초순부터 하순에 걸쳐 꽃이 활짝 피게 되면 나무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인 것처럼 장관을 이룬다.

이팝나무가 그늘을 드리울 때 과연 그 아래에서 쉴 수 있었던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양반이나 마름쯤 되어야 가능하지 않았을까? 허리 제대로 펴지 못하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하던 민초들이야 이팝나무를 보며 눈시울을 적셨을 지도 모른다. 이팝나무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다.
 

전설의 고향 - 며느리와 이팝나무[각주:1]

 

옛날 경상도 어느 마을에 열여덟 살에 시집 온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시부모님께 순종하며 쉴틈없이 집안일을 하며 살았지만 시어머니는 끊임없이 트집을 잡고 구박하며 시집살이를 시켜서 이 며느리는 온 동네 사람들의 칭송과 동정을 함께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큰 제사가 있어 며느리는 조상들께 드리는 쌀밥을 짓게 되었다. 항상 잡곡밥만 짓다가 모처럼 쌀밥을 지으려니 혹 밥을 잘못 지어 시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을까봐 겁난 며느리는 밥에 뜸이 잘 들었나 하고서, 밥 알 몇 개를 떠서 먹어 보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순간 시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왔다가 그 광경을 보게 되었다.

 

“이런 x같은 게 조상님께 드릴 제삿밥을 며느리가 먼저 퍼먹고 자빠졌네”

 

시어머니의 학대를 견디지 못한 며느리는 그 길로 뒷산에 올라가 목을 매어 죽었고, 이듬해 이 며느리가 묻힌 무덤가에서 나무가 자라더니 흰 꽃을 나무 가득 피워 냈다. 이밥에 한이 맺힌 며느리가 죽어서 된 나무라 하여 동네 사람들은 이 나무를 이팝나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팝나무 아래에서 맘 놓고 쉴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1.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 이유미, 현암사 [본문으로]
Posted by 노마드 따따와 철따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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